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AN
2000년생, 경기도 하남시 출신. 붐뱁, 트랩 등 장르를 막론한 힙합을 선보인다.
본격적으로 음악에 뛰어든 때가 언제죠?
음악이 좋아서 학교 밴드부 활동을 하다가, 본격적으로 힙합을 시작한 건 중학교 3학년 말이에요. 힙합 장르를 가리지 않고 붐뱁, 트랩 다 하거든요. 좋은 게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해서.
어떤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받았어요?
도끼님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지금 한국에서 힙합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요. 저는 도끼님의 가사에서 힘을 많이 얻었거든요.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고요. 노래보다는 랩이 제 이야기를 하기 더 수월하잖아요. 랩을 시작한 이유도, 누군가에게 기쁨이 되고, 어려운 이에겐 힘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에요.
도끼의 어떤 가사에 이끌렸어요?
가사라기보단, ‘On My Way’라는 곡에 큰 영향을 받았어요. 자기 길만 걸어간다는 내용을 담은 곡이거든요. 그 길을 걸어가면서 엄청나게 들인 노력을 가사에 녹였어요. 제가 곤란할 때 힘이 된 노래이기도 해요. 초등학교 때 잠깐 운동을 했었어요. 축구 선수가 되고 싶어서. 근데 불가피한 사정 때문에 그만두었고, 이후 우울감이 지속됐어요. 가족한테는 다른 핑계 대면서 그만두겠다고 했는데 실은 하고 싶었거든요. 우울감에 사로잡혀 있다가 어느 날 마음을 다잡고 랩을 열심히 해보자 생각했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떠올려보니 랩밖에 없더라고요.
흔들림과 망설임이 느껴질 때 힘을 주는 곡 있어요?
믹밀의 ‘Dreams And Nightmares’요. 가사가 좋아요. ‘그들은 내가 멈출 때, 미워할 때, 떨어져 나갈 때 좋아한다. 근데 나는 후회 없이 그냥 자기 갈 길만 간다.’ 이 가사가 저에겐 어떻게 들리냐면요, 세상에 누구는 제가 잘되는 걸 배 아파할 거란 말이죠. 하지만 신경 안 쓰고 내가 하는 행동에 대해서도 후회 안 하고 미래를 머릿속에 그려나가라는 말 같아요. 줏대 있고 묵직하게 나아가라는 거죠.
그게 곧 삶의 철학이에요?
그렇죠. 그리고 변함없는 사람이고 싶어요. 나중에 운이 좋아서 스타가 되더라도 우리 동네 시장 이모들에겐 똑같은 준형이, 누구에게든 최준형이고 싶어요. 어렸을 때부터 저는 그렇게 배웠어요. 할머니가 저를 키워주셨는데, 늘 받은 걸 두 배로 갚으라고 하셨어요. 힘들 때 곁에 있던 사람들 잊지 말라고요.
그게 칸의 가사에도 묻어 있더라고요.
요즘 사람들이 저한테 ‘쟤는 가사가 맨날 똑같다’고 하세요. 저도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거든요. 근데 제가 지금 하는 생각을 가사에 녹이는데, 아직 제 삶은 많이 바뀌지 않았어요. 아직도 생각이 변함없어서 비슷한 무드의 가사가 나오는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해서 삶이 조금이라도 바뀌게 된다면 그때부터는 더 다양한 작업물이 나오지 않을까요.
영감이 업데이트되어야겠죠.
요즘 더 큰 욕심이 나를 자극해요. 아직 성에 안 차고 배고프거든요.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 욕심내는 거죠.
칸을 대표하는 곡은 뭘까요?
‘SHOT CALLER’인 것 같아요. 인생은 어찌될지 모르며, 한순간에 바뀐다고 썼거든요. ‘이 험난한 길거리 위를 난 아직도 걸어.’ 저는 가사에서 될 놈이라는 말을 자주 해요. 난 무조건 될 거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 같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제가 피처링한 곡 ‘Peace Out’ 첫 소절에 ‘내가 굽히긴 개뿔 뭘 굽혀, 난 지더라도 전부 이길 때까지 Retry’라고 썼어요.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서 도전한다는 포부예요. 제가 피처링한 던밀스 형 곡 ‘미래 2’에 ‘언제나 색깔을 찐하게 채웠지 요즘 애들 죄다 입만 털어댈 때 난 자세는 낮춰도 고개는 세웠지’라는 구절이 있어요. 이게 무슨 의미냐면, 매사에 겸손하게 행동하되 자만심이 아닌 자신감은 언제나 갖고 있다는 의미예요. 이런 가사를 보면 제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거예요.
목표가 뭐예요?
가까운 목표는 내년에 워터 밤 무대에 꼭 서는 거예요. 제가 물을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먼 목표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는 거죠. 랩 음악으로 빌보드도 가보고 싶어요. 아주 먼 미래에는 배우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오, 뜻밖의 목표인데요?
양동근 님이나 임창정 님 보면서 느꼈어요. 해외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음악과 연기를 병행하는 분들이요. 재미있어 보이는데, 시간 지나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죠.
바꾸고 싶은 힙합 문화가 있을까요?
저는 그 말을 좋아해요. ‘진실은 그 사람의 행동에서 나온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의 가사를 따라가려 하지 말고 가사에 그냥 자기 이야기를 썼으면 좋겠어요. 부모님 두 분 모두 잘 계시고 화목한데 일부러 어려운 형편을 가사에 언급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꼭 자기 이야기를 담으면 좋겠다는 건 아니지만, ‘척’은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잊지 않고 지양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건강한 문화로 자리 잡히길 바라요. 제가 운동을 계속하는 이유가 방송이나 무대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보이고 싶기 때문이거든요. 박재범 형님처럼요. 바른 문화의 모범이 되고 싶어요. 아무튼 저는 누구든, 어떤 표현도 ‘리스펙트’해요. 왜냐하면 그 사람은 자신만의 생각과 가치관이 있는 거니까 제가 부정한다고 해서 바뀌는 건 아니죠.
시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어요?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저는 좋은 게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곡에 대해 힙합이냐 아니냐 논란이 많잖아요. 하지만 저는 장르에 상관없이 들었을 때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팝적인 비트에 랩을 할 수도 있죠. 힙합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좋은 노래를 만들어야죠.
그나저나 칸(KHAN)은 어떤 의미예요?
칭키즈칸의 칸인데, 왕, 지배자라는 뜻이더라고요. 칭키즈칸이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영토를 엄청 넓혔잖아요. 저도 랩을 잘해 더 넓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칸’이라고 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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