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레이놀즈 & 릴렐 호워리
라이언 레이놀즈는 선두에 서서 이 프로젝트를 지휘했다. 게임 속 NPC가 세상을 바꾸어나가는 이야기, 영화 <프리 가이>의 이야기는 어떻게 출발했나?
라이언 레이놀즈 가장 먼저 스크립트를 받고 숀에게 전화했다. 언제나 그와 함께 일하고 싶었는데, 이번에야말로 그와 함께 작업할 수 있게 됐다. 숀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내는 데 놀라운 능력을 지닌 연출자다. 우린 열렬히 사랑하는 영화 <빽 투 더 퓨쳐>에서 영감을 받아 상상력을 뻗어나갔고, 인간이 NPC 캐릭터에 머물지 않고 행동한다면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또한 게임 세상 ‘프리 시티’ 인물들을 통해 사회는 일부 권력자가 아닌 다수의 사람들에 의해 변화해왔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 영화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비전과 주인의식을 갖고 함께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에 대해 말한다. 더불어 재미있는 스토리, 액션 코미디가 이 작품의 핵심이다.
평소에 게임을 하나?
릴렐 호워리 스포츠 게임을 즐긴다. 비디오 게임도 했고 GTA도 했고, 2K에 중독됐다. 인터뷰가 끝나면 오늘 출시되는 새 게임을 할 예정이다.(웃음)
라이언 레이놀즈 난 평범한 수준이다. 딸이 셋이라 게임은커녕 이메일 답장 쓰기도 어렵다.(웃음) 이 영화 때문에 여러 게임을 체험해봤는데 흥미로운 점이 많더라. 게임뿐만 아니라 게임 문화에서 매력적인 특징을 발견했다. 게임 문화에서 제일 마음에 든 건 접근성이다. 게임은 전 세계적 팬데믹 환경에서 외부와 관계 맺기 어려운 사람들을 밖으로 나가게 해준다. 특정한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는 전체 커뮤니티와의 연결도 가능하다.
영화 속 인물들이 안경을 쓰면 갑자기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설정이 있다. 당신에게 그런 안경을 쓸 때와 비슷한 순간이 있었나?
라이언 레이놀즈 있다. 내가 본 건 삶에 내재된 불만족이었다. 얼마나 부유한지, 얼마나 존경받는지를 떠나 거의 모든 이들이 자신의 삶에서 불만족을 경험하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열망을 품는다. 그들이 특수 안경을 쓰고 다른 존재가 된다는 것은 소원을 이루는 것과 같다. 내게도 ‘안경 타임’이 항상 일어난다. 나도 또 다른 ‘가이’다. 나도 현실에 안주하고, 때때로 맹목적이 되고, 스스로의 헛소리와 무논리에 속기도 한다. 그러다 불현듯 눈가리개가 찢어진다. 아름다우면서도 잔혹한 일인데, 그런 경험을 하면 세상에 관여하고 소리 내게 된다. 그것이 나의 안경 타임이다.
라이언과 릴렐이 맡은 캐릭터의 관계가 영화의 중심이다. 이 시대에 그 관계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릴렐 호워리 난 영화 <델마와 루이스>처럼 우정을 보여주는 영화를 좋아한다. 남자들 사이에서 그런 우정은 보기 드문데, 이 영화는 그런 우정으로 향해 간다. 꽤 멋있지. 이 영화에는 다른 영화에서 본 적 없는 다양한 형태의 애정이 있다. 현재 세상에서 해롭게 여겨지는 종류의 남성성-이를테면 지배욕, 경쟁심, 감정 표현의 억제 등 사회에서 남성적이라고 여겨온-없이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버디’는 ‘가이’가 어디로 가든 든든한 친구가 되어준다. 영화를 찍을 때 숀과 라이언은 내가 이 우정의 구현에 에너지를 쏟아부을 걸 알았고, 그건 내가 이 영화에서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이 됐다.
