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 이 공예품은 어디에 씁니까?
•• 어떻게 만듭니까?
••• 만들 때 무엇이 가장 어렵습니까?
•••• 누가 어디서 어떻게 즐기길 바랍니까?
닥줄기 트레이, 전보경 @piaz_design
• 바구니, 식기 소반, 혹은 오브제로 씁니다.
•• 닥줄기에 옻칠해서 만듭니다. 닥줄기를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는 안동 한지 공장이 있습니다.
그걸 구해 5~6회 옻칠합니다.
최대 3주 소요됩니다.
••• 닥줄기의 원래 상태는 흐물흐물합니다. 찹쌀과 밀가루를 저만의 비율로 배합한 풀로 붙여 형태를 만듭니다. 그 후 온도와 습도가 통제된 옻칠 건조장에서 말립니다. 옻이 피부에 닿거나 건조가 덜 된 기물을 만지면 옻독이 오릅니다. 어떨 때는 괜찮지만 피곤할 때면 올라옵니다.
처음엔 심했는데 내성이 생겼는지 지금은 옻독이 덜합니다.
••••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느낌의 일상 공간에서 차경하듯 즐겨주었으면 합니다.
유리 단지, 이기훈 @lk.hoon_glass
• 꽃병, 술병, 혹은 오브제로 활용합니다.
•• 액체 상태의 뜨거운 유리를 파이프 끝에 말아 올려서 입으로 불거나 집게로 집어서 제작합니다.
••• 작업 과정의 열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작업하는 유리의 온도는 1200℃ 이상입니다. 여름철에는 아이스 팩을 쓰거나 찬물로 머리카락을 적시며 작업합니다.
•••• 다양할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사용할 때 좋아하고 아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금속 틀로 만든 향초, 이성미 @l_seongmi
• 향초로 씁니다. 종묘의 가장 상징적 건축물인 ‘정전’을 재해석했습니다. 무한히 이어지거나 반복되는 긴 직선의 아름다움을 담았습니다.
•• 금속 각접기와 땜을 이용해 손수 다듬어 검은색 착색 혹은 옻칠로 마무리했습니다.
••• 상상하던 이미지가 잘 구현되지 않을 때가 가장 고역입니다.
그래도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하며 그 과정을 풀어내려 합니다.
좋은 작업물은 치열한 고민 끝에 나오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제작할 때마다 괴롭기도 하지만, 내가 만든 사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작업합니다.
•••• 현대인이 제가 만든 사물들을 통해 시각적, 정서적 안위를 얻길 바랍니다.
집게, 송원석 @ooneo_object
• 집게입니다. 와인을 테마로 제작한 ‘와인웨어’의 일부입니다. 와인웨어는 각종 접시, 집게, 포크, 나이프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금속공예 기법을 이용해 수공예로 제작했습니다. 롤프린팅으로 금속에 질감을 입혔습니다. 망치로 쳐서 작품의 전체적인 강도를 높여주며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접합 부위는 은땜으로 강하게 접합했습니다. 황동이 녹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녹인 주석을 붓으로 칠해 도금했습니다.
••• 단단한 금속을 자르고 형태를 만들려면 그만큼 날카로운 톱과 무거운 망치를 써야 합니다. 금속을 붙이는 땜 작업은 불의 온도가 중요해 정교한 온도 조절이 필요합니다. 위험한 도구를 쓰는 만큼 작업시간 내내 높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합니다.
•••• 와인을 마시는 테이블 위에서, 사람들의 대화를 도와주는 매개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채의 흐름’ 인센스 홀더, 최유정 @youris_glass
• 인센스 홀더입니다.
•• 한국 전통문화의 곡선 중 상모의 채를 유리로 재현했습니다.
상모의 채인 피지가 회전하는 리듬을 흐르는 유리로 표현하고, 피지의 흐름이 몸체에도 스며들도록 했습니다.
••• 힘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상모 채의 곡선 표현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온도와 타이밍을 조절하는 수많은 과정 끝에 채의 리듬감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 채의 움직임은 공간을 채색하고 그림을 그려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이 공예품이 한국의 미학이 어울리는 곳 어디든 잘 스며들어 쓰이길 바랍니다.
유리 공기, 이지은 @je_glassart
• 소소한 음식을 담기 좋습니다.
•• 유리 캐스팅 기법으로 만듭니다. 딱 한 번 쓰고 폐기하는 내화 틀을 제작합니다. 거기에 작은 알갱이의 유리와 같이 가마에서 소성 과정을 거쳐 만듭니다.
••• 유리 속에 맺힌 기포를 표현하는 일입니다. 기포가 그릇 모서리 부분에 맺히면 간혹 이가 나간 것처럼 보여 폐기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 차를 마실 때 작은 다과와 함께, 와인 안주로 치즈나 핑거푸드를 올려 즐길 때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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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질감 도자기, 이다솔 @l_seongmi
• 술잔입니다.
•• 실제 가죽으로 원형을 만들고 캐스팅 성형 기법으로 제작합니다.
••• 도자기로 가죽의 질감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렵고 중요합니다. 아울러 기물의 전 부분을 얇게 깎아서 둔탁하지 않고 예리한 느낌을 내려 했습니다.
•••• 특별한 술자리. 독특한 가죽 질감이 작은 이야기의 시작이 되었으면 합니다. -
여밈 항아리, 박선우 @sunwou_
• 일상에서 씁니다. 감상해도 됩니다.
•• 묽은 흙을 얇게 여러 겹 쌓아 두꺼운 판을 만듭니다. 다양한 도면에 맞춰 재단해 입체 형태를 만들고, 비율에 맞게 조합해 기물을 만듭니다.
••• 흙판을 말거나 구겨서 형태를 제작하므로 만들고자 하는 기물의 부피에 적합한 판의 두께와 습도를 고려해야 합니다. 적정선을 파악해 타이밍을 잘 맞추는 게 가장 어렵습니다.
•••• 작가가 처음부터 끝까지 손수 만든 공예품의 가치를 아시는 분들께서, 자기만의 공간에서 감상하고 쓰며 제 미감을 느껴주시면 좋겠습니다.
중첩 볼, 신이서 @shin.iseo
• 식기입니다. 크기에 따라 볼, 소스, 메인 디시 등으로 쓰면 됩니다.
•• 그릇들이 겹친 형태를 슬립 캐스팅 기법으로 만들었습니다.
••• 그릇이 겹친 형태의 틀을 뜨는 과정, 윗부분에 금칠을 하는 과정이 어려웠습니다.
•••• 식탁에서 맛있는 음식들과 함께 일상에서 어우러졌으면 좋겠습니다.
술허벅(술잔), 정지솔 @odujej
• 허벅은 제주의 (물)항아리입니다. 잔이나 테이블 오브제로 쓸 수 있게 제작했습니다.
•• 제주의 오래된 물건이 지닌 고유한 개성을 잃지 않도록 제작했습니다. 전통적 제작 과정이나 방식을 최대한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 제주의 자연적인 요소와 시간성 등을 공예적으로 재현하기에는 아직 부족해서 아쉬움을 느낍니다.
•••• 그저 좋아해주시길 바랍니다.
이 작가들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이 선보인 <행복의 사물들> 전시에 작품을 출품했다. <행복의 사물들> 전시는 2월 19일까지 열렸다. 작가들의 SNS에서 추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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