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CAR MORE+

시승 논객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에 대한 두 기자의 상반된 의견.

UpdatedOn April 20, 2021

3 / 10
/upload/arena/article/202104/thumb/47832-450262-sample.jpg

 

 

HONDA New Accord Hybrid Touring

전장 4,905mm 전폭 1,860mm 전고 1,450mm 축거 2,830mm 엔진 직렬 4기통 DOHC VTEC 배기량 1,993cc 최고출력 215hp 최대토크 17.8kg·m 변속기 e-CVT 구동방식 전륜구동 복합연비 17.5km/L 가격 4천5백70만원

장진택 <미디어오토> 기자

어렵고 깊은 건 잘 몰라서, 쉽고 단순하게 사는 20년 차 자동차 기자.

수입차 프리미엄?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4천5백70만원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보다 많이 비싸고, 한 급 위인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이런 가격표 ‘덕분’에 혼다 어코드는 그랜저급 대우를 받는다. 수입차이니, 동급인 쏘나타보다 한 급 높은 그랜저 정도와 ‘비빌’ 수 있는 가치라는 얘기. 이른바 ‘수입차 프리미엄’이다. 물 건너 들어와서 국산차보다 보기 드문 ‘희소성’이 있기 때문이라는데, 몇 년 전까진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은 ‘글쎄’다. 일단 만듦새가 그렇다. 미국에서 만들어서 미국서 파는 대중 세단답게, 단차나 마무리 등이 전반적으로 거칠다. 문짝은 중간을 용접해서 만드는 방식이고, 더구나 용접 자국을 갈아내지 않고 거칠게 조립했다. 뒤 번호판 가니시는 차체 색상과 애매하게 맞지 않아서 자꾸 눈을 비비게 만든다. 미국에서 어코드는 이래도 잘 팔린다. 미국에서 대중 세단은 매일 신는 신발이다. 깔끔한 만듦새보다는 막 타도 고장나지 않는 내구성이 중요하다. 혼다 어코드는 이런 미국 시장에서 수년 동안 인정받은 차다. 한국에서도 이런 걸 원했던 사람들에게 잘 먹힐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생긴 것, 깔끔한 것, 신기한 것, 편안한 것, 조목조목 따지지 않나? ★★

전기모터가 184마력?
혼다 어코드의 제원표를 살펴보자. 길이 4,905mm, 폭 1,860mm 등등, 대략적인 제원이 소나타 하이브리드와 비슷하다. 2.0리터 145마력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힘을 합쳐 215마력을 내는데, 전기모터가 184마력이나 한다. 르노삼성 SM3 (순수) 전기차가 94마력인데, 이것보다 2배나 강력한 모터가 145마력 엔진 옆에 붙어서 돌아가는 셈이다. SM3 전기차도 꾹 밟으면 앞바퀴가 헛돌면서 튀어나갔던 걸 생각하며,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가속페달을 꾹 밟았는데, 사뭇 느긋하다. 184마력 전기모터에 145마력 엔진을 보탰는데, 합산 출력이 215마력이다. 184 더하기 145는 329인데, 왜 (114마력이나 손실된) 215마력이냐, 라고 물었더니 “새로운 개념의 하이브리드라서 그렇다”는 답변뿐이다. 참고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152마력 엔진에 51마력 모터를 더해 합산 출력 (8마력 정도의 손실이 있는) 195마력이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비슷한 무게와 비슷한 파워, 연비 등을 갖췄다. 제원표 상으로는 꽤 차이가 있지만, 몸으로 느끼는 전기모터의 파워는 크게 차이 나진 않는다. ★★

노 재팬?
일본의 뜬금없는 억지와 비상식적인 조치 등으로 인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뜨거웠다. 잘나갔던 일본계 회사들이 역적으로 찍히고, 한국에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가기도 했다. 혼다와 토요타 국내 판매량이 급감했고, 한국닛산은 한국 법인을 철수하기도 했다. 여튼, 지금도 일본 차에 대한 불편한 시선은 가시지 않았다. 4천5백70만원을 내고 자랑하며 몰고 다녀도 부족한 것을, (일부)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을 감수하면서까지 타야 한다는 얘기다. 혼다 어코드가 미국에서 잘 팔리는 차라는 건 안다. 좋은 차라는 것도 알고, 깔끔한 주행감이나 정교함, 내구성 좋다는 것도 알겠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는 어쩔 수 없이 ‘불편한’ 차다. 자동차를 산다는 건 총체적인 ‘만족’을 위한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일본 차 구입은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나도 이러한 상황이 당황스럽다. 니콘, 캐논 카메라 쓰는 건 아무렇지도 않고, 특히 소니 게임기는 인스타그램에 자랑까지 하면서, 왜 일본 차에는 그토록 두터운 벽을 만들어냈을까. ★★

