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4년 차. 이름을 알렸고, 자리도 잡았어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나요?
탄 여러 해외 가수와 작업해봤지만 요즘 가장 눈여겨보는 건 포스트 말론이에요. 포스트 말론 측에서 먼저 연락하길 기다리고 있지만, 안 오면 저희가 먼저 연락을 취해서 5집에서는 함께 목소리를 섞어보고 싶어요. 그 친구에게도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겠죠.
그럼 영어로 노래해요?
탄 아니요. 저희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고 생각해요. 포스트 말론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서 한국 노래를 부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제이호 저는 마마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게 올해의 야심이에요. 뭐 항상 해왔던 거지만.
오프라인 공연을 하기 어려운 시기예요. 팬들과 화면으로만 소통하는 게 아쉬울 법도 해요.
탄 그렇죠. 데뷔 후 2019년 말까지는 항상 무대에서 팬들을 만났어요. 지금은 뮤직비디오와 음원, 브이라이브로만 팬들과 소통하고 있어요. 올해 안에 코로나 상황이 종식되면 맨체스터에서 매년 열리는 EDM 축제에서 공연하고 싶어요.
제이호 눈앞에서 팬들의 함성을 들을 순 없지만, 화면을 통해 우리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고, 또 지금 어딘가에서 소리 지르며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기에 너무 좋습니다.
매드몬스터도 데뷔 무대에서는 긴장했겠죠?
제이호 그때는 무대보다 인사 다녔던 게 기억나네요. 겸손한 태도가 중요하기에 인사하느라고 땅을 더 많이 보고 다녔던 것 같아요.
탄 나중에는 인사가 버릇이 돼서 변기한테도 인사했던 기억이 있어요. 웃긴 추억이죠.
2017년에 10대였죠?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어려움이 컸을 것 같아요.
제이호 몰라서 더 잘했던 것 같아요. 모르니까. 만약 지금의 신념을 안고 그 당시로 돌아간다면 그 정도로는 못 할 것 같아요. 몰랐으니까 가능했던 시기였습니다.
탄 그래서 항상 연습을 260% 했어요. 왜냐하면 100% 연습하면 무대에서는 60%밖에 안 나오거든요. 260%로 연습하면 무대에서 150%는 나올 것 같았어요. 데뷔 무대에서는 연습해온 ‘포텐’이 터져서 퍼포먼스를 200% 정도 충분히 발휘했죠.
기억에 남는 무대는 언제였나요?
탄 저희 팬클럽 포켓몬스터는 제가 지용 선배님이 좋아하는 거 다 알아요. 워낙 어릴 때부터 지용 선배님을 좋아했어요. 한번은 지용 선배님이랑 같은 무대에 섰는데, 그날 하루만큼은 선배님한테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춤추고 노래했던 기억이 있네요.
제이호 우리 팬클럽 포켓몬스터 컬러가 미드나이트 블랙이에요. 콘서트할 때 포켓몬스터들이 모두 미드나이트 블랙 정장을 입고 관객석을 가득 메워줬는데, 그때 눈물이 엄청 났어요.
탄 미드나이트 블랙이어서 정말 아무것도 안 보였어요.
제이호 조명이 터지면서 팬들이 ‘우와’ 소리칠 때 뭉클했죠. 아직도 그날이 기억나요. 무대에 서서 15초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아직도 회자되는 재밌는 에피소드죠.
탄 다음 콘서트는 정말 미드나이트에 해보는 게 어떨까 싶네요. 새벽 1시에 시작하는 미드나이트 콘서트요.
매드몬스터의 연습생 시절은 어땠을까요? 지금처럼 화려하지만은 않았겠죠?
제이호 12세에 연습생이 돼서 16세까지 기억이 거의 없어요. 매드엔터테인먼트 상장 전 아주 작은 회사일 때 2층짜리 건물의 반지하에서 연습만 했어요. 그때 걱정이 많았죠. 이달 전기세 어떻게 내냐, 가스비는 어떻게 낼 건지. 그때 대디가 그런 말을 했어요. 너희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 다음 안무로 무엇을 춰야 할지. 무엇을 보여줘야 할지를 걱정하라고. 덕분에 그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어요.
탄 가스요금 고지서 볼 시간에 너희 손끝을 한 번 더 보라고 하셨죠.
제이호 겨울에 찬물로 씻어야 하니까 일부러 춤을 췄어요.
탄 내가 보일러가 됐죠. 연습생 첫 해 겨울이 좀 추웠어요. 춤에 대한 메커니즘도 약했고요. 3년 차가 되니 겨울이 두렵지 않았었어요. 6분만 춤춰도 방이 뜨거워졌거든요. 데뷔 직전에는 윗집에서 보일러를 안 켜도 될 정도로 뜨거웠죠.
제이호 대디가 “얘네 이러다가 건물 녹이겠다. 안 되겠다. 세상 한번 뜨겁게 만들어보자” 해서 데뷔하게 됐죠.
탄 나만 알기엔 너무 좋은 뜨거움이라 세상에 던져주고 싶었죠.
데뷔 당시 목표는 무엇이었나요?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나요?
제이호 저는 그냥 돈 벌고 싶었어요. 유명해지고 싶었죠. 저라는 사람은 3등분으로 이루어졌어요. 하나는 탄이고, 다른 하나는 포켓몬스터들, 나머지는 저죠. 세 조각이 만나 하나가 됐어요.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알리고 싶었고, 매드몬스터라는 괴물들이 세상을 무대 삼아 뛰어놀 수 있기를 바랐어요.
