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INTERVIEW MORE+

쿤디판다의 하고 싶은 말

쿤디판다는 ‘사람들이 자신을 무서워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UpdatedOn May 28, 2021

/upload/arena/article/202105/thumb/48184-454496-sample.jpg

검은색과 흰색 패턴의 티셔츠 챈스, 검은색 로고 힙색 스파이더 제품.

새 앨범이 나왔다. 어떤 앨범인가?
지난 정규 앨범 <가로사옥> 이후 뭔가 환기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 <가로사옥>은 내용 전달에 집중해 의도적으로 기술적인 부분을 제한한 면이 없지 않다. 반면 이번에는 음악적이든 래핑이든 가장 자극적인 ‘에너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내가 뿜어낼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하나로 모은 앨범이라 <MODM : Original Saga>라 이름 지었다. 말 그대로 모둠 정식 같은 앨범이다. 트랙마다 ‘맛’이 각양각색이다. 모둠 정식을 주문했을 때처럼 골라 먹어도 좋고, 다 먹어도 좋다.

<쾌락 설계도>와 <재건축> <가로사옥> 이른바 건축 3부작에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앨범은 어떤가?
한마디로 오락용이다.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재밌어할 만한 음악을 만들고자 했다. 콘셉트는 게임에서 따왔다. 게임 캐릭터는 검은 고양이 소모즈(Somozu)다. 쉽게 말하면 소모즈가 게임을 깨는 형식으로 앨범을 구성했다. 의도적으로 이게 쿤디판다 이야기인지, 게임 캐릭터의 이야기인지 모호하게 썼다. 세부적인 건 들어보면 알 수 있다.

게임이라고? 미안하지만 난 ‘분노’ 같은 감정이 느껴졌다.
하하. 틀린 말은 아니다. 이전 앨범보다 목소리 톤이 좀 세긴 하다. 앞서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재밌어할 음악이라고 하지 않았나? 가슴을 울리는 힙합이든 휘발성 노래든 랩에서 분노와 전투적 에너지가 느껴지면 대중은 좋아할 수밖에 없다. ‘내가 최고고, 너는 나보다 못해’ 이것이야말로 오락용 랩의 기본이거든. 특히 나는 오락적 요소가 많은 배틀 랩을 만들고 싶었다. 이것을 ‘포장’해 보여주기에 게임만 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 또 힙합 신(Scene)은 아마추어와 베테랑, 루키 등으로 나뉘지 않나. 점점 경험을 쌓아가면서 올라가는 과정이 꼭 게임의 레벨업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캐릭터는 왜 검은 고양이인가?
특별한 의미는 없다. 평소 검은 고양이를 좋아한다.

검은색과 오렌지 패턴의 티셔츠·검은색 쇼트 팬츠 모두 챈스, 흰색 손목 아대·오렌지 컬러 포인트 운동화 모두 스파이더 제품.

검은색과 오렌지 패턴의 티셔츠·검은색 쇼트 팬츠 모두 챈스, 흰색 손목 아대·오렌지 컬러 포인트 운동화 모두 스파이더 제품.

검은색과 오렌지 패턴의 티셔츠·검은색 쇼트 팬츠 모두 챈스, 흰색 손목 아대·오렌지 컬러 포인트 운동화 모두 스파이더 제품.

그레이, 개코, 넉살, 버벌진트 등 피처링 군단도 화려하던데.
‘다양한 사람들의 피처링을 모으면 진짜 모둠 한 접시 같겠다’ 싶었다. 거기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 같은 카테고리에 묶이지 않는 래퍼들을 선별했다. 예를 들어 CHOILB, Puff Daehee, 버벌진트와 함께한 곡이 있는데, 보기 힘든 조합 아닌가. 화나와 개코도 절대 음악 영역이 겹치지 않는 형들인데, 같은 곡의 피처링을 해줬다. 이런 점도 이번 앨범의 오락 요소 중 하나다.

공을 많이 들인 것 같다. 그런데 정규 앨범이 아닌 EP더라.
트랙이 10곡이나 되다 보니 정규 앨범인 줄 아는 사람이 많다. 가벼운 마음으로 낸 앨범은 아니지만, 정규 앨범만큼 세밀하게 작업한 것은 아니다.

올 하반기에 앨범이 또 나온다고 하던데.
올해 특히 보여주고 들려줄 게 많다. 밴드 앨범도 있고, 컬래버레이션 앨범과 개인 앨범도 준비 중이다. 세 앨범 모두 색깔이 확연히 다르다. 이 앨범들이 다 나왔을 때 사람들이 나를 무서워했으면 좋겠다. ‘쿤디판다는 대체 스펙트럼이 어디까지일까?’ ‘다음에는 대체 어떤 앨범을 내려는 걸까?’ 하고.

유튜브에서 진행되는 온택트 랩 컴피티션 ‘하고 싶은 말을 해라 시즌 2’에서 프로듀서로 활약 중이다.
예전부터 신인 발굴을 좋아했다. 한창 ‘사운드 클라우드’에서 활동할 때, 아마추어면서도 괜찮은 신인이 보이면 적극적으로 홍보하곤 했다. 그중엔 잘된 친구도 많다. 나이가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미 내가 힙합을 시작할 때와는 다른 시대가 열렸다고 생각한다. ‘선배가 후배를 끌어준다’는 표현은 싫지만, 실력 있는 신인을 발굴하는 건 선배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재밌게 참여하고 있다. 어째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건 좋은 일 아닌가.

