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상승은 피할 수 없다. 천천히 다가오는 악몽이랄까.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건 탄소 발생이 적은, 이렇다 할 생산 시설이 드문 대양의 작은 섬들이다. 면적 80%가 해발 1m 미만인 몰디브는 이번 세기말에 국토 대부분이 물에 잠길 가능성이 높다. 다음 세기에 몰디브는 없을 수 있다. 해수면 상승 위험에 대응해 섬나라를 위한 수상 도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미래에는 바다 위에서 부유하며 사는 것이다.
몰디브 정부와 네덜란드 건축회사 워터스튜디오, 부동산 업체 더치 도클랜드가 합작해 ‘더 몰디브’를 공개했다. 상공에서 보면 해골이 연상되는데, 건축 스튜디오는 뇌산호를 본떠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일정한 크기의 유닛들이 블록처럼 이어져 작은 섬을 만들고, 섬들이 이어져 긴 섬이 되고, 긴 섬들이 연결돼 미로 형태의 수상 도시가 완성된다. ‘더 몰디브’는 복잡한 미로 형태의 도시다. 블록을 쌓고, 연결하는 방식으로 계속 확장 가능한 것이 기존 도시 생리와 같다. 하지만 ‘더 몰디브’는 주변을 석호를 둘렀다. 태풍이나 파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석호를 쌓은 것이다. 석호 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 영락없는 섬이다. 도시 하부에는 다공질 해면상 구조물을 만들어 산호의 성장을 돕는다.
에너지는 태양광 발전기를 사용한다. 여느 스마트시티가 그렇듯 ‘더 몰디브’도 에너지는 도시에서 자급자족할 계획이다. 입주는 2024년부터이며, 완공은 2027년이 예상된다. 부유식 가옥은 최대 5천 세대가 들어설 것이며, 인구는 2만 명을 수용한다. ‘더 몰디브’는 여느 도시처럼, 학교, 병원 등 필수 시설과 휴양지로 이루어진다. ‘더 몰디브’에서 모히토 마시는 건 기대되지만, 몰디브가 완전히 수면 아래 잠기지 않도록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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