+FOR 고장이 나지 않는 차로 유명하다. 정비소 가는 게 정말 싫다면 고려해볼 만하다.
+AGAINST 국산차가 많이 좋아졌는데, 굳이 불편한 시선을 감수하며 일본 차 살 이유 있을까.

3 / 10

 

김종훈 자동차 칼럼니스트

악차는 없다는 마음으로 각 자동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고 하는 자동차 칼럼니스트.

무난함이라는 신뢰
10세대 부분 변경 모델이다. 그리고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전 세대에 비해 전면 인상이 확연히 넓어졌다. LED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으로 눈매 또렷하게 하고, 헤드램프와 이어진 라디에이터 그릴도 확 키웠다. 수평으로 강조한 전후면은 차를 더 넓고 당당하게 보이게 한다. 토요타처럼 점점 과격해지는 디자인은 맞지만, 혼다만의 차분함을 유지했다. 무난하면서도 질리지 않을 그런. 이번 모델은 부분 변경인 만큼 디자인 변화는 거의 없다. 하이브리드 전용 로고와 리어 범퍼를 달고, 새로 디자인한 19인치 휠을 끼웠다. 10세대 디자인이 준수해서 크게 아쉽지 않다. 실내 역시 변화는 거의 없다. 하이브리드라고 알려주는 계기반 및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그래픽 차이 정도. 대신 첨단 운전자 보조 장치인 ‘혼다 센싱’ 관련 버튼 및 계기반 그래픽은 달라졌다. 부분 변경이니까. 디자인과 인테리어에서 특별하거나 두근거리게 하는 요소는 적다. 원래 혼다가 멋있어서 타는 자동차를 만들진 않으니까. 더구나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멋보다는 실속에 집중하는 차니까. 다들 기대하는 요즘 자동차의 첨단 느낌도 없다. 그래서 투박하지만 오히려 왠지 모를 신뢰가 생긴다고 하면 억지일까? ★★☆

차급 이상의 편안함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투 모터 시스템으로 운용한다. CR-V 하이브리드와 같은 방식이다. 혼다 라인업의 허리를 책임지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투 모터 시스템은 조금 독특하다. 모터 두 개 중 하나는 출력을, 다른 하나는 발전을 담당한다. 2.0리터 엔진은, 신기하게도 출력 모터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니까 엔진이 주력으로 바퀴를 굴리지 않고 메인 모터를 보조하면서 발전에 집중한다. 그렇게 도달한 시스템의 최고출력은 215마력. 경쟁 모델 대비 높다는 점을 강조한다. 출력도 출력이지만 투 모터 시스템은 EV 모드를 적극 활용하게 한다. 즉, 효율성도 뛰어나다는 뜻이다. 공인 연비가 17.5km/L지만 밀리는 시내에선 더 좋은 숫자를 기대할 수 있다. 느긋하게 달릴수록 이득이다. 승차감 또한 그 성향에 맞췄다. 과격하게 밀어붙이지 않으면 차급 이상의 고급스러운 질감을 선보인다. 미국식 고급 세단의 편안함에 새삼 기분이 말랑해진다. 느긋함에 방점을 찍지만 제법 쾌적하게 차체를 움직이기도 한다. 급가속만 배제하면 꾸준히 속도를 올려붙인다. 그 과정 또한 부드러울수록 만족도가 상승한다. 급가속하면 엔진은 굉장한 소리를 내는데 속도는 굉장하지 않아서 어색하다. 이런 주행 특성을 보면 누구에게 어울리는 차인지 답이 명확하다. ★★★☆

