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아이오닉 6 : 6.2km/kWh
최고의 전비
2022년 국내 출시된 전기차 중 압도적인 전비를 자랑하는 건 아이오닉 6다. 전작인 아이오닉 5가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산업에서 전환점이었다면, 후속 모델인 아이오닉 6는 쐐기를 박는다. 아이오닉 시리즈는 ‘전기차 하면 현대차’라는 공식을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했다. 그래서 중요한 건 전비인데, 아이오닉 6의 복합 전비는 6.2km/kWh에 달한다. 전비를 높이는 데 여러 기능이 작용하지만 가장 손꼽히는 건 공기저항력이다. 유선형을 강조한 디자인은 종잇장으로 공기를 베어내듯 슬며시 바람을 가르며 이동한다. 공기저항계수는 0.21Cd로 국내 차에서는 보기 드문 수준, 해외 자동차를 둘러봐도 흔치 않은 수준을 달성했다. 전기차는 더 멀리 가기 위해선 전력을 아껴야 하고 그러려면 공기저항계수가 중요하다. 공기저항계수를 낮추느라 디자인이 밋밋한 감이 없지 않다. 튀어나올 곳은 튀어나오고, 도도하게 각도 세워야 멋이 나는 법인데 전비를 높이려다 보니 너무 매끈해졌다.
메르세데스-벤츠 EQS : 0.20Cd
최고의 공기저항계수
공기저항계수를 낮추는 건 전기차의 숙명이다. 하지만 여느 도전 과제가 그렇듯 양산차 공기저항계수에도 마의 벽이 있다. 넘을 수 없는 한계 같았던 0.20Cd를 메르세데스-벤츠 EQS가 도달했다. 양산차 중에서 제법 매끈하게 생겼다는 차들이 0.28Cd 수준이고, SUV는 0.30Cd 이상이다. 가장 낮은 모델이었던 테슬라 모델 S 플레이드가 0.208Cd였다. 메르세데스-벤츠 EQS는 0.20Cd로 양산차 중 신기록을 달성했다. 낮은 공기저항계수의 비결은 원-보 디자인에 있다. A필러를 프런트 펜더까지 당긴 형상으로 보닛부터 트렁크까지 하나의 윤곽선으로 완성된다. 낮은 공기저항계수는 주행거리를 늘이고 정숙성을 높인다. 메르세데스-벤츠 EQS의 복합 주행거리는 478km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ESV : 휠베이스 3,407mm
가장 긴 휠베이스
앞바퀴와 뒷바퀴 간의 거리를 뜻하는 휠베이스는 길면 길수록 실내 공간도 길어진다. 2022년 국내 출시된 SUV 중 가장 긴 휠베이스를 자랑하는 건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ESV’다. ESV는 ‘Escalade Stretch Vehicle’의 약자로 길게 늘인 에스컬레이드라는 뜻이다. 모델명에 에스컬레이드가 두 번 나오지만 그 정도로 길이를 강조했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되겠다. ‘에스컬레이드 ESV’는 미니밴에 가까운 크기다. 전장이 5,765mm에 달해 일반적으로 6m 길이인 미니밴과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 미니밴보다 더 위압적인 외모다.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3열까지 시트가 넉넉하게 배치되었다. 올해 국내 대형 SUV 시장은 성장하는 분위기였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형 SUV의 등장은 올해 기름값이 오르내리며 잠잠해졌지만, 대형 SUV의 잇따른 등장이 SUV는 거거익선이라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일조했다.
포르쉐 타이칸 : 1천34대 시장점유율 16.4%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카
포르쉐는 누구나 한 번쯤 드림카로 꼽는 브랜드다. 꿈은 조선땅에서 이뤄지는 걸까. 지난해 전 세계에서 포르쉐가 가장 많이 팔리는 나라 중 한국이 5위를 차지했다. 인구 많은 미국과 중국 제외하고, 독일 브랜드니까 독일 제외하고, 우리나라는 고급 스포츠카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가 됐다. 인구도 적은데 판매량이 높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었던 모델은 포르쉐 타이칸이다.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스포츠카 판매량에서 타이칸은 1천34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시장점유율도 16.4%로 높다. 타이칸 기본 모델이 가장 많이 팔렸으며, 타이칸 터보 S, 타이칸 터보, 타이칸 GTS 등이 모두 고르게 판매되어 포르쉐 인기를 실감케 했다.
