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위원 이정수 / 쇼트트랙
현역 쇼트트랙 선수의 해설만큼 선수 입장을 잘 설명할 수 있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이정수는 스포츠토토빙상단 소속 선수이지만,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해설위원으로 단상에 오른다. 그는 섣부른 예측보다는 선수를 위하는 따듯한 마음이 먼저고, 단순히 경기를 읽어주는 게 아닌 우리나라 선수들을 말과 응원으로 서포트하고 싶다고 했다.
현역이라서
현역 선수가 해설위원이 된 경우는 제가 최초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아직 선수로서 활동하고 있어 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들은 제 후배이자 동료들이에요. 여전히 함께 운동하고 경쟁하는 선수들을 해설하게 된 만큼 세세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봐요. 몇몇 선수들은 눈빛만 봐도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갈지 알 만큼요. 올림픽은 엄청난 긴장과 압박이 따르는 무대잖아요. 우리 선수들이 올림픽을 축제처럼 즐기고 좋은 성과를 내도록 응원하려고요.
주목하는 선수
쇼트트랙 황대헌 선수는 두 번째 올림픽 참가이기도 하고,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준수한 성적을 낸 만큼 잘할 거라 믿어요. 부상을 딛고 다시 기세가 좋은 최민정 선수도 마찬가지로 기대하고 있고요. 그 외 저와 동갑내기인 곽윤기 선수가 계주에서 맏형이자 주장을 맡고 있는데, 믿음직해요. 동료이자 해설위원으로서 우리나라 선수들을 잘 서포트하는 것도 해설위원의 역할이라 생각해요.
따듯하게
선수로서 제 경기 영상을 다시 보기는 해도, 해설을 유심히 듣지는 않아요. 제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알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는 선수들이 예민하게 반응할 만한 말은 안 하려고 해요. 따끔한 지적은 감독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쇼트트랙이 ‘효자 종목’이라는 것은 옛날 말이에요. 요즘은 선수들의 수준이 높아져서 메달을 딸 확률이 예전보다 낮아졌죠. 국민의 기대는 높지만 경쟁이 더 치열해진 올림픽에서 선수들을 보호해주고 싶어요. 해설위원으로서 쇼트트랙이라는 종목을 이해하기 쉽게, 선수들을 잘 설명하는 게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제 임무라고 생각해요.
섣부른 예측은 없다
해설위원이 경기 결과를 예측한다는 건 선수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어요. 시국도 시국이고, 여러모로 조심스러운 상황에 선수들의 압박감은 상당할 테니 저는 섣부른 예측은 안 하려고 해요. 그리고 세계적으로 선수들의 수준이 상향평준화되어 예상이 잘 안 되기도 하고요.
2022년
팬데믹 때문인지 올림픽이 부쩍 빨리 돌아온 기분이에요. 해설위원 역할을 잘 마치고, 선수단으로 복귀해 다시 열심히 해야죠. 올해는 가족과 더 즐겁게 보내려고 해요.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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