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선 길을 잃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방이 광활하니까. 모래로 이어진 수평선.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때도 있을 거다. 사막에선 노을을 보며 방향을 감각한다. 어디가 서쪽이고 북쪽인지 해가 질 때야 이해한다. 밤이 오면 또 어떤가. 별자리를 읽을 줄 안다면 지금 내 인생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테지만, 우주를 본 적 없는 세상에 태어났으니 나는 지금 내 삶의 어디쯤에 위치했는지도 이해하지 못한다. 사막을 가고 싶었던 것은 방향을 갖기 위해서였다. 사막 한가운데서 방향을 알아내는 덴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나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서울에서 치열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옳은 선택일까. 어디로 터를 옮겨야 할까. 무얼 봐야 할까. 해가 지고 별이 떴다. 아침이 밝이오기 전에 결정을 해야 한다. 어디로 갈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20대에 그러했듯 30대에도 40대에도 우리는 결정해야만 한다. 사막을 다녀온 사람들은 무엇이 현명한 선택인지 알 것 같았다. 사막의 막막한 지평선을 쫓아본 사람이라면 조언을 해주리라 기대하며, 메일을 보냈다.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인 호주에 사는 샤드 도너휴(shad donaghue)는 자주 사막을 찾는다. 사진은 4WDING(사륜구동 주행)과 캠핑, 오버랜딩이 취미라고 말하는 그가 본 호주 사막 풍경이다.
어디를 갔고, 무엇을 탔나?
최근에는 호주 중부 지역에 다녀왔다. 도요타 랜드 크루저 76 시리즈를 타고 11,500km를 이동했다.
위험한 순간도 있었나?
가장 위험했던 순간은 건조한 강바닥에 바퀴가 빠졌을 때다. 수렁에 빠진 차를 꺼내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꺼낸 차를 직접 복구하는 것도 힘들었고.
사막의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일출과 일몰이다. 순식간에 사막의 풍경을 아름답게 바꾼다.
왜 사막을 여행했나? 해변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근사한 식당이나 멋진 공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사막을 여행하는 건 환상적인 일이다. 광활한 공간에 놓인 우리는 작은 존재임을 자각하게 된다. 또 작은 존재들은 서로 연대감을 갖고, 자유로움도 느낀다.
사막 여행은 자유로워 보이지만 제한된 환경 아닌가. 마실 것도 없고, 쉴 곳도 마땅치 않다.
하지만 사막을 여행해본 자들은 언제나 사막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광활한 대지에 감사함을 느낄 뿐이다.
호주와 달리 한국은 사막이 없고 대신 산이 많다. 한국 독자들이 사막을 여행할 때 반드시 경험해봐야 할 것을 추천한다면?
무조건 사막에서 밤을 보내야 한다. 사막에서 밤하늘을 봐야만 한다. 정말 믿기지 않을 거다. 수없이 많은 별들이 하늘을 메운다. 지평선까지 가득한 별들의 향연은 황홀함 그 자체다. 산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고요한 밤하늘을 보게 될 거다.
오프로드 차량을 타고 사막을 여행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거다. 뭐부터 챙겨야 하나?
사막 여행은 꽤 위험할 수 있다. 우리는 사막에 가기 전에 항상 구급상자와 넉넉한 식량, 그리고 식수를 챙긴다. 또 충분한 양의 연료까지 준비해야 한다.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른다. 예상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당신에게 모험이란 무엇인가?
나에게 모험이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갈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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