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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빌헬름 사스날, 새디 콜스 HQ 갤러리
빌헬름 사스날(1972년, 폴란드)의 그림에선 폴란드가 보인다. 우리가 모르는 공산주의 이후 폴란드의 사회·정치적 변화가 생경하게 읽힌다. 사스날은 종종 홀로코스트나 대중문화 아이콘, 중요한 역사적 주제를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익숙한 주제지만 자세히는 알 수 없었던 시간들이 명확한 색으로 전해진다. 사스날은 영화, 예술, 대중문화 또는 자신의 전화에서 그린 사진 이미지를 왜곡하고, 단순화하고, 추상화하기도 한다. 사스날의 그림은 1990년대 이후 유럽에서 나고 자란 세대의 오래된 기억을 날카롭게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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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크리스티앙 마클레이, 폴라 쿠퍼 갤러리
크리스티앙 마클레이(1955년, 미국)의 그림을 보면 오감을 곤두세우게 된다. 1979년 학생이던 그는 턴테이블을 사용한 공연을 계기로 소리와 예술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다. 새빨간 색채로 뒤덮인 채 소리 지르는 여인이 그려진 그림에선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 마클레이는 인간의 일그러진 표정이나 기괴하게 왜곡된 얼굴을 그린다. 이외에도 공연, 콜라주, 조각, 설치, 사진이나 비디오를 사용해 소리와 순수예술을 결합한 작업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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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애런 커리, 마이클 워너 갤러리
애런 커리(1972년, 미국)는 로스앤젤레스 기반의 예술가다. 모더니즘 조형과 회화를 구현하는 그는 작품에서 공상과학 소설, 비디오 게임, 만화 등 대중문화 요소를 통합한다. 그의 그림에는 마치 게임 캐릭터 효과처럼 형광 색채들이 불규칙한 그라피티의 형태로 뿌려져 있다. 최근 몇 년간 그는 키네틱 아트의 거장 ‘알렉산더 칼더’의 정통을 뒤엎는 대규모 알루미늄 조각들을 제작해왔다. 애런 커리의 그림에는 동시대적인 감각이 짙게 깔려 있으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경험하는 문화가 표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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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타바레스 스트라찬, 마리안 굿맨 갤러리
타바레스 스트라찬(1979년, 바하마)은 사회와 공동체를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작품에 인간의 열망과 한계를 담아낸다. 이를테면 바이러스 분자와 심해를 탐사하는 인간, 방호복과 괴랄한 탈을 쓴 인간의 이미지를 콜라주한다. 항공학, 천문학, 극한 기후학 같은 학문이 그 기저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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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조엘 메슬러, LGDR 갤러리
조엘 메슬러(1974년, 미국)는 패션, 음악, 오락 등 대중문화가 활발했던 1980년대 미국 문화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작품에 사용된 키치하고 밝은 소재와 과감한 색채는 1980년대 로스앤젤레스에서 젊은 예술가로 살아가던 조엘의 모습이 표현된 것이다. 어린 시절 추억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기억을 담은 조엘의 작품에서 당시부터 현재까지 대중문화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읽힌다. 하지만 밝은 무드만 다루지 않는다. 섬뜩하게 왜곡된 형상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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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제이슨 로아데스, 하우저 앤 워스 갤러리
제이슨 로아데스(1965~2006년, 캘리포니아)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를 결합한 조형물을 설치하는 작가다. 작품에 자본과 노동, 인종, 정치, 종교, 섹스, 성별 고정관념이라는 주제를 담아내는 그는 네온사인으로 문구를 만들어 의도를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도발적인 연출과 극단주의가 특징인 로아데스의 작품은 혼란스러움과 불협화음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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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얀 보, 샨탈 크루젤 갤러리
얀 보(1975년, 베트남)는 일상의 오브제를 활용해 정체성, 자본주의, 식민주의를 탐구한다. 캄보디아, 베트남 전쟁의 피해자였던 그는 유년 시절 베트남을 떠나 덴마크에 난민으로 정착했다. 드라마틱한 개인사와 혼란스러운 그의 정체성은 작업 세계에 큰 영향을 주었다. 얀보는 자전적인 작업을 하지만, 사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임을 능숙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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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데이비드 살르, 스카스테트 갤러리
데이비드 살르(1952년, 미국)의 작품은 생각을 끊임없이 유도한다. 특정 이미지를 제시하고 거기서 연상되는 또 다른 이미지를 제공하는 알레고리 형식을 활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살르의 ‘Tree of Life’ 연작은 다양한 상황과 관계에 놓인 남녀가 등장하는 삽화다. 분석 불가능한 이미지의 파편으로 이루어져 전적인 서사를 파악할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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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맥아서 비니언, 리만머핀 갤러리
맥아서 비니언(1946년, 미국)의 작품에서는 리듬감이 느껴진다. 유사한 구도와 색채, 반복되는 패턴은 그의 작업에서 핵심적인 요소다. 작가가 선별한 특정 사진이나 문서를 화폭 전체에 배치해 기하학적 패턴이나 반복적인 그리드를 만든다. 패턴과 그리드의 반복에는 작가의 경험이 결부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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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데미언 허스트, 화이트 큐브 갤러리
데미언 허스트(1965년, 영국)의 작품은 압도감을 선사한다. 삶과 죽음의 연관성에 대해 탐구하는 그는 거대한 스케일과 파격적인 오브제를 설치하여 관객의 이목을 끈다. ‘Ordinance’(2018)는 만다라에서 영감을 받았다. 우주의 이치와 원리를 담고 있는 만다라와 영혼을 상징하는 나비를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을 담아냈다. 거대한 스케일과 대비되는 원색들의 향연에선 경건함과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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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렌 라이곤, 토마스 대인 갤러리
글렌 라이곤(1960년, 미국)은 정치와 시사 문제에서 영감을 얻는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인권운동과 같은 특정 시대의 사회문화적인 역사를 조명한다. 글렌 라이곤은 단어, 의미 및 가독성에 초점을 맞춰 사회를 탐구한다. 글자는 의도적으로 얼룩진 모양으로 표현해 읽기 어렵도록 만든다. 무작위로 배치된 얼룩과 긁힌 자국은 의미와 질서가 파괴됨으로써 글자와 언어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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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파치타 아바드, 티나 킴 갤러리
풍부한 색상의 그림을 그리는 파치타 아바드(1946~2004년, 필리핀)는 모국 필리핀에서 오랫동안 존경받아왔다. 단추, 구슬, 조개와 같은 일상에서 발견한 여러 재료를 서사적으로 엮어 퀼트 기법으로 작업한다. 아바드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지역을 여행하며 다양한 예술 스타일과 전통을 혼합했다. 섬유예술과 재료 연구, 토착적 생활 방식에 대한 연구를 통해 작업을 발전시켰다. 아바드는 이민자, 난민과 같이 소외된 집단을 위해 목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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