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HOMER
옷 잘 입는 뮤지션 프랭크 오션이 앨범 대신 브랜드를 론칭했다. <일리아드> <오디세이>를 쓴 위대한 시인 호메로스에게 영감받은 ‘호머(homer)’가 바로 그것.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로 호메로스가 파피루스에 역사를 새겼듯, 프랭크 오션 또한 역사를 돌에 조각해 새긴다는 함축적 의미를 내포한다. 신화적인 브랜드명에 걸맞게 호머의 방향성은 프랭크 오션이 어린 시절 꿈꿨던 환상과 집착에서 기인한다. 팝한 에나멜과 비즈 장식을 비롯해 18캐럿 골드, 스털링 실버, 다이아몬드 등의 폭넓은 보석류로 각양각색의 주얼리 디자인을 전개한다. 뉴욕에서 디자인하고 이탈리아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데, 가격은 1백만원대부터 20억대까지 다양하다는 후문. 실제 프랭크 오션은 한 인터뷰에서 호머가 까르띠에보다 저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본인의 이름값으로 돈을 벌기보다 지속가능한 예술 세계를 표출하고 싶음을 드러낸 대목이다. 각 주얼리 디자인마다 의미를 담았으며, 1백60페이지 분량의 카탈로그 작업을 위해선 사진가 타이론 레본과 프랭크 오션이 직접 카메라를 들었다. 감도 높은 비주얼의 캠페인 카탈로그는 벌써부터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또한 카탈로그 비주얼을 통해 예견한 것처럼 그와 오랜 기간 유대감을 형성한 프라다와의 협업도 선보인다. ‘프라다 포 호머 1’ 컬렉션은 그가 2019년 멧 갈라에서 착용한 검은색 프라다 아노락과 유사한 민트색 아노락, 백팩, 그리고 벨트 백으로 꾸려졌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뉴욕에 위치한 호머 스토어에서만 구입 가능하다는 것.
2 PORT TANGER
많은 디자이너들이 영감의 지역으로 삼는 모로코. 선글라스 브랜드 포트 탱거의 기원도 모로코의 항구 도시 탕헤르(Tanger)에서 시작한다. 탕헤르는 대서양의 부서지는 파도가 지중해의 잔잔한 물과 만나는 교착점이자, 아프리카와 유럽의 관문인 곳. 무어 양식 건축물을 배경으로 재즈 바, 메디나, 음악가와 상인들의 이야기가 뒤섞인다. 프라다의 아트 디렉터 다니엘 슈마나(Daniel Sumarna)와 아이웨어에 일가견 있는 빌리아 펠라(Bilal Fellah)는 이러한 탕헤르의 이야기를 선글라스에 담아냈다. 프레임 양쪽에 6개의 포인트가 화살표 모양으로 배치됐는데, 좌측의 3점은 탕헤르의 향수, 전통, 장인 정신을 상기시키고, 우측의 3점은 희망, 디자인, 문화를 소중히 여긴다는 의미를 전한다고. 다니엘 슈마나는 자신의 본업을 십분 발휘해 포트 탱거를 전개한다. 그와 함께 프라다의 비주얼을 합작한 사진가 및 스태프들과 감각적인 캠페인 사진을 뽑아내는 한편,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이미 수많은 셀럽들의 파파리치 사진에서 포트 탱거가 손쉽게 발견됐고, 얼마 전 열린 멧 갈라에선 에이셉 라키가 착용하기도 했다.
TE-KET
<아레나>와 친분 두터운 모델 박경진과 비주얼 디렉터 천혜민이 의기투합한 테켓(Teket). MTV 세대가 입을 법한 복고적인 무드를 물씬 풍기는데 발상이 꽤 귀엽다. 각 제품군마다 붙은 이름엔 하나같이 의미가 있다. 이를테면 테켓이란 가상의 전자 회사에서 만든 IT 티셔츠, 테켓을 방문하는 법을 친절하게 적은 웰컴 티셔츠 등이 그것. 부러 복고적인 느낌을 살리려고 티셔츠와 모자 및 컵, 심지어 패키지에도 로고와 이미지를 가득 담았다. 매거진 커버의 느낌을 살린 캠페인마저도 빈티지하며, 앞으로 스웨트 셔츠 및 바서티 재킷도 전개할 예정이라고. ‘Te-ket의 첫 번째 플랜이 궁금하다면 찾아오세요’. 테켓이 궁금하다면 소개 문구를 따라 방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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