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홈 컬렉션에는 안정과 위트가 공존한다.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는 과정 중 어느 지점에서 즐거움을 느끼나?
샬롯 마커스 펄맨(Charlotte Macaux Perlemen, 이하 CMP) 오브제가 간직한 고유의 스토리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비롯되기도 있고, 협업을 희망하는 마음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책에서도 많은 영감을 얻는데 대부분 오브제와 관련 없는 주제다. 어디에서 영감을 얻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오히려 시간적으로나 지리적으로 멀리 있는 다른 지역과 문화권 사람들 또는 여행 중에 많은 영감을 얻는다. 내가 있는 일상과 멀리 떨어진 곳에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하고, 그곳에서 영감을 얻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욕망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눈다. 다양한 자재를 설명하고 다양한 기법을 선보이는 등 여러 가지 요소를 동시에 고려한다.
알렉시스 파브리(Alexis Fabry, 이하 AF) 종종 예전 작업을 되새기기도 한다. ‘가벼움의 미학’은 사실 작년 작품부터 영감을 얻은 주제다. 작년에는 오래된 아카이브를 재해석하는 느낌의 작업을 했다면 올해는 다른 표현을 하고 싶었다.
일상적인 것들 중 호기심을 자극하는 의외의 무언가가 있나?
CMP 에르메스를 떠올렸을 때 ‘가벼움’은 쉽게 연상되는 단어가 아니다. 우리 작업의 일부이지만 눈에 보이진 않는다. 이곳에 합류하기 전 에르메스 하면 내구성이 떠올랐고, 물건이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두께와 견고함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합류해보니 모든 물건이 매우 단단하고 딱딱해서, 가볍게 만드는 것이 당시 숙제였다. 특히나 사람 몸에 닿는 물건은 인체공학적으로 감각적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했다. 이토록 ‘가벼움’은 우리 작업의 일부이지만 아직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고, 직물에 있어서도 당연히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 밝은 분위기, 무엇보다 가벼운 오브제를 선사하고자 했다.
두 사람은 디자이너와 전시 큐레이터 분야의 전문가다. 실제로는 2014년 에르메스 홈 컬렉션에 합류하기 전부터 막역한 친구 사이라고 들었다.
CMP 우리는 흔치 않은 조합이다. 나는 건축가이고, 알렉시스는 사진 분야의 발행인이자 전시 큐레이터다. 하나의 팀으로 전시를 기획하고, 사람들의 의견을 조율하며, 이를 알리는 인플루언서 역할까지 모두 하고 있다. 나의 역할은 꼼꼼하게 디테일을 챙기는 것이다. 건축가라는 직업은 원래 사소한 디테일까지 신경 써야 하는데, 이는 에르메스에서 작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한 건축가로서 시간의 흐름이라는 관념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에르메스에서도 시대를 초월한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
AF 내 배경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예전에 다른 일을 했고,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것은 샬롯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시기를 겪으면서 집, 가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수준이 높아졌다. 달라진 흐름을 느끼나? 작업에도 영향을 주는지 궁금하다.
CMP&AF 우리는 완성된 집의 모습을 제시하지 않는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개개인에 따라 매우 다르고, 가치관 및 취향에 따라 저마다의 방식으로 표현된다. 사람들이 기존의 집에 있는 제품과 우리 제품을 적절히 섞어 개성 있는 인테리어를 꾸몄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는 완성된 컬렉션을 선보이는 대신, 다른 제품들과 잘 어울릴 만한 오브제와 가구들을 내놓는다. 오브제는 제 기능에 충실한 것 외에도 물리적 공간에서 정서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집이라는 공간에서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할 수 있느냐 하는 점도 고려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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