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ASHION MORE+

에르메스의 우주적 시계

에르메스에게는 시간마저 오브제다. 새롭게 선보인 ‘슬림 데르메스 스켈레톤 룬’에는 그동안 에르메스가 시계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가 모두 집약됐다.

UpdatedOn December 07, 2021

3 / 10
/upload/arena/article/202112/thumb/49714-474058-sample.jpg

 

흔히 ‘명품’이라 불리는 수많은 패션 하우스가 손목시계를 선보이지만 시계 마니아들이 인정하는 건, 에르메스 뿐이다. ‘패션 시계’가 아닌 제대로 된 ‘하이앤드 시계’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에르메스 워치의 역사는 무려 1912년으로 거슬러 오른다. 이후 럭셔리 시계 브랜드와의 교류로 다양한 시계를 선보이다 1978년 스위스 비엔에 시계 부문 자회사이자 매뉴팩처인 ‘라 몽트르 에르메스’를 설립하면서 전문 시계 제조사로서의 역량을 갖추기 시작했다. 시계의 ‘심장’이라 불리는 무브먼트 제작에까지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이후에도 에르메스는 시계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03년에는 연간 3만5천 개의 무브먼트를 생산하는 메뉴팩처 보셰(Vaucher)의 지분을 인수한 것을 비롯, 2012년에는 다이얼 제조사 나테베르, 2013년에는 케이스 제조사 조세프 에랄드를 잇달아 사들였다. 또한 2006년에는 ‘라 몽트르 에르메스’ 매뉴팩처 내에 가죽 스트랩 공방을 따로 마련해, 에르메스 가방에 사용하는 최고급 가죽으로 시계 스트랩을 제작하고 있다. 럭셔리 워치 메이커 중 스트랩 가죽 선별부터 마감까지 인하우스로 생산하는 브랜드는 현재까지 에르메스가 유일하다.

이런 과감한 ‘투자’가 만들어낸 결실이 바로 ‘슬림 데르메스 스켈레톤 룬’이다. 2015년 처음 탄생한 에르메스의 ‘슬림 데르메스’ 라인은 그동안 퍼페추얼 캘린더와 GMT 등 다양한 버전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새롭게 출시한 ‘슬림 데르메스 스켈레톤 룬’은 에르메스가 시계 분야에서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가 모두 집약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모델이다. 우선 무브먼트가 훤히 드러나 보이는 스켈레톤 방식으로 시계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뿐 아니라 시계에 장착된 ‘울트라 신 오토메틱 무브먼트 H1953’은 더블 문페이즈를 품었다. 6시 방향을 장식한 두 개의 달은 에르메스가 표현하고자 하는 우주적이고 꿈같은 시간을 본떠 디자인됐다.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간결하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upload/arena/article/202112/thumb/49714-474059-sample.jpg

시계를 구성한 소재 또한 예사롭지 않다. 지름 39.5mm의 무광 티타늄 케이스는 비드 블래스티드 마감 처리하고, 플래티넘 베젤과 화이트 골드 크라운을 얹어 소재의 차이에서 오는 미묘한 빛과 질감의 대비를 강조했다. 무광과 광택 마감이 교차하는 짙은 색조의 스켈레톤 다이얼은 기계적인 매력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 위를 수놓은 푸른빛의 시곗바늘과 악어가죽 위에서 빛나는 스티치는 아름다움의 ‘방점’을 찍는다. 당연한 얘기지만 정교하게 움직이는 무브먼트와 스트랩은 모두 에르메스 시계 공방 장인의 손에서 탄생했다. 한마디로 에르메스 워치의 ‘정점’에 위치한 타임피스랄까. 한 해를 보내며 시계 구입을 계획 중이라면, 구매 리스트 가장 상단에 올려두고 고민해봐도 좋은 모델이다.
문의 02-542-6622(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이승률

2021년 12월호

MOST POPULAR

  • 1
    ‘레페 1839’가 전하는 가치
  • 2
    신세경 향수, '제라늄 젬' 출시
  • 3
    기념하고 싶었어
  • 4
    애인의 취미
  • 5
    Shaving Ritual

RELATED STORIES

  • FASHION

    Attitude

    배우 이동휘가 아스페시 2024 F/W를 대하는 이토록 여유로운 눈빛, 표정, 몸짓.

  • FASHION

    무적의 부츠

    추위에도 끄떡없는 겨울 부츠 5

  • FASHION

    Doppelganger SYNDROME

    그가 머문 자리에 또 다른 그가 머물렀다.

  • FASHION

    NO BOUNDARY PEOPLE

    일상적 클리셰를 벗어난 낯설고 흥미로운 사람들.

  • FASHION

    THE OFFICIAL AFTER HOURS

    어둠이 드리운 사무실에서 포착한 의뭉스러운 움직임.

MORE FROM ARENA

  • FASHION

    The Padding Guide #1

    패딩을 혹한에만 입는다는 건 옛말이다. 겉과 속을 넘나드는 디자인 변화에 초경량 기술을 더해 패딩은 전천후 아이템이 됐다. 무엇을 살까 고민 중이라면 지금이 적기란 얘기다.

  • INTERVIEW

    사랑한다면 티파니처럼

    배우 티파니가 서울에 왔다. 갑작스레 폭설이 내린 밤 티파니가 연기에 대한 애정을 고백했다.

  • FASHION

    STAY A CHILD

    다시 돌아가고 싶은 어린 시절, 새파랗게 천진난만한 우리.

  • FASHION

    Sunset

    저물녘의 부드러운 빛, 자연스레 풀리는 옷차림.

  • LIFE

    사랑했던 목소리

    반복해서 듣던 음악에는 그 시절의 기억이 담긴다. 사랑하고, 사랑받던 시절 들은 음악들을 소환했다.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보컬들이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