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돌아보면 어때요?
2022년 초에 세운 목표가 있어요. 행복하게 일하기. 잘 지키며 즐겁고 알차게 보낸 한 해가 아닌가 해요. 그전까지 고민이 많았거든요. 매일 주어진 하루에 집중하며 다시 에너지를 찾았어요. 시야를 넓힌 기분.
배우라는 직업과 삶에 대한 고민인가요?
더 재밌게 일하고 싶었거든요. 그러다 지인이 “일하며 행복을 느끼고, 희열과 기쁨을 느낄 때가 올 거야”라고 했는데, 저는 일에서 즐거움보다 고민이 앞섰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러면서 마음을 고쳐먹고, 주어진 일에 감사하게 됐어요.
2022년 잘한 것과 아쉬운 것을 하나씩 꼽는다면요?
앞서 말한 행복하게 일한 건 잘한 거 같아요. 아쉬운 건 사진전을 못 한 거? 꼭 하고 싶었는데.
어떤 사진을 전시하고 싶어요?
필름 카메라로 찍은 스냅사진이 많거든요. 해외도 많고, 국내도 많고요. 가장 좋아하는 제 사진이 있어요. 파리에서 찍었는데, 크게 프린트하고 액자까지 맞춰 걸어뒀어요. 파리의 고흐가 살던 건물에 생긴 식당에서 찍은 건데, 외롭게 살다 간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를 위해 테라스의 한 테이블에 늘 와인을 두 잔씩 두는데, 울컥하더라고요. 그 장면을 찍은 거예요. 제가 전시하고 싶은 사진은 모두 이렇게 이야기가 담긴 이미지예요. 그렇게 전시회를 열면, 친구들에게 설명해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게 목표 중 하나예요.
집에 걸어둘 만큼 그 장면이 맘에 닿은 이유가 궁금해요.
고흐와 그의 작품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의 절절한 일대기를 찾아보며 더욱 애정이 생겼어요. 그의 삶과 작품을 제 삶에 빗대어 일상에 힘이 되기도 하고요. 그리고 파리라는 도시를 참 좋아해요. 주변 사람들에게 파리에 대해 자주 얘기할 만큼요. 올해 꼭 다시 가고 싶었는데, 못 가서 아쉽죠. 그래도 곧 방영 예정인 <사랑의 이해>라는 작품에 혼신의 힘을 다했고, 기대가 커요.
<사랑의 이해>는 로맨스라고 들었어요. 네 주인공이 각자의 관점에서 펼치는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 이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꼽는다면요?
네 명의 주인공이 사랑을 대하는 자세가 다른데, 누구에게 감정을 이입하느냐에 따라 보는 즐거움이 배가될 거예요. 작품에서 중요한 키워드가 관계라고 생각하거든요. 연애에 대해 현실적인 면도 있고, 한편으로는 내 이야기 같기도 한 매력이 있어요. 사람 관계라는 게, 참 복잡하고 어려운데, 그래도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동명의 원작 소설은 어땠나요?
원작은 드라마보다 현실적인 느낌이 강해요. 그래서 좋았어요. 등장인물들의 자격지심이나 마음의 상처를 서로 끌어안고 사랑을 마주하는 과정이 공감되더라고요.
<사랑의 이해>에서 박미경 역을 맡았어요. 부잣집 자식에, 자신감 넘치는 인물이라던데요?
미경은 근사한 인물이에요. 대본을 보고 캐릭터를 연구하며 더 빠지게 됐죠. 아직 방영 전이라,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어서 아쉽네요.(웃음)
새록 씨는 미경과 닮은 점이 있나요?
미경 같은 면이 있죠. ‘내 사람이다’ 싶은 사람에게는 한없이 마음을 주는 편이고요. 연기라는 게 제게 있는 모습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저는 처음 이 캐릭터를 연구할 때 저와 미경의 닮은 점을 극대화한 것 같아요. 비슷한 점은 솔직하다는 거?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하고, 속상하면 속상하다고 표현을 하는 편이에요.
친구나 연인이나, 동료나 호기심이 생기면 먼저 다가가는 편인가요?