라이언 레이놀즈 동의한다. 나는 이와 같은 남자들의 관계를 탐구하는 걸 좋아하는데, ‘가이’와 ‘버디’가 중요한 본보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같은 시기에 <프리 가이>가 가진 코미디의 가치는 뭘까? 코미디가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라이언 레이놀즈 와우, 코미디가 세상을 구한다고? 흥미로운 발상이다. 코미디가 세상을 구할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세상엔 분명 코미디가 필요하다고. 나는 숀 레비 감독과 이 영화를 제작하고, 시나리오 작가인 맷 리버맨, 잭과 함께 이 영화의 많은 부분을 쓰며 영화의 진화 과정을 지켜봤다. 며칠 전에 완성된 영화를 관객 입장에서 다시 보는데 엄청나게 재미있더라. 코미디는 당신을 즐겁게 해줄 것이고, 그 힘을 과소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어려울 때 웃음의 가치는 더 귀해지니까. 코미디는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시대에 해방감과 함께 창조적 가치를 느끼게 해준다. 나는 <프리 가이>가 정말 잘해냈다고 생각한다.
조디 코머 & 조 키어리
팬데믹 시대에 오랫동안 개봉이 밀렸다. 이 시대에 가상현실을 다룬 영화에 출연한 소감은 어떤가?
조디 코머 외부와 단절된 암울한 시대 속, 이 영화가 약간이나마 사람들에게 즐거움이 되길 바란다. 액션, 코미디, 로맨스, 그리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을 모두 갖춘 영화다. (각국 기자들에게) 어떤가? 다들 잘 지내나? 안전한가? 모든 것이 괜찮은가? 극장, TV, 휴대전화 등 어떤 형식으로든 사람들이 영화를 봐주길 바란다. 영화가 사람들의 삶에 약간이나마 희망과 기쁨의 순간을 주기를.
당신들의 캐릭터는 현실과 게임, 두 세계에 모두 존재한다. 한 영화에서 두 개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어땠나?
조디 코머 각자 다른 신체적 특징, 의상, 표현에 대해 많이 고민했고 재미있는 과정이었다. ‘몰로토프 걸’로서 ‘프리 시티’ 세계에 들어갈 때는 정말 짜릿했다.
조 키어리 내가 한 번도 탐험해보지 못한 것들이었다. 현실의 인물들이 꿈꾸는 세상처럼 게임 속 인물들로 그려진다. 그들이 되고 싶은, 그들이 현실 세계에서 발산하고 싶었던 열망이 담겨 있다 할까. 멋지다고 생각한다.
숀 레비 감독, 제작자 라이언 레이놀즈와 작업한 것은 어떠했나?
조 키어리 넷플릭스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에서부터 합을 맞춰온 숀은 완벽한 리더인데, 이 영화에서는 특히 더 그랬다. 현장에서 그는 에너지와 창의성의 결합체였고 모두가 한 팀으로 느껴지게 만들었다. “와, 내가 어떻게 이 사람들과 한 팀이지?”라고 느낄 정도였다.
조디 코머 그들은 정말 열정적이다. 최선을 다해야 하는 순간에 우리가 가진 것들을 이끌어 내주었다. 그들의 태도는 전염성이 있어 일을 할수록 그곳은 멋진 현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조디 코머가 현실의 ‘말리’에서 게임 속 ’몰로토프 걸’이 되었을 때, 그는 여성에게 주어지는 편견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그것은 어떤 경험이었나?
조디 코머 게임상에서 ‘몰로토프 걸’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현실 속 인물인 ‘말리’가 이미 지닌 특성이다. ‘말리’는 원인을 규명하고 잘못된 것에 대해 말하고 싶어 하고, 자신이 만들어낸 것에 대한 확신이 있다. 현실에서 억압돼 있을 뿐, 나는 ‘몰로토프 걸’의 힘이 근본적으로 말리와 같다고 느낀다. 물론 ‘몰로토프 걸’은 엄청난 일들을 할 수 있지만, 핵심은 현실의 사람이 지닌 힘에서 온다는 것이다.
숀 레비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등 극장용 상업영화를 연출했던 당신은 넷플릭스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를 연출하며 플랫폼의 변화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팬데믹 때문에 극장가가 더 빠르게 얼어붙은 지금, 영화의 미래는 앞으로 어떨까?
