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INTERVIEW MORE+

구기 가이즈 #농구

마스크를 벗고 다시 뛰고 부딪치고 땀 흘리는 계절이 돌아왔다. 공을 쫓는 사람들을 만나 운동의 열기를 옮긴다. 선수들은 아니다. 본업은 따로 있고, 시간을 내어 운동하는 생활 스포츠인들이다 . 엔터테인먼트 종사자들과 국가대표로 구성된 배드민턴팀 ‘플라이하이’, 농구 좀 한다는 연예계 사람들이 모인 농구팀 ‘아띠’, 패션계 트렌드 리더들이 합심한 풋살팀 ‘팀 퍼스트 우먼즈’, 옷 문화와 패션 좀 아는 사람들의 ‘ACTG 테니스 클럽’까지. 이들의 열정만큼은 프로 못지않았다.

UpdatedOn May 29, 2022

/upload/arena/article/202205/thumb/51073-488749-sample.jpg

아띠 + 농구

아띠는 농구에 진심인 사람들의 둥지다. 2011년, 배우 서지석을 주축으로 연극배우 진인관 등이 합세해 결성됐다.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아띠는 함께한 시간만큼 팀워크가 단단하다. 모임은 일주일 단 하루, 목요일 밤이 되면 아띠 멤버들은 실내 농구 경기장으로 하나둘 모인다.

  • 이종환

    카메라를 들자 이종환은 덩크슛을 시도했다. 수백 번도 더 보여줄 수 있다며 몇 번을 반복했다. 이종환은 1999년에 데뷔한 23년 차 모델이자 배우다. 10대 시절 <마지막 승부>를 본 뒤 주야장천 농구 연습을 한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그는 아띠 농구팀원이 된 지 8년째다. 아띠에 영입된 데는 뮤지션 ‘양동근’의 힘이 컸다. 대학 시절, 한양대학교 농구장에 살다시피 했던 이종환은 동문 양동근의 눈에 띄었고 농구로 우애를 다졌다.

    둘 사이에는 또 다른 농구 고수가 존재했다. 전 국가대표 농구 선수 ‘조성민’이다. 셋은 자연스레 우정을 쌓았고 대학 시절 농구 코트에서 보냈다. 그러다 이종환은 양동근의 제안으로 아띠팀에 들어갔다. 농구로 채워진 삶을 살아온 그의 스포츠 정신은 테니스 선수였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 심지어 그의 동생은 프로 풋살 선수다. 아띠 농구팀원으로서 그의 목표는 단 하나다. “팀원들과 땀 흘리며 농구하고, 또 그저 사는 이야기하고. 오랫동안 이 관계가 이어지는 게 유일한 목표예요. 즐겁기 위해서 하는 거니까!” 아띠는 가족적인 분위기다.

    처음에는 연예인 농구팀이라는 타이틀로 꾸려진 팀이지만, 지금은 사회인 농구팀이다.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 돕는 공동체가 된 것이다. “무슨 일이 생기든 도움을 구할 수 있어요. 저 역시 도움을 주죠. 첫 만남 때 20, 30대였던 우리가 벌써 가정도 꾸리고 사회에서 자리를 잡았네요.” 모든 스포츠는 규칙을 알고 보면 더 재밌다. 농구가 변수 잦은 운동이라서 더욱 재미있다는 이종환은 60세를 넘어서도 아띠 팀원으로서 경기를 뛰고 싶단다. “조금 더 지나면 아띠는 시니어 선수단이 되어 있겠죠?” 이종환이 웃으며 말했다.

  • 진인관

    진인관은 열기로 익은 농구 코트를 가로지르며 연신 레이업슛을 던졌다. 그는 23년 차 연극배우다. 아침 6시에 기상해 수영하러 가는 진인관은 스포츠광이다. “하루라도 운동 안 하면 몸이 죄책감을 느껴요. 체력을 받쳐주는 건 정신이고 정신을 맑게 해주는 건 운동이죠.” 그는 여러 운동을 하지만 특히 농구에 진심이다. 농구에 대한 열정은 어릴 때부터 대단했다. “농구대잔치 아세요? 아니면 <슬램덩크>는요? 어릴 때 엄청 좋아했죠. 1990년대 프로 농구 선수들 경기는 빼먹지 않고 참관했죠.”

    배우 서지석과 함께 아띠 농구팀 창단 멤버이기도 한 그의 농구 생활은 길거리에서 시작됐다. 서지석과 진인관은 대학 시절 만났고 길거리 농구 크루에서도 함께였다. 크루는 오래가지 못했지만 대신 두 사람은 아띠를 결성했다. 처음 결성 당시 연예인을 주축으로 프로 선수들도 영입했다. 지금 아띠는 꽤 규모 있는 팀으로 거듭났다. 그는 경기 내내 하는 대화에서 에너지를 얻는다고 했다. “상대방 공격수를 놓치면 실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기 중에 대화를 많이 해요. ‘빨리 백코트해줘!’를 막 외치죠. 그럼 열정이 더 끓어올라요.”

    아띠의 성장은 연예인 농구대회 때 빛을 발했다. 농구는 센터 싸움이고, 센터의 강점은 선수의 피지컬에서 발휘된다. 하지만 걸출한 센터가 없는 팀 중 하나인 아띠는 약체로 평가됐고, 연예인 농구대회를 앞두고 아띠 팀원들은 이 악물고 훈련했다. 그리고 JYP ‘박진영’이 속한 ‘우리동네 예체능’ 농구팀과 연합을 맺어 ‘어벤저스’라는 이름으로 경기에 출전했다. “정말 어벤저스 같은 힘을 발휘했고 준우승을 거머쥐었어요.” 그렇게 아띠는 또 한 번 발전을 이루었다.

