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에베 재단이 2016년 처음 신설한 로에베 재단 공예상은 장인정신이 깃든 브랜드의 유산과 가치를 공고히 하고자 창설되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너선 앤더슨은 이 행사로 동시대 문화 속에서 공예의 중요성을 알리고, 재능과 비전을 지닌 예술가들을 인정해 미래를 세워 나가고자 했다. 더불어 현대 공예 예술의 가치를 한눈에 보여줌과 동시에 1846년 공동 공예 워크숍으로 시작한 로에베를 향한 경의 또한 잊지 않았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2022년 로에베 공예상은 특히 중요했다. 최초로 우리나라를 시상식 무대의 장으로 삼았기 때문. 최종 후보 중 결승 진출한 15개 국가와 지역 출신의 작가들은 도자와 섬유, 가죽, 바구니 세공, 유리, 금속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 중엔 무려 7명의 한국 작가가 포함됐으며, 그 중심에 최종 우승한 정다혜 작가가 있다. 이번 수상은 한국인 최초 우승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정다혜 작가의 ‘성실의 시간 A Time of Sincerity’(2021)은 5백 년 된 모자 제작 기술을 고대 토기 형태와 결합한 기하학적인 디자인의 작품으로, 말총 공예를 접목해 섬세하고 견고하게 짠 바구니다. 심사위원단은 작가의 작품이 로에베 공예상의 가장 중요한 목표인 ‘전통을 되살리는 것’과 상통할뿐더러 작품의 섬세한 완성도, 투명성, 감도를 높게 평가했다.
로에베 공예상의 최종 후보로 선정된 작품은 7월 31일까지 서울공예박물관에 전시된다. 전통적인 양식과 현대적 관점의 조우, 세상을 구성하는 요소를 엮어내는 공예의 가치. 발 빠른 시대 변화와 혁신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본질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진귀한 자리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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