뭐가 더 필요해?
이번 부분 변경은 내실에 힘줬다. 특히 안전·편의장치를 대거 들였다. 보다 진화한 혼다 센싱은 알아서 길 따라 잘 간다. 후측방 경보 시스템이나 후진 시 사각지대 알려주는 크로스 트래픽 모니터도 추가했다. 밤에 기특한 오토 하이빔 시스템도 있다. 최신 유행인 스마트폰 연결성도 꼼꼼하게 챙겼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추가했는데, 심지어 안드로이드 오토로 연결하면 카카오 내비까지 표시해준다. 한국인 선호 옵션인 스티어링 휠에 열선도, 통풍 시트도 넣었다. 심지어 오디오 시스템까지 보완했다. 그 외에도 뭔가 많이 넣었다. 보이는 안팎보다 실제로 사용할 때 유용할 갖가지 장치를 챙긴 셈이다. 설마 이것도 있어? 하는데 있다. 혼다 하이브리드 가격을 생각하면 심지어 싸게 느껴진다. 요즘 국산 차량 가격도 꽤 올랐기에 체감 효과는 더 크다. 이쯤 되면 안팎 디자인마저 준수하게 느껴진다.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한마디로 구성이 좋다. 어디 가서 기죽지 않을 넉넉한 차체와 차급 이상의 승차감, 하이브리드 효율, 뭐가 더 필요할까 싶은 안전·편의장치까지. 유행 안 따지고 오래 탄다고 할 때 이보다 좋은 구성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

+FOR 따져보면 없는 것 없이 다 챙긴 패밀리 세단.
+AGAINST 요즘 12.5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는 기본이라던데.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2021년 04월호

MOST POPULAR

  • 1
    전설의 시계
  • 2
    <아레나> 12월호 커버를 장식한 세븐틴 조슈아
  • 3
    가장 손쉬운 라이카
  • 4
    Attitude
  • 5
    Shaving Ritual

RELATED STORIES

  • CAR

    패밀리 카라는 이름으로

    흥미로운 움직임이 감지된다. 패밀리 카 시장에 새 모델이 등장한 까닭이다. 중형 SUV는 이 시대 패밀리 카를 대표한다. 지금까지 중형 SUV 하면 떠오르는 모델은 명확했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와 KGM 액티언은 그 연상 작용에 균열을 일으키려 한다. 그럴 수 있을까?

  • CAR

    CAFE RIDER

    모터사이클 타고 모터사이클 카페에 간다. 전투기가 비행장으로 모이듯 라이더라면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그 일상을 더욱 빛내줄 모터사이클 넉 대.

  • CAR

    미쉐린과 모나코

    미쉐린은 모터스포츠와 함께했다. 모나코는 모터스포츠의 성지 같은 곳이다. 미쉐린이 모나코에서 특별한 여정을 준비했다. 근사한 이야기가 펼쳐질 듯한 조합이다. 미쉐린과 함께한 모나코의 어느 특별한 순간.

  • CAR

    화장을 고치고

    기아 EV6는 2021년에 등장했다. 어느새 3년이 지나 부분변경 모델이 나왔다. 변화의 핵심은 눈매. 밤하늘의 별 궤적처럼 LED를 흩날렸다. 역시 눈매가 달라지니 또 새롭다.

  • CAR

    Stand on Top

    성능, 가치, 상징성 어느 하나 모자라지 않는다. 정점에 선 자동차 넉 대.

MORE FROM ARENA

  • CAR

    SHOOTING STAR

    모터와 엔진을 달구며 유성을 쫓던 밤.

  • REPORTS

    리소그래프의 세계

    몇 년 새, 서울의 창작자들이 즐겨 쓰기 시작한 인쇄 방식이 있다. 자동화된 스텐실 인쇄라 불리는 리소그래프 인쇄다. Editor 이경진

  • FASHION

    THE GREEN MAZE

    보테가 베네타가 표현하는 동시대적인 미로.

  • INTERVIEW

    배우는 이상이

    이상이는 재주가 많다. 춤 잘 추고, 노래 잘 하고, 축구 게임도 잘 한다고 한다. 식물과 물고기를 키울 줄도 알고, 유머 감각도 있다. 최근에는 클라이밍도 시작했다. 지금도 이상이는 새로 배운다.

  • FASHION

    태양의 시계

    스위스 워치메이커 태그호이어가 브랜드 최초의 태양열 작동 워치인 ‘아쿠아레이서 프로페셔널 200 솔라그래프’를 출시했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