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 Pacino + Saint Laurent
매 시즌 캠페인의 얼굴로 배우 및 셀러브리티를 내세우는 생 로랑. 그렇다 보니 그들의 캠페인은 패션 광고라기보다 일종의 캐릭터 연구에 가깝다. 아무런 기교 없이 촬영한 담백한 흑백사진 속 인물들은 마치 독백 연기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번 시즌 생 로랑은 알 파치노를 모델로 내세웠다. 데이비드 심슨의 카메라 앞에 선 81세의 대배우에게는 화려한 옷도, 거추장스러운 포즈도 필요 없었다. 미사여구 없이 오랜 관록과 오라만으로 완성된 사진은 그 어떤 캠페인과 비교해도 묵직했다.
Elliot Page + Balenciaga
기발한 상상을 선보이는 발렌시아가의 2022 여름 컬렉션은 두 가지 방식으로 소개했다. 유르겐 텔러, 뎀나 바잘리아, 엘리자 더글라스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셀럽들이 레드 카펫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것. 다른 하나는 이들이 극장으로 입장하여 심슨의 스페셜 에피소드인 <더 심슨 발렌시아가>를 보는 것이다. 실제 시상식을 방불케 하는 콘셉트인 만큼 배우도 등장했다. <주노> <인셉션>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엘리엇 페이지가 그 주인공. 몇 해 전 커밍아웃 후 가슴 절개 및 성전환 수술로 이름까지 바꾼 엘리엇 페이지는 곳곳이 해진 검은색 더블브레스티드 재킷을 입고 레드 카펫에 들어섰다. 그는 이번 컬렉션보다 조금 앞서 열렸던 2021 멧 갈라에서도 발렌시아가의 턱시도를 입은 바. 한동안 발렌시아가의 캠페인에 종종 그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Macaulay Culkin + Gucci
많은 이에게 할리우드는 동화와 꿈의 상징이다. 알렉산드로 미켈레 역시 어린 시절부터 할리우드와 배우들을 동경했다. 그런 그가 2022 S/S 쇼의 무대를 할리우드로 택한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그는 할리우드를 그리스 신전에 비유하고, 그곳의 배우들을 신화 속 올림푸스 신들이라 칭했다. 할리우드에 대한 찬양으로 꾸며진 쇼에 실제 배우들이 빠질 수 없을 터. 미켈레와 구찌의 오랜 뮤즈 자레드 레토부터 알린 코디 스밋맥피, 제러미 포프까지 쇼의 모델로 참여했다. 무엇보다도 오랜만에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맥컬리 컬킨이 반가웠다. 그는 할리우드의 악동답게 자유분방한 하와이안 셔츠와 금색 실크 블루종을 입고 자신만만한 태도로 캣워크를 걸었다. 여러 구설수가 따라다닌 그이기에 그 모습이 마치 지상으로 추락했다 할리우드란 신전으로 당당하게 돌아온 영웅 같았다.
Lee Minho + Boss
50년 만에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한 보스는 그 일환으로 이번 시즌 캠페인에 여러 셀럽을 캐스팅했다. 모델 켄달 제너와 헤일리 비버, 래퍼 퓨처, 복서 앤서니 조슈아와 함께 한국 배우 이민호가 포함됐다. ‘#BeYourOwnBOSS’란 테마를 주제로 주체적인 삶을 사는 인물들이 보스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새 디자인을 표현한 것. 50년 만에 바뀐 볼드하고 젊어진 새로운 로고와 함께 이민호를 비롯한 각 인물의 여러 캠페인을 다각도로 보여줄 예정이라고.
Tom Holland + Prada
프라다의 새 시즌 캠페인 주인공은 현재 가장 뜨거운 남자 톰 홀랜드다. 이번 캠페인의 주제인 ‘인 더 무드 포 프라다(IN THE MOOD FOR PRADA)’는 가상의 캐릭터와 인물이 아닌 자신 본연의 내적 분위기와 감정을 전달하는 거다. 순간적인 행동과 반응, 옷을 입고 벗는 사소한 모습을 통해 사람과 옷 사이의 긴밀함을 표현한다. 톰 홀랜드 역시 비록 카메라 앞이지만 연출되지 않은 지극히 평범하고 사소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모든 일상의 이미지들이 연결되고, 이러한 순간이 만나 영화적 장면을 이룬다. 그가 연기하는 슈퍼히어로처럼 영화 속 캐릭터는 비록 가상의 인물이지만 배우의 인간미로부터 만들어가는 점이 연기의 힘이란 걸 보여준 캠페인이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