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S 580 4매틱 롱
2023년식 기준 S 클래스 라인업 중 가장 저렴한 모델(S 350d)의 가격은 1억4천6백40만원부터 시작된다. 지금 보고 있는 운전석의 주인공은 국내에서 마이바흐를 제외한 S 클래스 중 최상위 버전인 S 580 4매틱 롱이다. 가격은 S 350d보다 9천5백30만원 더 비싸다. 과연 9천5백30만원만큼 차이가 있을까? S 580 4매틱 롱부터는 스티어링 휠에 나무가 기본 사양으로 들어간다. 고동색 나무 테두리는 광택 처리를 해 따뜻한 촉감의 나무 식탁을 만지기보다 단단하고 매끈한 유리를 만지는 느낌이다. 아무 차에서나 느낄 수 있는 감각은 아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아랫급 모델과 같다. 스티어링 휠은 삼각별이 새겨진 구와 그 주변을 둘러싸는 원형 테두리로 구성됐다. 64가지 컬러를 제공하는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트 속에서 보고 있자면 우주에 떠 있는 행성과 고리를 보는 듯한 감흥마저 든다. 운전대 양쪽 뒤편에는 손가락 세 개가 올라가는 짤막한 패들 시프트가, 오른쪽 뒤쪽에는 칼럼형 기어 셀렉터가 배치됐다. 참고로 이 차에는 증강현실 기능이 포함된 MBUX 내비게이션이 적용됐다. 운전대를 잡고 주행하면 각종 운전 정보가 실제 도로 위에 있는 것처럼 떠오른다.
현대자동차
그랜저
그랜저가 처음 출시된 1986년 당시 가격은 1천6백90만원 이었다. 1980년대 초중반, 대졸 출신의 대기업 신입사원 평균 월급이 3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가격이다. ‘조선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36년 뒤 7세대 그랜저가 출시된다는 소식에 많은 기대가 모였다. ‘각 그랜저’라 불리는 1세대 디자인이 적용된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현대자동차는 베일에 싸여 있던 신형 그랜저를 선보이며 이렇게 자평했다. ‘기함의 부활’. 실제로 신형 그랜저 실내외 곳곳에서는 1세대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요소 중 하나가 스티어링 휠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두 모델의 공통점은 6시 방향의 두툼하게 내려온 수직 레이아웃이다. 1세대와 마찬가지로 현대의 ‘H’ 엠블럼은 생략됐지만, 에어백 커버에는 LED 조명 4개로 구성된 인터랙티브 라이트가 추가됐다. 해당 부분은 주행 모드에 따라 색상이 바뀐다. 3시와 9시 방향에 추가된 스포크 위에는 각종 운전자 보조 기능 버튼이 탑재됐으며, 모든 버튼은 운전 중 엄지손가락만으로 조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2023년 그랜저의 가격은 3천7백16만원부터 시작된다.
포르쉐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
지금 포르쉐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된 911은 총 19종이다. ‘같은 911인데 뭐가 이렇게 복잡해’ 싶을 수 있지만 911은 단순한 차가 아니다. 911은 지붕이 열리는 형태, 엔진 종류, 구동 방식 등에 따라 경우의 수를 넓히며 라인업을 완성해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다양한 고객의 취향을 최대한으로 충족시키기 위해서. 포르쉐는 고객만 원한다면 직접 농장에서 가져온 가죽으로 차 내장을 만들어주는 일까지 한다. 이번 기사에 소개된 911 타르가 4 GTS는 전 세계 7백50대만 제작된 한정판 모델이다. 스티어링 휠도 특별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현행 포르쉐의 스티어링 휠 디자인은 거의 같다. 원형 운전대, 3·6·9시 방향으로 뻗은 3-스포크, 정중앙의 금빛 크레스트는 911뿐 아니라 718, 파나메라, 타이칸에서도 볼 수 있다. 그중 ‘스포츠카’ 911의 마니아라면 더욱 자주 만지작거릴 요소가 있다. 모드 스위치 버튼이다. 버튼 가장자리를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웨트, 노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인디비주얼로 주행 모드가 즉각 바뀐다. 버튼 가운데를 누르면 약 20초간 차량 반응성이 최대치로 올라간다. 12시 방향의 센터 마크는 GT 스포츠 스티어링 휠에만 적용된다.
BMW M3
컴페티션 세단
1936년 BMW 광고판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Kraftfahren muss Freude bereiten! (운전은 즐거워야 합니다!)” 베를린 장벽보다도 오래된 BMW의 열정은 21세기에도 이어진다. 항공기 엔진을 만들며 시작한 BMW는 오늘날 준중형 사이즈의 해치백부터 대형 고급 세단, 전기 SUV까지 만들고 있다. 그중에서도 운전의 즐거움과 가장 맞닿아 있는 차는 단연 M 시리즈다. M은 반세기 넘게 BMW의 모터스포츠 및 고성능 모델을 전담해온 부서다. 한국 라면 시장처럼 BMW에도 순한 맛, 사골곰탕, 짜장 맛, 멸치칼국수 맛 차가 있다면 M은 핵불닭볶음 맛을 담당한다.
최신형 M3의 스티어링 휠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빨간색 M 버튼 2개다. 각 버튼에는 엔진, 변속기, 차체, 스티어링, 브레이크 세팅을 제각각 달리 조율해 구성한 M 드라이브 모드가 적용된다. 버튼 하나로 미세한 주행 감각의 차이를 느끼며 달리는 기쁨은 M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스포크는 카본파이버로 마감됐으며 그 위는 매끈한 가죽이 감싸고 있다. 가죽은 M 로고와 같은 색의 실로 마감됐다. 별것 아닌 듯해도 BMW M의 팬들에게는 기꺼이 지갑을 열게 할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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