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턴
Adam Stern @adamfreediver
우연히 목격한 순간에 매료되는 건 마법이다. 우리는 인생에서 몇 번의 마법을 경험하지만 그것에 삶 전체를 내던지기란 쉽지 않다. 호주의 프리다이빙 챔피언 애덤 스턴은 사람들이 한 숨에 물속 깊은 곳으로 다이빙하는 장면을 보고 그 즉시 매료됐다. 당시 그는 태국 코 타오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고, 우연히 프리다이빙 센터를 지나가게 됐다고 한다. 애덤 역시 평생 바다에서 시간을 보낸 사람이다. 그가 바다에서 경험한 것은 대부분 수면 위에서였다. 수영과 서핑 같은 것 말이다. 스쿠버다이빙 경험이 있긴 하지만, 산소 탱크를 메고 하는 것과 프리다이빙은 전혀 달라 보였다. 그는 우연히 마주한 광경을 보고 프리다이빙을 시작했고, 현재는 전문 프리다이버로 생활하면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시합에 출전하고 있다.
바하마 블루홀
애덤이 주로 찾는 프리다이빙 지역은 없다. 그는 어디서나 프리다이빙을 한다. 잔잔하고 깊은 물이 있다면 몸을 던진다. 깊은 바닷속에서 물고기 떼와 어우러지는 순간이나 바다거북이와 하이파이브하는 등 관광지 전단지에 나오는 순간도 물론 경험한다. 하지만 애덤은 해양 생물들과 함께 바다를 누비는 것은 뜻밖의 즐거움이라고 말한다. “프리다이빙의 주된 목적은 더 깊은 곳에 들어가는 겁니다. 깊은 수심과 고요함, 잔잔한 수면을 바라보는 것. 그것이 프리다이빙의 진짜 매력입니다.” 애덤이 말했다. 그 매력이 궁금했다. 심해에서 겪게 되는 것들. 수영장에 다리를 반쯤 넣으면 왜곡되어 보이는 그 이상한 세계. 감각도 뒤틀리고 왜곡되지 않을까? 심해에서의 기분은 어떨까? “바닷속에 있는 건 무중력 상태와 비슷합니다. 해류를 따라 떠다니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평화로워져요.” 이어서 애덤은 바하마에 위치한 블루홀을 가장 애정하는 프리다이빙 장소로 꼽았다. 호주 챔피언에 따르면 세계에서 프리다이빙하기 가장 좋은 지역이라고 한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힘
애덤은 누구나 프리다이빙을 쉽게 터득할 수 있다고 말한다. 프리다이빙 학습 과정은 숨 참기가 먼저다. 기본기다. 그다음에는 수압에 적응하는 방법을 배우고, 이후에는 더 깊은 곳으로 서서히 들어간다. 처음에는 수심 10m를 배우고 다음 날에는 15m, 그다음 날에는 20m와 25m까지 들어가는 것이다. “압력에 몸을 적응하다 보면 점점 더 큰 압력에도 적응하게 됩니다.” 애덤이 말했다. 심해 공포라는 것이 있지 않나. 맨몸으로 해저에 내려가는 게 두렵지는 않을까? 프리다이버의 용기는 어디서 비롯되는 것인지 물었다. “용기는 서서히 자라나는 것이라고 믿어요. 8m를 잠수하면 9m가 두렵지 않게 되듯, 저도 그렇습니다. 100m까지 잠수했다면 그다음에는 101m, 102m 잠수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됩니다.”
완전한 자유
프리다이빙은 자유를 피부와 근육, 폐, 예민한 감각기관으로 느끼는 것이다. 물속에서는 지상에서의 움직임과 다르고, 만나는 것도 다르다. 애덤은 프리다이빙을 하며 겪은 가장 경이로운 순간으로 혹등고래와의 다이빙을 꼽았다. “남태평양 통가(Tonga)에서 혹등고래와 함께했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생명체와 함께 수영하며 교감했던 순간은 잊을 수 없죠.” 애덤은 프리다이빙을 하며 달라진 가치관에 대해서도 말했다. 바닷속에서 수압을 견디고 숨을 참는 활동은 자신을 통제할 수 있게 만들어주며 세상을 통제하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그 어떤 다이버도 바다보다 강하진 않습니다. 우리는 바다에서 보잘것없는 존재죠. 제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내가 어떤 다이빙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뿐입니다. 그 외 다른 건 통제할 수 없습니다.” 애덤은 프리다이빙을 통해 완전한 자유를 얻었다고 한다.
프리다이빙이 좋아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건 축복이다. 아무리 해도 질리지 않는 즐거운 행위. 애덤은 그것을 업으로 삼았다. 그는 깊이 잠수하며 느끼는 감각을 좋아한다. 동시에 잠수를 위해 필요한 훈련과 잠수하는 라이프스타일도 좋다고 말했다. “다이빙하는 순간은 언제나 즐겁죠. 제가 매일 아침 일어나 하는 일은 훈련밖에 없습니다.” 애덤에게 프리다이빙이란 무엇일까? “해양 세계의 일부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이죠. 정말 재밌어요.” 잠깐, 그가 바닷속에서 손을 건네는 모습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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