당연하죠. 궁금하면 말을 걸고 싶잖아요. 저, 그런 거 잘해요.
먼저 다가간다는 건 자신감이기도 한데.
웃으며 다가오는 사람을 미워하진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할 말은 하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누군가와 오해가 생기면, 대화로 잘 해결하는 편이에요. 최근 저보다 미경에게 더 큰 관심을 두고 있어서인지, 미경처럼 솔직한 면을 배운 것 같아요.
최근 부쩍 관심이 생긴 게 있다면요?
<아몬드>라는 책을 읽었어요. 어머니가 집에 두고 가신 책인데, 어쩌다 펼친 자리에서 완독할 만큼 재밌었어요. 꽤 슬픈 내용도 있어서 읽다가 펑펑 물었지 뭐예요.(웃음) 상처 입은 인물이 사람에게 위로받고 앞으로 나아가는 내용인데 보면서 위로를 얻었어요.
삶에서 더 원하는 게 있다면요?
여유가 더 생기면 좋겠어요. 조급해질 때도 있고, 욕심이 날 때도 있는데, 완벽주의자 성향이 있어서 그런지 조급해하거나 욕심내는 과정이 꽤 무겁더라고요. 일도 마찬가지예요. 함께하는 전문가들을 믿고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이랄까.
개인 SNS를 보면 연기에 대한 고민과 애정이 깊은 사람이구나 생각했어요. 앞으로 어떤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요?
늘 고민하는 문제예요. 가끔은 배우로 산다는 게 꽤 버거울 때가 있거든요. 연기에 정답은 없으니 고민이 커지고, 큰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게 감사하면서도 마냥 누릴 수만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더 나은 배우가 되려면, 더 건강하고 뚝심이 있어야겠구나 생각해요. 정신적으로 단단하고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죠.
지금까지 인터뷰한 배우를 두 부류로 나눈다면, 감성적인 예술가형과 정확한 직업인형이 아닐까 해요. 금새록은 어디에 속하나요?
직업인이 되고 싶은 예술가형 배우인 것 같아요. 감성적으로 행동하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면 더 나은 순간도 있으니까요.
초심을 돌아보면 어때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한국무용을 전공했다고 들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무대에 오르거나 관심받는 걸 좋아했어요. 그러다 고등학교 때 배우가 되겠다 마음먹었고, 부모님을 설득했어요. 당시 부모님은 계속 한국무용을 하길 권했는데,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처럼 딸의 선택을 지지하고 응원해주셨어요.
막상 연기를 해보니 어땠나요?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게 연기가 아닐까 할 만큼 좋아요. 고등학교 때 연기학원에서 혼나고 울면서도 연기를 좋아했거든요. 잘못해도 좋고, 더 잘하고 싶고 그랬어요. 지금도 연기에 대한 열정과 애정은 같아요.
10년 정도 지난 지금은 어때요? 연기에 대한 생각도 함께 성장했을 테니.
사실 대학 연기과에 입학하면, 당연히 배우가 되는 줄 알았어요. 배우라는 게 그렇게 쉬운 게 아니잖아요. 현실적인 부분도 있고요. 요즘 느끼는 건 작품에 임하고 연기하며 배우는 게 많다는 거예요. 언제 제가 액션을 배우겠어요. 맡은 캐릭터가 의사라면 의학 공부도 해야 할 테고, 다양한 삶을 들여다본다는 점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동력이에요.
더 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멜로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사실 지금은 안 해본 건 다 해보고 싶죠.(웃음)
2023년의 목표는요?
2022년이 끝나간다는 것도 믿기지 않을 만큼 정신없이 지나왔어요. 벌써 연말인데, 아직 생각 못 해봤어요. 아, 저 1월에 여행을 떠날 거예요. 마음은 파리에 다시 가고 싶지만 여건상 제주도를 가지 않을까 해요. ‘한 달살이’를 해보고 싶어요. 다른 나라든, 지역이든 완전히 새로운 곳에서 지내보는 거죠. 틈틈이 사진도 찍고, 그 사진을 모아 전시를 열고, 찾아준 사람들과 사진에 담긴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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