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에 근접한 전기차
➊ 현대차 아이오닉 5 기반의 레벨 4 자율주행차
공상과학 영화에 가장 근접한 기술, 자율주행이다. 올해 상반기 서울 도심에서 레벨 4 자율주행 시범 서비스가 시작된다. 대상 차량은 현대차 아이오닉 5다. 관련 소식은 서울모빌리티쇼에 마련된 현대차 전시관에서 확인했다. 전시관에는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라는 콘셉트로 현대차의 미래 비전이 펼쳐져 있었다. 테마는 지속가능성과 로보틱스, 신규 모빌리티 등인데, 그중 전기차와 자율주행은 현대차가 보편적 안전과 선택적 편의를 철학으로 삼고 개발해온 분야다. 현대차의 자율주행 레벨 4 기술을 살펴보면 이렇다. 차량의 자동화된 시스템이 도로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한 다음 차량을 제어한다. 비상시에도 운전자 개입이 없어야 진정한 레벨 4 수준이다. 자율주행 레벨 4 수준에선 자동차가 목적지까지 알아서 주행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도로가 크고 넓은 미국에서는 가능하다는데, 서울에서도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상식을 초월하는 빌런들로 가득한 서울 도로에서 아이오닉 5의 자율주행에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지켜봐야 한다. 그래서 이번 시범 서비스는 서울에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 지구를 선정하고, 해당 지역에서만 ‘로보라이드(RoboRide)’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한다. 즉 이번 시범 운영은 자율주행 레벨 4 기술을 복잡한 도심에서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자율주행을 더 고도화하기 위한 연구개발 목적의 서비스라고 볼 수 있겠다. 자율주행이 실현될 날이 왔다. 거의 다 왔다.
혁신적인 디스플레이
➋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S MBUX 하이퍼스크린
한 번 꽃은 영원한 꽃이라던데, 프리미엄 시장에도 통용되는 말일까. 전기차 시대로 접어드는 지금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메르세데스- 벤츠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에 맞는 전기차를 공개했다. 럭셔리 전기 세단 더 뉴 EQS는 메르세데스- EQ의 첨단 기능들이 집약된 최상위 모델이다. 전기차 전용으로 개발한 모듈형 아키텍처나 양산차 중 가장 낮은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한 것이나, 강력한 주행 성능 등 언급할 것은 많지만 여기서는 인공지능만 주목하겠다. 더 뉴 EQS는 차세대 인공지능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 하이퍼스크린’이 최초로 적용된 차량이다. ‘MBUX 하이퍼스크린’ 같은 것은 기존 차에는 없었다. 영화에도 없었고, 어디서 들은 적도 없다. 일체형 와이드 스크린 형태의 계기판 패널이 운전석과 보조석, 중앙 콘솔 자리까지 물결처럼 덮여 있다. OLED 디스플레이로 제작해 선명하고 색 재현이 자연스럽고 얇은 데다 휘어지기까지 한다. 그래서 디스플레이가 물결처럼 1열을 뒤덮을 수 있었다. MBUX 하이퍼스크린은 운전석과 보조석, 중앙 디스플레이 3개의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통합된 곡선형 패널 형태다. MBUX 하이퍼스크린 조작은 스마트폰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더 큰 장점은 햅틱 피드백을 제공한다는 점. 유리에 가해지는 손가락 압력에 따라 반응이 달라 기계식 스위치와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다. MBUX 하이퍼스크린은 OLED 활용법의 예시가 될 것이다. 이후 등장할 차량들이 OLED를 어떻게 사용할지 기대된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보이느냐보다 얼마나 잘 알아듣냐일 것이다. 업그레이드된 2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전 좌석에서 음성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뒷좌석에서도 음성 명령으로 선루프나 창문을 여닫고, 내비게이션 사용이나 뉴스 검색, 가벼운 농담 같은 것도 된다. MBUX에는 사용자 프로필을 저장할 수 있다. 사용자 프로필은 지문과 음성인식, 얼굴인식 등 생체 인증 방식으로 불러온다. 넷플릭스처럼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는 벤츠다.