신혜인

땀으로 흠뻑 젖은 채 현란한 드리블을 선보이며 달리는 모습에 시선이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다. 아띠 팀원 사이에서 가장 돋보였던 신혜인은 ‘제2회 국제농구연맹 아시아 영위민 농구선수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준우승을 이룬 전 농구 선수이자 농구 코치다.

선수 생활을 은퇴한 뒤 학교를 다니다 농구 선수 출신 지인의 제안으로 아띠 생활을 시작했다.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은 30분 이상 못해요. 지겹고 무료하잖아요. 근데 농구 코트 안에선 몇 시간이고 뛸 수 있어요. 즐겁게 뛸 수 있어 생활 스포츠로도 아주 훌륭하죠.” 그는 인터뷰 직전까지 경기를 뛰다 왔던 터라 턱까지 차오른 숨을 뱉으며 말했다. 국가대표로서 느꼈던 경기의 압박이 없는 지금, 더 큰 즐거움을 발견했다고 한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쉽지 않다. 시간을 만들어내기도 어렵고, 체력 소모도 크다. 신혜인은 초등학교 3학년생과 7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인터뷰 당일, 아띠 농구팀 셔츠를 입은 그의 아이는 코트 밖 벤치 구역에서 엄마 경기를 예리한 눈빛으로 관람하고 있었다. 신혜인은 아이를 키우는 일이 등교시키기와 학원 데려다주는 일상의 반복이라고 한다. 엄마 입장에서 세상의 엄마들에게 생활 체육의 영향력을 말해주고 싶단다.

“일주일에 단 한 번, 목요일에 친한 사람들과 뛰는 두 시간가량의 경기가 삶에 큰 에너지가 되죠. 주부들은 농구를 하지 않잖아요. 농구는 아마추어든 주부든 누구나 할 수 있는 즐거운 스포츠임을 알려주고 싶어요.”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정소진
Photography 정철환

2022년 06월호

MOST POPULAR

  • 1
    무한한 이태구
  • 2
    TRANS FORMS
  • 3
    THE ORIGINALITY
  • 4
    즐거웠다 주술회전
  • 5
    Attitude

RELATED STORIES

  • INTERVIEW

    <아레나> 12월호 커버를 장식한 세븐틴 조슈아

    캐시미어 브랜드 배리와 함께한 조슈아의 <아레나> 12월호 커버 공개!

  • INTERVIEW

    장 줄리앙과 장 줄리앙들

    프랑스 낭트 해변가에서 물감을 가지고 놀던 소년은 오늘날 세계에서 유명한 화가 중 한 명이 됐다. 100만 명 넘는 팔로워가 주목하는 작가, 장 줄리앙이다. 선선한 공기가 내려앉은 초가을. 장 줄리앙이 퍼블릭 가산에서 열리는 새로운 전시 <장 줄리앙의 종이 세상>을 위해 서울을 다시 찾았다. 전시 개막 첫날 저녁, 우리는 장 줄리앙을 스튜디오로 초대했다. 새하얀 벽 앞에 선 그는 어김없이 붓을 들었고 자신이 그린 또 다른 장 줄리앙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이어지는 대화는 장 줄리앙이 보여주고 들려준 그림 이야기다.

  • INTERVIEW

    무한한 이태구

    배우 이태구가 <끝내주는 해결사>에서 미워할 수 없는 미소를 지었을 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에서 비밀을 숨긴 채 정의로운 척 굴던 때도, 이태구의 모든 얼굴이 좋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이 좋아하는 얼굴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한다. 아직 우리가 보지 못한 그의 모습이 무궁무진하다.

  • INTERVIEW

    오늘을 사는 김정현

    촬영이 있어도 아침 운동은 꼭 하려고 한다. 여전히 촬영장엔 대본을 가져가지 않는다 . 상대 배역을 잘 뒷받침하는 연기를 지향한다. 숲보다 나무 하나하나에 집중한다. 대본을 더욱 날카롭게 해석하고 싶다 . 그리고 이 순간을 감사하게 여긴다. 배우 김정현의 지금이다.

  • INTERVIEW

    김원중의 쓰임새

    모델왕이라 불리는 남자. 15년 차 베테랑 모델 김원중이 신인 배우로 카메라 앞에 섰다. 모니터 속 김원중은 프로 중의 프로였지만, 그는 여전히 현장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공개를 앞두고 배우 김원중이 들려준 이야기.

MORE FROM ARENA

  • REPORTS

    Trend 100(51~100)

    2016년의 트렌드를 100개의 키워드로 정리했다.

  • REPORTS

    건축가 몽타주

    건축가 최욱의 깊이를 알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새벽이 될 때까지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 FASHION

    '신'선하도다!

    9개 브랜드에서 갓 잡아온 생생한 슈즈들.

  • FASHION

    House of Cashmere

    자연과 사람의 온기를 지닌 궁극의 캐시미어 소재를 만드는 브랜드 다섯.

  • FASHION

    MY STORY, MY PLAY

    지금 가장 치열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3인의 골퍼들을 만났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