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r
1 바이젠
위에서 아래까지 휜 형태로, 월드컵 트로피를 닮았다. 컵 하단보다 상단이 곡선 형태로 넓으면, 맥주 향을 중심으로 모이고, 거품이 오래 지속된다. 밀맥주는 다른 맥주보다 단백질 성분이 많아 쫀쫀하고 부드러운 거품이 잘 생긴다. 쫀득한 거품의 질감을 즐기기에는 바이젠 잔이 제격이며 바이젠 특유의 과일 향도 잔의 곡선을 타고 풍부하게 유지된다.
2 노닉 파인트
영국의 대표적인 맥주잔이다. 상단의 볼록 튀어나온 부분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 덕에 맥주잔이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며, 맥주잔을 겹쳐 쌓았다가 다시 빼내기에도 편하다. 임페리얼 스타우트처럼 지나치게 알코올 도수가 높은 맥주를 제외한 어떤 맥주와도 잘 어울리는 잔이지만, 가장 이상적인 맥주는 영국식 에일처럼 향이 강하고 탄산은 약한 것이다. 입구가 넓어 탄산이 장시간 유지되긴 어렵지만, 향이 쉽게 퍼지고 거품이 풍성하게 지속되기 때문이다.
3 필스너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의 잔은 맥주 거품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필스너 잔은 긴 역삼각 형태에 가까워 거품이 두껍게 유지된다. 진한 홉의 향을 전달하는 데 용이해 필스너와 어울리지만, 아메리칸 라거, 블론드 에일 같은 가벼운 맥주와도 잘 어울린다. 라거나 필스너의 금빛 사이로 피어오르는 화려한 버블을 감상하기에도 최적이다. 아랫부분이 날렵해 잔을 가볍게 들어 마시기에도 훌륭하다.
4 머그
가장 무난하고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잔이다. 뮌헨의 옥토버페스트 등 맥주 축제의 기본 아이템이다. 투박한 손잡이 덕분에 온도 전달이 차단되어 맥주가 시원하게 유지된다. 두꺼운 유리로 만들어 묵직한 게 단점이지만 단단하고, 많은 양을 담을 수 있다. 입구가 넓어 향이 쉽게 방출되기 때문에 옅은 라거 향을 맡기에 유리하다. 라거는 기본, 스코틀랜드 에일에도 적합한 잔이다.
5 튤립
바이젠 잔과 대조적으로 오목한 입구가 특징이다. 안쪽으로 모이는 형태의 볼에 반해 입술을 대는 림 부분은 바깥쪽으로 벌어지는 형태여서 입술이 닿았을 때 안정감이 있다. 벌어진 꽃잎 모양 덕에 음용 시 거품과 맥주를 함께 마실 수 있다. 스템이 짧아 잔을 바닥에 대고 스월링하기 좋고, 스월링이 향을 모으는 효과를 일으키므로 독특한 향의 부드러운 에일 맥주에 적합하다. 벨지안 골든 스트롱 에일이나 람빅 같은 벨기에 맥주와 잘 어울린다.
6 스니프터
본래 브랜디나 코냑처럼 도수가 높은 증류주에 자주 쓰이는 잔이다. 뚱뚱한 볼과 짧은 스템, 다른 잔에 비해 안쪽으로 오므린 림 형태는 맥주 향을 증폭시키는 효과가 높다. 하지만 림이 안으로 말려 있어 마시기 불편하므로 빠르고 반복적으로 마시는 맥주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임페리얼 스타우트나 올드 에일같이 알코올 도수가 높고 풍미가 풍부한 맥주와 합이 맞다. 스니프터의 가장 큰 장점인 향이 풍부해지는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맥주를 가득 채우지 않는 편이 좋다. 공기와 마찰을 일으키기 위함이다.
7 IPA 글라스
다른 맥주잔과 달리 밑동이 독특하다. 일정한 간격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온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러한 물결 모양은 맥주를 마신 뒤 잔을 내려놓을 때마다 기포를 발생시켜 마지막까지 거품이 유지되며, 탄산이 빠져나가는 속도를 늦춰 진한 IPA 향을 제대로 느끼기 좋다. 향을 더 증폭시키고 싶다면 와인 잔을 돌리듯 잔을 살짝 기울여 돌려준다. 그러면 맥주 표면과 공기가 충돌해 향이 되살아난다. 잔 두께가 얇아 차가운 맥주를 따르면 표면이 금세 차가워지며, 온도도 오랫동안 유지된다.
