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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하늘 사이

에르메스 스카프로 연을 만들어 날리는 상상.

UpdatedOn June 2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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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하늘을 수놓은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들.

부산 하늘을 수놓은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들.

  • 부산 하늘을 수놓은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들.부산 하늘을 수놓은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들.
  • 부산 하늘을 수놓은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들.부산 하늘을 수놓은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들.
  •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 연, 키링, 바람개비 만들기 워크숍이 진행된 내부의 전경.에르메스 실크 스카프 연, 키링, 바람개비 만들기 워크숍이 진행된 내부의 전경.
  • 부산 하늘을 수놓은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들.부산 하늘을 수놓은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들.

이 호사스럽고 철없는 상상은 현실이 되어, 유난히 청명한 하늘, 바람이 경쾌하게 불던 부산 하늘 가득 에르메스 연이 날아올랐다.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리는 광경. 큼직한 에르메스 까레가 손톱보다 더 작게 보일 만큼 높은 하늘 위를 날고 있었다. 그리고 더 멀리, 멀리 까만 밤이 될 때까지 지친 기색 없이 기운차게 나부꼈다.

지난 6월 7일과 8일, 부산에서 진행된 에르메스 연날리기 페스티벌(Kite Festival)의 장면. ‘깃털과 깃털 장식(Plumets et Panaches)’, ‘가벼운 드레스(Robe Légère)’ 그리고 ‘구름 위에서(Sur Mon Nuage)’ 등 아름다운 이름의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는 테크니컬 캔버스 소재의 연이 되었다. 프랑스에서 파견된 연날리기 전문가가 부산 하늘에 에르메스가 선사하는 값지고 고상한 자유와 낭만을 펼쳤다.

이건 분명 에르메스만이 벌일 수 있는 일이다. 1937년 첫선을 보인 이후 브랜드의 상징이 되었고, 또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디자인과 획기적인 활용법을 연출했던 실크 스카프에 대해 연날리기는 가장 순수하고 유머러스한 발상이었다. 잠시나마 오랜 세월 잊고 살았던 어린 시절을 추억했다.

직접 연을 만들 수도 있었다. 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조립과 분해를 반복하며 에르메스 스카프가 하늘을 나는 오브제로 변신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했다. 아주 짧은 과정이었지만, 그 순간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고공 비행 엔지니어가 되었다. 연을 하늘로 띄우고, 바람을 타는 법, 무사히 착륙시키는 방법을 훈련하며 연을 날리기도 했다.

일종의 공작 수업도 있었다. 작은 실크 조각, 가죽 펜던트를 실에 엮어 키링을 만들고, 에르메스 가죽 스트랩에 실크 스카프 디자인의 색종이를 고이 접어 끼웠더니 우아한 바람개비가 되었다. 에르메스의 연날리기 페스티벌은 2022년 10월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두바이와 아르헨티나를 거쳤고 한국을 지나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전 세계를 순항할 예정이다.

에르메스 2023 A/W 실크 셀렉션의 유쾌한 스토리

  • 엑스-리브리스 프린지

    (Ex-Libris Fringed) 80cm

    엑스 리브리스는 애서가들이 소장한 서적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는 고유한 표식을 뜻한다. 1923년 에밀 모리스 에르메스는 소장하고 있던 수집품 중 알프레드 드 드뢰의 <Duc attele, groom a l’attente>를 선택해 이니셜 EMH을 새겼다. 1946년에 출시된 이 디자인은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클래식이다.

  • 슈퍼 실크 퀘스트

    (Super Silk Quest) 90cm

    아케이드 게임의 세계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이 스카프는 엘리아스 카푸로스(Elias Kafouros)의 디자인으로 여러 가지 상상으로 가득 찬 게임이 펼쳐진다. 기수가 미로를 지나 장애물을 넘고, 강을 건너 마법의 생명체들과 성을 되찾기 위해 대결한다.

  • 세 디코아프

    (Ca Decoiffel) 90cm

    밥티스트 비로(Baptiste Virot)가 디자인한 세 디코아프. 큰 귀를 가진 한 남자에게 어느 날 호기심 많은 소녀가 왜 항상 행복해 보이는지 물었고, 그는 귀를 쫑긋 세우며 귓속을 보여주었다. 그 안에서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곡예사, 피아니스트, 호랑이, 고양이, 고래, 장난감들이 공연을 펼치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도 소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오직 밥티스트 비로만 소녀를 믿었고, 오래도록 추억을 간직할 수 있게 스카프를 그려주었다.

  • 로카 바 드 리어

    (Rocabar de Rire) 100cm

    마치 사진처럼 사실적인 디미트리 리발첸코(Dimitri Rybaltchenko)의 일러스트가 그려진 스카프. 이 짓궂은 말 앞에선 행동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등을 돌리는 순간, 마구간이 얼마나 떠들썩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산책을 제안한다면, 이 말은 아마 얼굴을 찌푸리고 코웃음을 치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미안한데, 나는 로카바 커버를 덮고 몸이나 녹이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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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최태경
Photography 강인기

2023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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