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여름이 다시 활기 넘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뉴욕에서 처음으로 개장한 무료 공원에 사람들이 모이며 다시 적극적인 야외 활동이 재개되고 있다. 지금 뉴요커들이 인증샷을 남기려 방문하는 무료 공원은 리틀 아일랜드(Little Island Park)다. 지난 5월 말 개장한 인공섬 리틀 아일랜드는 면적 1.1헥타르에 달하는 정사각형 모양의 섬으로 방문객들의 인기를 보면 그 동안 뉴욕에 왜 인공섬이 없었는지 의아할 지경이다.
리틀 아일랜드는 첼시 마켓 인근인 맨해튼 서쪽 허드슨강 공원 13번가에 위치한다. 서쪽 지역은 항구와 산업시설이 자리했던 곳이다. 재개발이 이루어지며 오래된 항만 시설과 건물 안에는 트렌디한 상점들이 자리하며 빈티지함과 세련됨이 공존하는 맨해튼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강에서도 과거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촘촘히 박힌 나무 파일들이다. 꽤 먼 곳 까지 박힌 파일들은 부두의 크기를 가늠해볼 수 있다. 자연스레 선원들이 선박에서 물건을 내리고 옮기던 융성했던 시장 풍경이 떠오른다. 공원을 설계한 토마스 헤드윅도 이 오래된 파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허드슨 강변에는 촘촘히 남아있는 오래된 나무 파일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뒀다. 리틀 아일랜드 역시 파일을 사용한 건축물이기에 오래된 파일들과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룬다. 하지만 리틀 아이랜드의 파일은 조금 특이하다. 소재가 콘크리트고, 파일 윗부분이 둥그런 튤립 모양이다. 일정한 높이로 심은 파일 위에 반듯한 나뭇판을 깔아 만드는 부두와 달리 높낮이가 다른 꽃봉오리 형태의 파일들로 이루어진 리틀 아일랜드는 실제 섬처럼 자연스러운 구릉이 형성됐다. 구릉보다 더 신기한 것은 긴 튤립 모양의 콘크리트 파일을 어떻게 만들었냐다. 이 설계를 구현하기 위해 강바닥에 54개의 콘크리트 파일을 일정간격으로 심은 다음, 파일 상단 부분에 거푸집으로 튤립 잎사귀를 만들었다고 한다. 132개의 튤립들은 다른 튤립들과 모자이크처럼 촘촘히 연결된다. 각 튤립 파일들은 토양과 잔디, 전망대, 나무를 고정하며 큰 부하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리틀 아일랜드는 조경도 화제다.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관목, 단풍, 상록수 등 114그루 이상의 나무가 심어졌다. 18m가 넘는 높은 나무도 있고, 350종 이상의 꽃들이 자리해 실제 숲 같은 분위기도 연출한다. 이 외에도 산책길, 일몰을 보는 687석 규모의 원형 극장 등 콘크리트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는 요소가 가득하다. 여름에 리틀 아일랜드에서 석양을 보며 맥주를 마시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매일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와인, 맥주, 음료가 판매된다. 맥주 기반의 칵테일도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뉴욕 시민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볼거리다. 전 연령대가 참여 할 수 있는 워크숍, 어린이들을 위한 무료 교육 프로그램, 미술관, 작은 도서관, 지역 아티스트의 공연 등 주민들과 상생하는 프로그램들도 있다. 리틀 아일랜드는 입장료가 없는 무료 공원이다. 여기서 이루어지는 공연들도 무료다. 뉴욕 시민들만을 위한 공간도 아니다. 리틀 아일랜드는 모든 방문객들을 환영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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