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아주 가끔 한 번씩 매서운 눈매를 할 때가 있는데, 그때 카리스마가 터져 나온다. 요즘 유연석은 안정원으로 살고 있지만, 내겐 구동매 시절이 더 매력적이었다. 모두에게 친절하고 자애로운 율제 병원 키다리 아저씨 안정원 선생님도 좋지만, 짐승 같은 놈이었던 칼잡이 구동매는 너무 섹시했으니까.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다. 유연석이 태그호이어의 앰버서더로 선정되었다니, 탁월한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태그호이어의 페르소나인 도전, 혁신, 모험 등의 키워드는 구동매 시절의 날카롭고 강인한 눈빛을 떠오르게 한다.
그와의 만남은 결코 쉽지 않았다. 안정원 선생님의 의사 생활엔 밤낮이 없었다. 그럼에도 아주 어렵게, 각고의 노력으로 틈을 만들어주었다. 촬영장에서 만난 그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물에 들어가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촬영을 준비해두고 있었는데, 그 지친 눈빛을 마주하고 나니 괜스레 마음이 아련해졌다. 잠은 제대로 자고 왔으려나? 미안함이 앞섰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촬영이 시작되었다. 걱정했던 내 마음이 민망하리만큼 그는 차가운 물속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뜨겁고 강렬한 눈빛을 발산했다. 어려운 촬영 환경에도 망설이는 법 없이 저돌적이었다. 그는 안정원도, 구동매도 아니었다. 모든 순간에 거침없고 강인한 유연석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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