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7인승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엔진 2.0 가솔린 엔진 전장×전폭×전고 5,252×2,003×1,870mm
축거 3,197mm 최고출력 530ps 최대토크 76.5kg·m
복합연비 6.8km/L 가격 2억2천5백37만원
이거다! 앞으로 럭셔리는 이거다. 물웅덩이를 도강하는 올 뉴 레인지로버의 꿀렁대는 뒷모습을 보며 미래 자동차 디자인의 트렌드를 발견했다. 기능에 충실한 간결한 디자인은 모더니즘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모더니즘이 생활 디자인 언어로 유행한 지 꽤 됐다. 차량 인테리어에 적용되긴 했지만 오프로드 차량 외형에 응용하긴 어려웠다. 험로에서 바우하우스 타령이라니 . 하지만 오프로드의 기능성과 절제미를 적절히 조율하면 근사한 형태가 만들어진다. 올 뉴 레인지로버는 길고 매끄러운 수평 라인을 유려하게 심었다. 특히 검정 색상 차량은 수직형 테일라이트가 외장색과 동일해 유니보디처럼 하나의 검은 덩어리로 보인다. 그러다 붉은 브레이크등이 켜지면 다스베이더가 라이트세이버를 꺼낸 듯 위용이 느껴진다. 숨어 있는 테일라이트와 리어 램프의 이름은 ‘히든 언틸 릿 라이팅’ 기술이다.
5성급 호텔 스위트룸을 집 파일로 압축하면 올 뉴 레인지로버 실내 같지 않을까? 실내에서 품위가 느껴졌다. 랜드로버 인테리어 디자인 디렉터 앨런 셰퍼드의 말을 빌리면 “트레이드마크인 커맨드 드라이빙 포지션을 유지하면서 조용하고 간결하며, 차분한 느낌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푹신한 착좌감과 단정하게 마감된 부드러운 가죽들, 그 사이로 나뭇결이 살아 있는 우드 마감재가 위치한다. 몸에 닿는 것들은 모두 편안하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13.1인치 커브드 플로팅 모니터가 떠 있다. 많은 정보를 한 번에 보여줘도 답답하지 않을 정도로 넓다. 햅틱 피드백을 제공해 주행 시 조작도 정확하다. 계기반 자리에는 13.7인치 인터랙티브 운전자 디스플레이가 들어 있다. 화면을 3등분해 주행 정보를 표시할 수 있는데, 레이아웃 설정이 간편하다. 지도를 전체 화면으로 설정하는 것도 이점. 시선을 올리면 HUD에도 속도와 주행 정보가 표시된다.
주행감은 물 흐르듯 부드럽다. 4단계 높이 조절이 가능한 전자식 에어서스펜션이 노면의 충격을 흡수해 말랑말랑한 승차감을 선사한다. 승하차 시에는 차체를 50mm 낮춰 깡총 뛰어내리지 않고 기품을 유지할 수 있다. 능동형 감속 기능을 지원해 시속 105km 이상에선 지상고를 16mm 낮추고, 오프로드에선 기본 75mm에 추가로 60mm를 높여 지상고가 최고 135mm에 달한다. 승차감의 비결은 노면 상태를 초당 5백 회 감지해 댐퍼를 조정하는 제어력에 있다.
그럼에도 조향은 날카롭다. 굽이진 도로에서도 재빨리 균형을 잡아가며 달린다. 차체는 크지만 운전은 쉽다. ‘올 휠 스티어링’ 기능을 탑재해 후방 차축이 최대 7.3도 조향된다. 저속에서는 전방 차축과 반대로 움직여 유턴이나 좁은 골목에서 회전 시 회전반경이 좁다. 소형차와 비슷한 크기인 11m 미만의 터닝 서클을 자랑한다. 시속 50km 이상에서는 전방 차축과 같은 방향으로 회전해 안전성을 높인다. 오프로드에선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 2가 활약한다. 노면 상태에 맞는 주행 모드를 선택하면 차량이 변신하는데, 땅이 움푹 꺼진 진흙, 가파른 흙길, 수심 1m가 넘는 계곡에서도 가볍게 움직인다.
오프로드 언덕을 따라 고지에 올랐다. 홍천이 내려다보이는 정상에서 트렁크에 걸터앉아 사과 주스를 마셨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트렁크를 휴식 공간으로 제공하는 ‘테일게이트 이벤트 스위트’ 기능이다. 트렁크에는 등받이 형태의 가죽 쿠션 세트가 들어 있다. 하부 테일게이트를 연 상태에서 가죽 쿠션 세트를 펼치면 두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근사한 벤치가 완성된다. 하부 테일게이트에는 컵홀더가 있어 마시던 음료를 보관할 수 있고, 상부 테일게이트에선 조도 조절이 가능한 조명이 비추고, 테일게이트 전용 스피커에선 음악이 흐른다. 뭐 이런 게 낭만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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