숀 레비 극장과 집 사이 통로가 닫히거나 좁혀지거나 하는 것과는 별개로 다양한 콘텐츠는 계속 등장할 것이고, 어디서든 작품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텔링의 핵심인 주제, 캐릭터, 감정, 유머는 플랫폼의 종류와는 무관하게 시청 행위를 만족시켜주기 때문이다. 앞으로 무슨 일이 더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그 핵심은 변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이다. 동시에 극장 영화는 그럼에도 생존할 것이며 또 다른 전성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생각한다. 최근 이 영화의 작업을 끝내고 스크린으로 관람했을 때 그것을 강하게 느꼈다.
처음으로 라이언 레이놀즈와 협업했다. 그는 당신에게 어떤 제작자이자 배우인가?
숀 레비 2018년 여름, 라이언이 전화를 걸어 “나 이 영화 시나리오 받았어. 얘기 좀 하자”라고 했다. 이 작품엔 진심이 담긴 주제가 있었고, 재미있으면서도 희망적이라 꼭 하고 싶었다. 라이언이 천재적인 배우라는 건 누구나 아는 일이겠지만, 내가 함께 영화 작업을 한 이들 중 그가 최고의 프로듀서라는 건 잘 모를 거다.(웃음) 이 영화는 나의 12번째 작품인데, 영화 대본을 쓰고, 촬영하고, 편집하는 모든 단계에서 더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뛰어다니는 이런 프로듀서는 본 적이 없다. 그는 놀라운 프로듀서였다.
가상세계 속 인물이 각성하고 이전과 다른 세상을 살아간다는 면에서 여러 작품을 떠올리게 하는데, 어디서 주로 영감을 받았나?
숀 레비 라이언과 내가 가장 많이 이야기한 영화 중 하나는 <트루먼 쇼>였다. 나는 피터 위어의 열광적인 팬이고 그가 보여준 많은 천재성과 태도를 존경해왔다. 거기에 영화 <빽 투 더 퓨쳐> 같은 즐거움을 원했다. 영화가 냉소적으로 보이지 않으며 기쁨을 주기를 바랐다. 이 영화는 게임 속 세계를 다룬 이야기지만 단순히 게임 자체에 관한 영화가 아니라 휴머니즘이 담긴 영화다.
영화 <프리 가이>를 통해 발견한 희망은 무엇인가?
숀 레비 이 세계에서 우리는 모두가 함께하는, 관계와 연대의 가능성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 내 전작인 <기묘한 이야기> <박물관은 살아있다>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나는 세상의 어두운 면보다 희망적이고 유의미한 관계로 가득 찬 삶의 가능성을 담아내려 한다. 사람들은 <기묘한 이야기>를 말할 때 장르적 요소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진짜 특별한 점은 그 안의 관계성이다. <프리 가이>에서도 마찬가지로, 다른 이들과의 관계가 당신의 삶을 어떻게 더 고양시키는가를 말하고 싶다. 사람들은 내가 어린 관객들을 타깃으로 영화를 만든다고 하는데, 그것도 사실이지만 성인의 내면에도 여전히 열세 살의 자아가 살아 있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어른의 내면에 있는 바로 그 사람에게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는 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게임 속 NPC 캐릭터처럼 삶을 수행한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비디오 게임이 아니라 현실이다. 삶에 대한 ‘가이’의 태도에서 우리가 배울 게 있을까?
숀 레비 이 질문을 해줘서 고맙다! 이건 영화를 단순히 재미있는 오락물 이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 내면에 있는 힘을 깨워내고, 그냥 앉아서 받아들이기만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규칙에 대해서 의문을 던질 때 변화가 일어난다. 누가 힘을 가졌고 왜 가졌는지에 대해 당신이 의문을 제기하고, 관중으로 남아 있기를 거부하고 참여자가 되는 것. 그것이 우리가 닮아야 할 부분이다. 영화 속 인물은 말한다. “왜 좋은 사람이 되면 안 돼?” 현실 세계의 우리는 결정할 수 있다. 내가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에서, 내가 하는 일에서, 내가 만드는 영화에서, 긍정적인 방식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것은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가이’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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