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동 아틀리에로의 초대
1643년부터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양초 제조업체이자 프랑스 왕실을 책임졌던 트루동 아틀리에로 초대받았다. 파리에서 3시간을 달려 노르망디에 위치한 트루동의 아틀리에에 도착했다.
트루동을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줄리앙 프루보스트는 캔들 제조 과정을 낱낱이 공개했다. 향의 원료를 연구하는 연구실부터 심지를 고정하고 왁스를 붓고 라벨을 붙이는 모든 과정을 말이다. 투명한 공정과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어떻게 하면 오랜 시간 태워도 연기와 그을림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향을 제대로 전할 수 있을까, 그들의 모든 고민은 ‘진정성’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예를 들면 캔들의 모양, 크기, 연소 특징에 따라 굵기와 짜임이 다른 심지를 사용한다. 80%만 채운 캔들 윗부분을 살짝 녹여 표면을 정리한 후 나머지를 채우는, 이 수고로운 과정을 오직 향을 제대로 전하기 위해 기꺼이 반복한다. 자이언트 캔들의 경우, 굳은 왁스를 드릴로 뚫고 빈 부분을 다시 가득 채워 굳히는데, 그들의 굳건한 신념이 두드러지는 대목이었다. 이들의 지독할 만큼 정교하고 정성스러운 태도를 국가에서도 인정하여 루이 14세, 나폴레옹, 마리 앙투아네트 등 역사적인 인물들을 조각할 수 있는 독점권을 부여하기도 했다. 그렇게 선보이게 된 작품이 바로 ‘버스트 컬렉션’이다.
세계 벌의 날
이날의 초대는 ‘세계 벌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진행됐다. 노르망디 ‘페르슈(Perche)’ 지역의 자연공원 일부에 위치한 트루동은 멸종위기종인 ‘유럽 흑벌’과 자연을 보호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캔들의 라벨에서 발견할 수 있는 슬로건이자 브랜드의 모토인 ‘벌은 신과 왕을 위해 일한다(Deo regique laborant)’라는 문구와 아주 긴밀히 연결된다.
이뿐 아니라 트루동의 시그너처 아이템인 ‘씨흐(CIRE) 캔들’ 매출의 4%를 이 프로젝트에 지원하고 있다. 노르망디에서 직접 마주한 트루동은 역사도, 캔들을 대하는 태도도, 자연을 지키려는 마음도 깊었다. 캔들에서 피어나는 짙은 향은 그들의 진심과 자부심이 투영된 산물이라는, 그 근원에 대해 깊이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KNOW-HOW
아틀리에 내의 연구실에서 개발과 실험을 거친 왁스와 향수를 섞는 과정부터 시작된다. 유리병 바닥의 중앙에 심지를 고정하고 왁스를 붓는 작업 역시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캔들 표면을 매끈하게 정리한 후 최적의 연소 상태를 만들기 위해 심지를 일정한 길이로 다듬는다. 유리병 중앙에 라벨을 붙이고 민트색 상자에 넣는 과정까지 모두 장인의 손길을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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