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코 베버
Mirko Webber @mirkowebber
미르코 베버는 래프팅 가이드이자 구조대원이다. 나이는 스물둘. 국적은 이탈리아이고, 취미로 카약을 탄다.
노체강
미르코 베버는 스포츠를 좋아한다. 4년 동안 무예를 수련했다. 겨울과 여름에는 체육관에 갇혀 지냈는데, 이런 삶이 자신의 길이 아니라는 생각에 카약을 시작했다. 그는 강 근처에서 살았다. 어려서부터 카야커들의 모습을 보며 자랐다. 어느해 여름 친구가 강에서 카약을 타는 걸 보고, 카약에 입문하게 됐다. 카약이라는 스포츠는 자신의 DNA에 새겨져 있는 것 같다고 미르코 베버는 말한다. 그의 고향은 이탈리아 북부, 오스트리아와 경계선에 위치한 트렌티노 남부 티롤이다. 집은 발 디 솔레(Val di Sole)에 있고, 카약 타기 좋은 노체강(Noce River)이 흐른다. 알프스에서 이어지는 강줄기다. 노체강은 유럽에서 손꼽히는 래프팅 코스다. 쉬운 2단계부터 어려운 4단계와 5단계 코스까지 있다. 또 무척 차가운 강으로도 유명하다. 여름에도 수온이 섭씨 6도에서 8도 정도다. 그만큼 물살이 빠르다.
위험한 순간
급류에서 카약을 타는 사람들은 아드레날린 때문이라고 미르코 베버는 말한다. 평소 훈련은 호수에서 한다. 급류를 타기에 앞서 급류의 위험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려움보다는 존중이 있어야 해요.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면 안 돼요. 위험한 상황에 스스로를 밀어 넣지 마세요.” 급류를 탈 때는 어디가 위험한 곳인지 인지해야 한다. 때로는 강물이 불어나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경사가 더 가파르고 수량이 많아 굉장히 위험하다. 미르코 베버는 아찔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슬로베니아의 스코바강(Scova River)은 카야커들 사이에서 유명해요. 실력자나 초보자 모두 가볼 만한 곳이에요. 강물은 에메랄드색으로 유럽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이죠. 우리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는 태풍이 불어 카약을 타기 좋지 않은 날이었어요. 비가 내렸고, 빗물이 지붕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죠. 초보자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경력 있는 사람들만 남았어요. 하지만 강물은 생각보다 수량이 많지 않아서 우리는 카약을 타기로 결심했죠. 초반에 만난 바위와 파도는 조용히 지나갔지만, 2km 정도 지나자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어요. 협곡 사이 길은 물속에 잠겼고, 강의 중심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큰 바위가 물길을 두 갈래로 나눴어요. 잘못 선택해서 급류를 타고 내려갔고, 정신이 없었죠. 다행히 오른쪽에 길이 보였어요. 친구에게 우측으로 가라고 소리쳤지만 친구의 배는 전복됐고, 그 상태로 나무 사이에 끼였어요. 익사하기 직전이었죠. 통나무 위로 올라가 그의 얼굴을 수면 밖으로 끄집어내어 숨 쉴 수 있도록 했어요. 거센 물살 때문에 카약과 사람 모두 잡고 있을 순 없었어요. 제가 갖고 있던 칼로 카약의 스프레이스커트(카약 좌석실 입구를 덮어 씌우는 천)를 찢어 친구를 카약에서 꺼냈어요. 카약은 급류를 타고 떠내려갔죠. 그때가 가장 위험하고 끔찍한 순간이었어요.”
폭포에서
미르코 베버는 카약을 타고 폭포에서 뛰어내렸다. 그 폭포는 그가 도전하기 며칠 전 독일인 청년이 사고를 당해 숨을 거둔 곳이다. 미르코 베버는 친구도 없이 홀로 카약을 탔다. 그의 동생 미켈레가 사진을 찍어주기로 했다. 그는 혹여나 잘못될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동생에게 설명했다. 하지만 물 밖에서 할 수 있는 건 없다. 결국은 카야커 자신의 능력에 의지해야 한다. 동생은 폭포 아래에 있었고, 강 위에는 미르코 베버 혼자였다. 머릿속에 긍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생각이 교차했다. 강이 끝나는 지점이 보였고, 거의 다 왔다는 생각을 하며 마지막으로 힘차게 노를 젓고 폭포에 뛰어들었다. 낙하 시간은 몇 초에 불과했지만 그 찰나에 미르코 베버는 엄청난 희열을 느꼈다.
카약은 자유
미르코 베버는 카약이 자신의 삶을 완전히 바꿨다고 말한다. 그는 새로운 세상을 발견했고, 다른 문화권 사람들을 만나 타인을 돕고 자신을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 “강 깊은 곳에 들어갈 때는 내가 남들보다 카약을 잘 타는지 못 타는지 상관없어요. 자신을 과신하여 너무 일찍 넘어서려 할 때 다칠 수 있죠.” 미르코 베버는 점점 더 카약이 좋아진다고 한다. 도전정신을 길러주고 자신을 시험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카약을 즐기는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찾고, 자신이 얼마나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고 한다. 미르코 베버에게 카약이란 무엇일까.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카약은 제게 평온을 줘요. 또 제가 좋아하는 자연과 스포츠가 결합된 것이기도 하고요. 카약을 타고 자연 한가운데 있으면 자유가 느껴져요. 자유가 무엇인지 몸으로 와닿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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