최근 ‘Mine Rudolph(내 루돌프)’ 음원을 발표했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요. 매드몬스터가 지금 더 하고 싶은 활동은 무엇일까요?
탄 해외 시장에 주력하다 보니 국내 음악 시장은 신경 못 쓴 것 같아요. ‘Mine Rudolph(내 루돌프)’는 함께 즐기는 축제예요. 국내 음악 방송에서 무대를 펼쳐 보이고 싶고, 국내 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4집 활동이 됐으면 좋겠어요. 너무 해외 팬 위주로만 활동해서 이번 포켓몬스터 10기는 국내 팬 위주로 1백51만 명만 받기로 했어요.
제이호 저는 건강에 조금 더 신경 쓰고 싶어요. 내가 건강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일 수 없고, 팬들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이죠. 건강 관리를 잘해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금도 어리지만 작년에 춤췄던 나와 지금 춤추는 내 모습이 다르더라고요.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제이호 개인 트레이닝 받고요. 식단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몸에 좋은 걸 먹기보다는 몸에 나쁜 것을 안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탄 운동은 러닝만 하고, 식단은 샐러드 위주로만 먹고 있습니다.
어제 저녁에 삼겹살 먹었다고 하던데?
탄 그건 비밀이에요. 비밀이라고 하고 먹긴 많이 먹어요. 안 보일 때 둘이 삼겹살 먹고, 숙소에서 매운 불족발 먹고, 빅맥 세트 먹고, 버거킹 햄버거도 치즈 네 장 추가한 콰트로로 먹어요. 몰래요. 하루 한 끼는 샐러드, 두 끼는 고칼로리로 섭취하죠. 1집 활동 당시에 비해 12kg 쪘어요.
음악적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제이호 영감이 그냥 나오는 것 같아요. 내 안에서. 탄이가 흥얼거리면서 어딘가에 끄적였던 게 음악이 되는 것처럼. 우리는 무엇을 보고 영감 받기보다는 내 안에서 샘솟는다고 해야겠죠. 약간 천재과죠. 그래서 서로 농담으로 아이큐가 키로 가고, 키가 아이큐가 되면 바랄 게 없겠다고 했어요.(웃음)
매드몬스터가 두려워하는 건 무엇인가요?
제이호 다음이 두렵죠. 다음 앨범에서 이만큼 할 수 있을까. 다음에 지금만큼 사랑받을 수 있을까. 다음에는 이 사랑이 사라지지 않을까. 저는 다음이 제일 두려워요.
탄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게 불안해요. 스케줄이 늘어나면서 음악도 패션도 공부할 시간이 줄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스케줄 끝나면 잠 안 자고, 공부하러 가요.
요즘 무얼 배우세요?
탄 <아레나>를 자주 읽어요. 패션 흐름을 배워야 하니까.
사랑하는 건 무엇인가요?
제이호 지금은 내 자신이요. 저희를 싫어하시는 분들, 욕하고 질투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때로는 하얀 도화지에 적힌 검은색 낙서가 더 크게 보일 때가 있어요. 내가 날 사랑하지 않으면 그 낙서에 나 자신이 흐려질 것 같아요. 지금도 앞으로도 제일 사랑하는 건 제 자신이에요.
탄 지나온 시간을 사랑합니다. 과거가 있었기에 현재의 제가 있죠. 지나온 궤적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제 자신도 사랑할 수 없기 때문이죠.
뜬금없는 소리지만 ‘스노우’ 앱 어떻게 생각하나요?
탄 아, 재밌어요. 4차 산업 엔터테인먼트에 적합한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도 스노우 앱에 대한 얘기는 들었어요. 저희 얼굴 닮고 싶어서 만들어진 앱이라고요. 저희 유튜브 채널에서도 언급한 적 있지만 재밌는 앱이에요.
제이호 팬들이 스노우 앱으로 촬영하면서 웃는 모습을 보면, 꼭 우리가 음악으로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건 아니구나. 필터 하나로도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많이 배웁니다. 저희도 스노우 앱을 사용해봤는데 너무 웃기더라고요.
제이호 씨는 턱이 뾰족해서 스노우 앱을 이용하면 턱이 안 보이겠어요.
탄 턱이 새끼손가락처럼 나오더군요.
제이호 제 얼굴이 못처럼 나와요.
탄 제 눈 세로 길이 공식 기록이 2.5cm예요. 스노우 앱으로 보면 눈 세로 길이가 4.2cm까지 커졌어요. 머리를 툭 치면 당구공 빠지듯 빠질 것 같더군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매드몬스터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탄 매드몬스터의 입장에선 제이호의 춤이라고 생각합니다. 댄스의 역사는 세 단계로 구분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언어가 없던 시절 원시인들의 몸짓, 두 번째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춤. 그다음 제이호의 댄스죠. 그런 이유로 지금 가장 가치 있는 건 제이호의 댄스입니다.
제이호 혼자가 아닌, 같이 있는 거요. 가치 있는 것은 같이 있는 거죠. 뇌도 좌뇌가 있고 우뇌가 있잖아요. 두뇌가 되려면 양쪽 뇌가 하나가 돼야 하듯, 지금 나에게 가치 있는 것은 같이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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