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호이어
아쿠아레이서 프로페셔널 300 GMT
◦ 케이스 지름 43mm
◦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
◦ 스테인리스스틸 브레이슬릿
◦ 오토매틱 칼리버 7
◦ 시·분·초 표시, 24시간대 표시, 날짜 표시
◦ 5백23만원(가격은 모두 2023년 1월 기준)
기계식 시계에서 두 가지 시간대를 보여주는 방법론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확실하고 간단한 방법은 시침을 하나 더 올리는 것이다. 롤렉스가 GMT 마스터를 선보인 이후 두 가지 시간대를 보여주는 시계가 상당히 대중화되었다. 최근 출시된 태그호이어 아쿠아타이머 300 GMT 역시 이러한 경향의 연장선상에 있다. 사진에서 4시를 가리키는 노란색 시침이 두 번째 시간대를 보여주는 GMT 핸즈다. 남색과 노란색을 적절히 섞어서 고가품인데도 경쾌해 보인다.
이 시계는 장르적 정통성보다 현재의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 시계의 특성상 GMT 핸즈는 다이버 시계가 아닌 다른 시간대를 오가는 항공 시계에 많이 쓰였다. 정통 다이버 시계는 베젤이 한 방향으로만 회전하지만 이 시계는 양방향으로 회전한다. 괜찮다. 지금은 실제 다이버가 기계식 시계를 차고 입수할 일은 사실상 없으니까. 동시에 다이버 수트에 맞춰 브레이슬릿 폭을 조절하는 다이버 익스텐션은 남아 있다. 이게 오늘날의 합리적인 시계 스펙이다.
파네라이
루미노르 바이템포
◦ 케이스 지름 44mm
◦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
◦ 앨리게이터 스트랩
◦ 오토매틱 무브먼트 P.9012
◦ 시·분·초 표시, 두 번째 시간대 표시, 날짜 표시, 파워 리저브 표시
◦ 1천2백90만원
수많은 고가 시계 브랜드 중에서도 파네라이만의 특징이 있다. 모난 데 하나 없이 둥글둥글한 폰트, 야광판 위에 구멍을 뚫은 판을 올려 음각으로 입체감을 준 샌드위치 다이얼, 크라운 옆에 귀처럼 붙은 크라운 가드, 간결하면서도 신경 쓴 디테일들. 이런 요소는 시간이 흘러도 빠짐없이 유지되었다. 고급화 추세에 맞춰 세공 품질도 꾸준히 발전했다. 그 덕에 파네라이는 큰 시계가 유행하던 때에 급격히 성장한 뒤 트렌드가 바뀌어도 주춤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었다.
파네라이의 GMT 시계 역시 파네라이만의 터치가 들어 있다. 루미노르의 디자인 레이아웃을 유지한다. 두 번째 시간대를 보여주는 핸즈는 화살표 색만 다르게 표현해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시인성이 좋다. 9시 방향에 있는 건 초침, 4시와 5시 방향에 ore라고 적혀 있는 건 기계식 시계의 동력 잔량인 파워 리저브를 보여주는 표시창이다. 보통 파워 리저브 표시창이 있는 시계는 수동으로 감아주는 경우가 많은 반면 이 시계는 오토매틱인 점도 눈에 띈다.
IWC
파일럿 워치 타임존 ‘어린 왕자’ 에디션
◦ 케이스 지름 46mm
◦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
◦ 소가죽 스트랩
◦ 오토매틱 82760 칼리버
◦ 시·분·초 표시, 24시간대 표시, 날짜 표시, 베젤을 회전시켜 타임존 표시
◦ 1천8백40만원
IWC 역시 시대에 맞춰 발전하고 있다. 예전 IWC와 지금을 비교하면 각종 디테일이 더 날카로워졌다. 예전 IWC가 수수하되 기계적 완성도가 높았다면 요즘은 남성적 귀금속인데 기계적 완성도도 높다. 파일럿 워치 타임존 ‘어린 왕자’ 에디션의 디테일도 마찬가지다. 다이얼은 푸른색, 선레이 기법으로 처리해 빛을 비추는 방향에 따라 눈에 보이는 색채가 달라진다. 그 위로 고전적인 모양의 숫자 인덱스를 일일이 붙였다. 비스듬히 봤을 때 입체감이 도드라진다.
IWC는 GMT 시계도 약간 다르다. 두 번째 시간대를 보여주는 GMT 핸즈가 없다. 대신 베젤을 돌리면 시침이 맞춰 돈다. 베젤에는 전 세계의 타임존에 해당하는 도시 이름이 새겨져 있다. 내가 시간을 알고픈 도시의 시간대를 12시에 설정하면 나머지 도시가 몇 시인지 한눈에 보인다. 12시 방향의 부채 모양 창은 낮과 밤 시간을 표시하는 창이다. 베젤로 시간을 돌리는 특수 기능을 수행하는 월드타이머 전용 82760 무브먼트가 들어 있다.
쇼파드
L.U.C 타임 트래블러 원 블랙
◦ 케이스 지름 42mm
◦ 티타늄 케이스
◦ 고무 스트랩
◦ 오토매틱 L.U.C 01.05-L 칼리버
◦ 시·분·초 표시, 24시간대 표시, 날짜 표시, 크라운을 회전시켜 타임존 표시
◦ 2천4백93만원
쇼파드 시계의 훌륭함을 아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다. 시계를 알수록 쇼파드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다. 이렇게 시계를 열심히 만드느라 알릴 여력이 없나 싶을 만큼, 쇼파드는 상당히 진지한 태도로 고급 시계를 제작한다. 쇼파드의 시계 제조 역량은 L.U.C. 타임 트래블러 원 블랙에서도 드러난다. 가볍고 가공이 어려운 티타늄으로 케이스를 만들었다. 다이얼도 티타늄으로 만들고 가운데를 새틴 피니시로 마감해 금속 원재료의 결을 살렸다.
기술도 멋지다. 12시 방향에 나의 도시를 설정하면 그다음에는 어느 도시가 몇 시인지 표시된다. 시침이 10시 10분을 가리키고, 그 바깥의 24시간 링이 현 시간이 밤(22시)임을 보여준다. 도쿄가 밤 10시면 뉴욕은 아침 8시고 제네바는 오후 2시임을 한 번에 알 수 있다. 실생활에서 제네바와 도쿄와 뉴욕의 시간을 동시에 알아야 할 사람은 많지 않을 수 있다. 그 모두를 알 필요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시계의 가치도 알아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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