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거 르쿨트르와 함께한 단편 영상 <터닝 포인트>가 공개됐다. 니콜라스 홀트의 인생 전환점은 언제였나?
너무 많지만 커리어로서는 어린 나이에 배우가 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어바웃 어 보이>가 큰 전환점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아버지가 된 것이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 많이 변했다.
<더 그레이트>에서 러시아 황제 역할을 소화했다. 분노 조절 장애가 있는 악역을 연기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역할을 인도적으로 표현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 그는 분명 완전한 악당이지만 토니 맥나마라 작가의 글을 읽고 캐릭터가 미성숙하고 불친절할 수밖에 없었던 환경과 특성을 탐구할 수 있었다. 역할 탐구는 배우로서 정말 재밌다고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파고들면 캐릭터에 더욱 공감할 수 있고 매료되기 때문이다.
역할에 집중하기 위한 루틴이나 팁이 있다면 무엇인가?
인물 접근 방식에 정해진 공식은 없다. 연출자와 연기해야 할 캐릭터가 누구인지, 또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에 따라 루틴은 바뀐다. 예를 들어 앞서 말한 토니 맥나마라 작가의 글은 대화가 매우 구체적이고 대사에 쓰인 단어와 구두법을 지켜야 작품의 리듬을 살릴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감독님들과의 작업에서는 대본에 상황만 간략히 묘사되어 있는 경우도 많아 나머지는 배우들이 즉흥적으로 연기해야 한다. 접근 방식이나 루틴이 매번 변한다는 점은 내가 연기를 더 즐길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별히 흥미롭거나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캐릭터가 있을까?
결점이 있는 역할이다. 처음에는 미워했다가 나중에는 애정이 생기고 연민이 들어, 결국 그들의 터무니없는 행동에도 웃게 만드는 인물이 있다. 한 인물에 그런 모습이 모두 들어 있다면 정말 좋겠지.
순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나이가 들어갈수록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매 순간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니콜라스 홀트에게 가장 큰 행복을 주는 순간은 언제인가?
이 질문과 관련된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인간은 나이를 먹을수록 살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하더라. 그러니 시간의 속도를 느끼는 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다양한 순간을 명확하게 보고 싶다. 과거 어린 시절 있었던 순간들을 생각해보면 ‘정말 소중한 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그 사실을 몰랐으니까. 더욱 현명해져서 내가 경험하는 순간들을 인지하는 동시에 그 순간들에 감사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리베르소가 올해 탄생 90주년을 맞았다. 리베르소의 어떤 면이 매력적인가?
변함없는 우아함과 디자인은 여전하지만 유독 리베르소 ‘듀오페이스’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며 뒤집었을 때 나타나는 두 개의 타임존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뒷면에 메시지를 새길 수 있는 ‘모노페이스’도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리베르소 뒷면엔 아들의 이니셜을 새겼다. 이 리베르소는 아들에게 물려줄 좋은 가보가 될 것이다.
순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방법은 뭘까?
주변과 나 자신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다. 휴대전화를 비롯해 날 둘러싼 모든 것과 거리를 두려 한다. 방해받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현재에 존재해야 순간을 즐길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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