기아 쏘렌토 : 5만4천8백53대 판매
최고의 인기
자동차는 아빠 차 엄마 차 공식이 있다. 아빠 차는 쏘렌토와 그랜저, 엄마 차는 캐스퍼와 아반떼다. 아빠 차처럼 보이기 싫어서, 엄마 차처럼 보이기 싫어서 다른 선택을 하지만 어쨌거나 판매량을 보면 위 4개 차량은 가장 많이 팔린다. 특히 쏘렌토는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판매량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다. 2022년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자동차 판매량을 보면 쏘렌토는 5만4천8백53대로 시장점유율 4.1%를 차지했다. 아니 요즘에는 결혼도 잘 안 하고, 애도 안 낳는다는데 아빠들이 이렇게 많았나 싶지만 가격 대비 성능을 이리저리 따지면 ‘쏘하(쏘렌토 하이브리드)’만 한 것이 없다. 실제 쏘렌토 가솔린 터보 1.6 하이브리드는 전체 쏘렌토 판매량 중 3만5천9백90대를 차지한다. 그 외 수입차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2만3천1백33대가 팔린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가 차지했다. 수입차 시장 역시 순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현대 아이오닉 6 : 524km
전기차 가장 긴 주행거리
2022년 국내 시장 전기차 중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가장 긴 모델은 528km 주행 가능한 테슬라 모델3 롱 레인지 듀얼모터 사륜구동 모델이다. 하지만 테슬라 모델3는 지난해 출시한 차량인 점을 감안해 제외한다면 그다음 순위는 현대 아이오닉 6다. 아이오닉 6 롱레인지 이륜구동 모델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524km에 달한다. 현대 아이오닉 6의 긴 주행거리는 높은 전비와 최저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한 덕분이다. 긴 주행거리와 정부 보조금 100%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 모던한 인테리어와 높은 편의성의 디지털 기능들이 장점이다. 단점은 낯선 외모와 현대차치고 좁은 실내 공간이다.
페라리 296 GTS : 2.9초
가장 빠른 차
슈퍼카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3초 내외로 무척 빠르다. 3초를 조금 넘는다고 해서 아쉬울 건 아니다. 슈퍼카는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것보다 시속 200km에 빨리 도달하는 게 더 중요하다. 어쨌든 2022년 국내 출시된 차량 중 시속 100km에 가장 빨리 도달하는 차량은 2.9초의 페라리 296 GTS다. 올해 1월 출시된 296 GTB의 스파이더 모델로서 296 GTB 디자인과 동일하다. 둘 다 PHEV 슈퍼카로서 순수 전기 모드로 25km까지 주행 가능하다. 전기모터는 V6 터보 엔진과 함께 최대출력 830마력을 발휘한다. 참고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200km까지는 7.6초 만에 도달한다. 체감 속도는 7.6초보다 훨씬 빠르다. 순식간에 200km를 돌파한다. 내가 해봐서 안다.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 디지털 LED 헤드라이트
최고의 램프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모던 럭셔리를 지향한다. 외모가 매끈하고 헤드램프는 기존보다 더 얇아졌다. 얇은 헤드램프를 보면 어둠을 어찌 밝힐까 싶지만 라이트 성능은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될 수준이다. 헤드램프의 빔 범위는 최대 500m에 달한다. 고화질 디지털 LED 헤드라이트에는 시그너처 주간주행등, 다이내믹 방향지시등, 어댑티브 프런트 라이팅, 이미지 투명 기술이 함께 적용되었다. 내장된 기능은 다양하고 섬세하다. 각 헤드라이트 내부에는 1백30만 개의 개별 제어가 가능한 디지털 마이크로 미러 장치가 들어 있다. 차량 경로에 있는 최대 16개의 물체를 인식하고 그림자를 만든다. 운전자는 최적의 라이팅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도로 운전자의 눈부심을 방지해 매너 있고 안전한 야간 주행을 돕는다. 또한 LED 리어 라이트는 양산차 최초로 표면 LED 기술이 적용됐다. 어느 각도에서 봐도 선명하고 깔끔하다.
