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도시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은 <심시티>로 만족하지만, 과감하고 이상적이며, 실험적인 자본가는 허무맹랑한 꿈을 실현시킨다. 미국 서부 사막에는 아무것도 없다. 몇몇 오래된 도시가 있지만 도시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작은 마을이다. 아무도 일구지 않은 광활한 대지는 어쩐지 <심시티> 스타트 화면처럼 보인다.
미국 서부에선 민간 주도 스마트시티 건립이 진행 중이다. 사막에 스마트시티를 짓겠다는 설계안을 민간 기업들이 내놓고 있다. ‘텔로사’도 아직 청사진에 불과한 스마트시티다. 미국 월마트 경영자였던 마크 로어는 40년간 미국 서부 사막에 미래 도시를 짓겠다고 발표했고, 계획 중 하나로 ‘텔로사’를 공개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텔로스(이상적 목적)’가 어원으로 이상주의자를 위한 도시다. 마크 로어는 ‘텔로사’에서 평등주의를 실현하고, 개혁된 자본주의를 적용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버닝맨 축제’ 기간 네바다 사막 한복판에 일시적으로 생겨나는 평등한 도시 ‘블랙록 시티’가 연상된다. 하지만 ‘블랙록 시티’는 ‘버닝맨’을 불태운 후 사라지는 신기루 같은 도시다.
하여튼 기술보다 이념을 먼저 드러낸 ‘텔로사’는 네덜란드 건축사무소 BIG에서 맡았다. BIG의 설립자 비야케 잉겔스는 텔로사가 도쿄의 깨끗함, 뉴욕의 다양성, 스톡홀름의 사회적 서비스가 결합된 도시라고 설명한다. ‘텔로사’에서 식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정답은 태양광이다. 태양광으로 전력을 생산해 도시에 전기를 공급하고, 저수지와 수경재배 농장으로 식량을 만든다. 산을 깎아 태양광을 설치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태양광으로 도시를 운영할 전기를 생산한다는 말을 믿지 못할 거다. 하지만 텔로스는 청사진일 뿐이다. 아직 어디에 건립할지 대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대지에 맞춰, 주변 환경에 맞춰 적합한 기술을 적용하면 된다. 텔로스는 이념과 목적이 뚜렷한 도시다. 텔로스의 정신은 도시 중앙의 대형 전망대 ‘이퀴티즘(Equitism)’를 통해 가장 낮은 곳까지 퍼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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