아름다운 스포츠카
➌ 마세라티 MC20
MC20는 여느 마세라티와 다르다. 기블리나 콰트로포르테와는 생김새도 분위기도 다르다. 그래서인지 MC20가 브랜드에서 맡은 역할은 변화의 기점이다. 마세라티의 정체성과 헤리티지를 재정립하는 상징적인 모델이다. MC20는 엔진부터 다르다. 신형 V6 3.0L 네튜노(Nettuno) 엔진이 장착됐다. 마세라티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완전히 새로운 엔진이다. 최고출력 630마력에 최대토크 73.4kg.m, 0-100km/h 2.9초, 최고속도 325km/h를 발휘하는 엔진이다. F1에서나 볼 법한 기술이 마세라티 네튜노 엔진에 적용됐다. 모데나에서 만든 네튜노 엔진은 현재 생산되는 V6 엔진 중 가장 강력하다. 아름다운 엔진을 품은 MC20는 생김새도 아름답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전체 섀시는 탄소섬유와 복합소재로 제작했다. 위로 열리는 버터플라이 도어를 열면 문 안쪽에서 탄소섬유가 발견된다. 디자인은 과하지 않다. 공기저항계수를 낮추는 데 충실한 디자인이다. 보닛과 측면의 에어 인테이크가 바람이 MC20를 어떻게 타고 흐르는지 연상하게 만들어준다. 기능성 중심의 설계지만 심미성은 잃지 않았다. 아름다움을 지킬 줄 아는 능력이 마세라티답다. ‘국제자동차페스티벌’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포츠카에 선정됐다고 하는데, 서울모빌리티쇼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스포츠카였다. 올해 국내 시장에서도 가장 아름답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의외의 기대작
➍ BMW i4 M50
BMW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i4를 공개했다. 중형 세그먼트로 출시되는 BMW 최초의 순수 전기차다. 4도어 쿠페 형태고, 비율은 4시리즈 그란 쿠페와 유사하다. 실내에는 12.3인치 디스트루먼트 디스플레이와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 등 최신 디자인 언어를 적용했다. 주목할 것은 스포티한 성능이다. 차체 하부 두께가 110mm에 불과하다. 초슬림형 고전압 배터리가 하부에 배치되어 3시리즈 세단보다 57mm나 낮은 무게중심을 갖췄다. 비틀림 강성이 높고, 차체는 가벼우며, 공기역학 성능도 뛰어나다. 이게 다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서울모빌리티쇼에서 i4 기반의 M 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BMW i4 M50은 최초의 순수 전기 M 모델이다. 새로운 5세대 전기 구동계가 적용됐다. 최대 205kW의 충전 용량과 195kW의 회생제동을 발휘해 효율이 매우 높다. 구동력도 기대된다. 전륜에는 258마력, 후륜에는 313마력 모터가 각각 탑재됐다. 시스템 최대 출력이 544마력에 달한다. 0-100km/h까지 단 3.9초 만에 가속한다. 강력한 만큼 에너지를 많이 쓴다. i4 M50의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i4 eDrive40보다 51km 짧은 378km다.
완벽한 세대교체
➎ 아우디 A6 e-트론 콘셉트
아우디의 순수 전기차는 SUV, 스포츠카, 세단 순으로 등장하고 있다. 아우디는 2020년 e-트론 55 콰트로에 이어 지난해 RS e-트론 GT를 공개했다. 그리고 서울모빌리티쇼에서는 아우디의 스테디셀러 세단인 A6를 기반으로 한 순수 전기차 A6 e-트론 콘셉트를 선보이며 전 영역에서 고르게 세대교체를 이뤄가고 있다. 전시 부스에는 Q4 e-트론, A3 세단 35 TFSI 등도 함께 전시됐다. 그래도 주인공은 아우디 A6 e-트론 콘셉트였다. 아우디 A6 e-트론 콘셉트는 순수 전기 구동 프리미엄 스포트백 콘셉트카다. 루프 라인이 매끈한 유선형인 스포트백 디자인은 아우디 디자인 기조다. 스포트백 디자인을 제외하면 이전과 다르다. 더 많은 선들이 유려하게 새겨졌다. 보닛은 볼륨감이 생겼고, 날카로운 캐릭터 라인보다 부드러운 선들이 적용됐다. 가느다란 헤드램프와 얇은 사이드 카메라는 부드러운 이미지를 날카롭게 자른다.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 자리를 채운 패널은 그릴 형상이 새겨져 입체적이다. 또한 좌우 검정 에어 인테이크를 더욱 강조하는 역할도 한다. 아우디 A6 e-트론 콘셉트는 아우디의 미래형 PPE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산되기에 의미가 깊다. 새로운 플랫폼이 새로운 세대를 만든다. 아우디 A6 e-트론 콘셉트가 세대교체의 전환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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