눈여겨보는 참가자가 있다면?
내 팀의 살아남은 참가자 전부 마음에 든다. (인터뷰 날짜 기준) 지금까지 시월과 희소한, 빅이스트와 오드럼프 네 명이 살아남았는데 각각의 개성은 다르지만 모두 잠재력이 아주 많다. ‘하고 싶은 말을 해라’를 통해 감각을 조금만 터주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할 친구들이다.

프로듀서로서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컴피티션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승패를 겨뤄야 한다. 하지만 떨어졌다고 해서 ‘내가 못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곧 파이널이다. 심사 기준에 대한 힌트를 준다면?
프로그램 이름이 ‘하고 싶은 말을 해라’이지 않나? ‘하고 싶다’는 절실함이 느껴지는 랩이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쿤디판다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음…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 이 말은 ‘사람들이 보는 내 이미지가 전부가 아니다’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색깔이 더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요즘 그런 기대와 설렘을 갖고 산다. 나는 아직 보여줄 게 훨씬 많다고.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CONTRIBUTING EDITOR 이승률
PHOTOGRAPHY 오태일
HAIR&MAKE-UP 제롬

2021년 06월호

MOST POPULAR

  • 1
    Welcome BACK
  • 2
    차우민이 찾은 것
  • 3
    봄바람이 스쳐지나간 자리
  • 4
    차주영 (a.k.a 꾸꾸 대장) 실버 버튼 들고 등장
  • 5
    알면 알수록 더 알아가고 싶은 호시 탐구생활

RELATED STORIES

  • INTERVIEW

    차우민이 찾은 것

    친구 따라 PC방에 간 고등학생 차우민은 그날 프로게이머가 아닌 배우를 꿈꾸게 됐다. 그는 배우도 결국 수많은 직업 중 하나라고, 자신은 그저 그 일을 잘해내고 싶은 초년생이라고 소개했다. 드라마 <보물섬>에서 발견한 배우, 차우민을 만나고 왔다.

  • INTERVIEW

    MADE BY L

    칼군무를 자랑하는 2.5세대 아이돌.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드는 주연배우. 귀신 잡는 해병대 1267기. 자신을 지켜보는 이들의 자랑거리가 되고 싶은 남자, 인피니트 엘이 들려준 이야기.

  • INTERVIEW

    믿고 보는 진영

    갓세븐 진영이 배우로서 세운 목표는 명확했다.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것. 그는 유쾌함의 힘을 믿고, 결과만큼 과정이 중요한 걸 아는 사람이었다. 드라마 <마녀> 종영을 앞두고 배우 박진영과 나눈 대화.

  • INTERVIEW

    내 이름은 차주영

    이름만으로 설명이 필요 없는 사람이 있다. 배우 차주영은 그런 유명인일까, 아닐까. <더 글로리>에서 혜정으로 인상을 남기고, <원경>을 통해 차주영이란 이름을 알렸다. 지나간 한순간이 아닌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더 궁금해지는 배우. 지금은 설명하지만, 조만간 설명이 필요 없을 배우. 처음이니 우선 이름을 말한다. 멋있는 여자, 차주영.

  • INTERVIEW

    봉준호를 만났다

    <아레나>가 봉준호 감독을 4년 만에 다시 만나고 왔다. 일대일로 대화를 나눴다. 자랑할 만한 일이다.

MORE FROM ARENA

  • INTERVIEW

    프리 스타일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전 세계 젠지와 밀레니얼에게 케이팝은 어떤 의미일까. 새로움의 대명사일까. 케이팝이라는 글로벌 현상은 어떻게 유지되고,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까. 케이팝 산업을 이끌어가는 엔터테인먼트 대표, 작곡가, 비주얼 디렉터, 안무가, 보컬 트레이너, 홍보팀장을 만났다. 그들에게 케이팝의 현재와 미래, 팬들이 원하는 것을 물었다. 케이팝 산업을 통해 2020년대의 트렌드를 살펴본다.

  • FASHION

    STILL ALONE

    여전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밤.

  • CAR

    혹한기 운전

    겨울에 자동차로 호연지기를 키우는 방법. 지붕 열고 달리기, 전기차로 강원도 가기. 어땠을까. 두 가지 중 뭐가 더 고됐을까.

  • FASHION

    지금, 한국 모델

    한국 남자 모델들이 세계 패션 신의 중심에 등장하는 것도 이제 익숙한 일이 돼버렸다. 2017 S/S 런던, 밀라노, 파리, 뉴욕 패션 위크에선 또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데뷔 15년 차부터 1년이 채 안 된 신인까지, 각기 개성과 성향이 다른 모델 11명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 LIFE

    <애완식물>

    시간의 그물망을 통과해 따뜻한 계절이 오면 식물은 기지개를 펴고 더러 작은 꽃을 틔울 테다. 그 긴 시간 식물의 주인에게는 애지중지 목을 축여주고 햇살을 머금게 하는 일과가 남는다. 어쩌면 식물은 좋은 애완이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