BMW 뉴 7시리즈 : 31.3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최고의 스크린
대형 세단은 뒷좌석이 더 귀하다. 뒷좌석이 상석인지라 시트에 앉아서 편안하고 심심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앞좌석 등받이 뒤에 스크린을 장착하거나, 리모컨처럼 쓸 수 있는 스마트 기기나 뒷좌석 전용 헤드폰을 마련한 대형 세단도 있었다. BMW 뉴 7시리즈는 비행기 비즈니스석 같은 편안함을 구현했다. 아니 퍼스트 클래스라고 하는 게 맞겠다. 지붕에는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 스카이라운지를 만들어 낮에는 빛이 들어오고 야간에는 역동적인 빛 효과를 내는 요망한 기능을 넣었다. 그리고 천장에서는 31.3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가 내려온다. 32:9 비율의 8K 해상도 디스플레이다. 어지간한 가정용 TV보다 낫다. 볼 수 있는 것도 많다. 유튜브 스트리밍을 보거나, 아마존 파이어 TV로 콘텐츠 감상도 가능하다. 장거리 여행도 영화 한 편 보면 뚝딱이다. 도어에 위치한 라운드 스피커가 극장 같은 사운드를 제공한다. 영화 볼 맛 나는 스크린이다.
볼보 S60 :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최고의 인포테인먼트
단점을 장점으로 전환시킨 사례다. 과거 볼보의 단점은 불편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었다. 볼보는 지난해 SKT와 손잡고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개발했는데, 고객 반응이 꽤 괜찮았다.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를 기반으로 한국인을 위해 한국인에 의해 개발된 서비스는 사용이 참 편리했다. 올해 출시된 볼보 차량들에도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가 적용됐다. 지난 9월 시승한 S60 모델에서도 만나볼 수 있었다. AI 기반으로 티맵, 누구, 플로가 연동되어 “아리야, 어디어디 가자”라고 말하면 척 하고 내비게이션을 설정하고, “아리야 무슨 노래 틀어줘” 하면 주행 중 노래도 척척 틀었다. 이외에도 전화, 문자메시지, 실내 온도 설정 등 기본적인 기능이 모두 음성으로 정확히 이루어진다. 나날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진화하고 있지만 볼보의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만큼 한국인의 마음에 딱 드는 시스템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쌍용자동차 : 토레스
최고의 부활
지난 몇 년간 뉴스에서 쌍용자동차는 ‘자동차’ 코너보다 ‘경제’, ‘사회’면에 자주 등장했다. 쌍용자동차를 누가 ‘매입’할지, 과연 쌍용자동차에 ‘투자’할 용감한 대인배는 누구일지 귀추가 주목됐다. 상품보다 재정적인 이슈가 더 크니 쌍용자동차 브랜드는 논란이 많았다. 그런 쌍용자동차가 다시 일어설 줄 누가 알았을까. ‘쌍용아 제발 이렇게 만들어다오’라며 해외 오프로드 차량에 댓글을 달던 애증의 소비자도 몰랐을 거다. 쌍용자동차 토레스는 기대 반 의심 반이었으나 사전 예약자 3만 명을 넘기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KG그룹이 품으면서 쌍용자동차는 부활하고 있다. 7월 출시 이후 높은 판매량이 이어지며 누적 판매 1만 대 돌파, 계약 대수 6만여 대에 달한다. 뛰어난 ‘가성비’가 인기 요인이다. 하지만 미래가 보장된 건 아니다. 이제 다시 필드로 돌아왔다. 전기차 플랫폼을 준비하고 전기차 시장에서 생존해야 하는 과업이 남았다. 쌍용자동차는 이제 시작이다.
폴스타 : 폴스타 2
최고의 데뷔
폴스타가 첫 번째 모델을 공식 출시한 건 지난 1월 18일이다. 폴스타 2는 폴스타 최초의 순수 전기차이자,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모델이다. 폴스타 2에서는 지속가능성과 디자인이 언급되었는데, 기존 볼보가 전하던 스칸디나비안 미니멀리즘에서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간 이야기를 전한다. 디테일 측면에서 한 곳도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 트렁크를 열어도 트렁크 내부를 훑어보아도 물건은 쓰임이 명확하고 만듦새가 오밀조밀하다. 회사 대표가 디자이너 출신이라면, 디자인이 우수한 상품이 출시되는 법이다. 전기차 전용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장착했고, 주행 감각도 안정적이다. 꼼꼼한 디자인,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모양, 살피면 살필수록 감탄이 나오는 디자인은 폴스타를 준수한 브랜드로 인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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