Wine
1, 4 부르고뉴
일반적으로 자주 쓰이는 보르도 잔보다 볼의 길이가 짧고 면적이 넓다. 넓적한 볼은 향을 잔 안에 풍부하게 가두며, 림은 비교적 좁아 향이 빠져나가지 않는다. 이 잔을 사용하면 와인의 향에 집중해 풍미가 훨씬 잘 느껴진다. 와인별 특징이 잘 드러나기 때문에 와인 초보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레드와인 중에서도 특히 향미가 가장 약한 피노 누아를 따라 마시면, 진정한 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 보르도
타원형의 튤림 모양으로, 대중적인 와인 잔이다. 보르도 와인은 타닌 성분이 강해 텁텁하고 드라이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보르도 와인 잔은 볼의 면적이 넓고 깊으며 입구는 살짝 좁다. 공기와의 접촉면이 넓어 특유의 텁텁함은 줄고 과일 향의 풍미는 높아져 다양한 와인 잔으로 사용해도 좋다.
3 몽라셰
볼이 상당히 크고 넓은 풍선 모양인 몽라셰 잔은 향을 방출시키기 쉽다. 잔에 코를 대지 않아도 공기 중에 퍼진 향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림에 입을 갖다댈 때 공기와 접촉하면 와인의 부드러운 질감이 더욱 강조된다. 공기와 섞인 와인을 입안에 굴리면 크리미하다. 잔의 면적이 넓어 와인이 혀끝에서 입천장으로 흘러 산미를 맛보기 쉽다.
5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화이트와인은 대개 차갑게 마신다. 이러한 화이트와인의 특성을 고려해 온도가 상승하지 않도록 레드와인 잔에 비해 볼이 더 좁고 오목한 U자형을 사용한다. 샤르도네나 소비뇽 블랑의 섬세한 꽃과 과일 향을 코로 즐기기 위해선 얇고 가늘며 긴 형태의 잔이 좋다.
Sparkling Wine & Whisky
1 디저트
볼 중심부의 양쪽이 볼록하고, 입을 대는 림 부분으로 향할수록 오목해 와인과 공기 비율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탁월하다. 디저트 와인 특성상 당도가 높은데, 아래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형태는 와인의 산미를 강조하여 단맛에 압도되는 것을 방지한다. 이러한 형태의 잔은 버블이 풍부한 스파클링 와인 잔으로도 적합하다.
2, 3 샴페인
스파클링 와인 잔의 형태는 대개 폭이 가늘며 길다. 다른 종류의 와인 잔에 비해 입구도 좁다. 따라서 스파클링 와인의 탄산이 일반 와인 잔보다 잘 유지된다. 스파클링 와인 잔은 오목한 형태와 직선으로 뻗은 플루트 형태로 나뉜다. 플루트 잔은 길고 입구가 좁아 샴페인의 넓은 쿠페 잔에 비하면 버블이 살아 있다. 하지만 입구부터 밑동까지 면적이 좁아 와인의 향미를 증폭시키는 기능은 떨어지고, 샴페인의 고소한 향과 감칠맛을 살리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비교적 오목한 튤림 형태는 플루트 잔의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다. 볼이 살짝 벌어져 샴페인이 공기와 맞닿는 표면적이 플루트에 비해 넓어 향미가 증폭된다. 잔의 입구는 다시 오목하게 좁아져 버블도 빨리 날아가지 않는다는 점이 차이다.
4, 5, 6, 7 위스키
위스키를 마시는 방법은 다양하다. 빠른 속도로 들이켜든지, 잔을 살살 돌려가며 향을 충분히 음미하든지, 온도를 낮추거나 물에 희석해 마시든지. (왼쪽부터) 샷 잔은 위스키를 재빠르게 목구멍으로 직행시키기 위해 몸통이 짧은 직선 형태다. 물컵과 닮은 텀블러 잔은 위스키만 음미하는 니트 혹은 얼음을 서서히 녹여 마시는 온더록스로 주로 활용한다. 밑동이 미세하게 오목한 텀블러 잔도 있지만 대개 평평하고 바닥부터 윗동까지 표면적이 직선으로 이어진다. 니트로 마실 경우 텀블러 잔의 3분의 1 정도를 위스키로 채우고, 온더록스는 여기에 크고 둥근 얼음만 넣으면 된다.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위스키 잔은 글렌캐런이다. 아래로 갈수록 볼록하고 공간이 넓으며 입구 부분으로 올라갈수록 오목해진다. 따라서 위스키 향을 깊게 음미하기 좋으며 테이스팅 글라스로도 훌륭하다. 글렌캐런 잔은 스템이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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