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제리
THOMAS JARREY @thomasjarrey
삶을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 언젠가 어른이 되리란 건 청춘들도 안다. 안다고 달라지는 건 없지만 우리가 아는 건 자연의 순리 정도다. 나이 든 내 모습을, 30대의 자신을, 40대에 무슨 일을 할지 알 수 없다. 앞날은 알 수 없기에 삶은 모험이고, 우리는 그저 모험을 해나가야만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사소한 것이지만 또 그것이 삶의 전부이기도 하다. 순간의 기쁨을 즐기고, 안식을 취하는 것. 그 정도면 됐다. 무엇을 더 해야 하나? 눈 속을 헤매는 것도 누가 부추긴 것은 아니다. 토머스는 모험을 해야만 했다. 그의 여자친구는 23세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토머스는 살아갈 에너지가 필요했다. 극심한 우울을 새하얀 눈으로 덮었다. 토머스는 산에 오를 때, 별도의 탈것을 이용하지 않는다. 특정한 물건을 구비하지도 않는다. “도전하겠다는 마음뿐이에요. 대자연에서 홀로 생존하고, 혹독한 환경을 견뎌내는 게 즐거워요. 마음만 준비하면 돼요.” 빈손으로 나선 토머스의 모험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위치 공유는 필수
설원에서는 무슨 일이 닥칠지 아무도 모른다. 부상을 입을 수도 있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도 예상해야 한다. 만약 통신 신호도 닿지 않는 오지라면? “첫 번째 주의 사항은 당신이 어디로 갈지 누구에게든 미리 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처음 본 사람이어도 괜찮아요. 산에서는 언제나 조난당할 위험이 있어요.” 토머스가 말했다. 그는 설원에 갈 때는 반드시 서바이버 키트를 구비할 것을 강조했다. “해당 지역을 분석하고, 눈사태의 위험에도 대비해야 해요. 날씨도 유의할 점이죠.” 토머스는 도보로 산을 오른다. 걷다가 안전해 보이는 자리가 있으면 눈을 파고 나무를 잘라 셸터를 만든다. 텐트를 설치하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이글루를 만들기도 한다. 침낭을 편 다음에는 대자연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2,750m 고도에서
설원에서 경험한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을까? 토머스는 일몰과 일출을 꼽았다. 그다음으로 경이로운 순간은 밤이었다. 달과 별뿐인 완전한 자연의 밤. “보름달이 뜨는 밤은 달라요. 달빛이 눈에 반사되어 환해져요. 드문 현상이지만 경이롭기만 하죠.” 그는 매우 소수의 사람들만 경험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보름달은 한 달에 두 번만 뜨지만 해는 매일 뜨고 진다. “2,750m 고도에 올라 홀로 일출을 바라볼 때면 후회하죠.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연에 있는데, 왜 더 일찍 경험하지 않았을까요?” 토머스가 꼽은 최고의 캠프는 모두 북극권에 위치했다.
벌레 없는 캠핑
토머스는 혹한기 훈련을 받아본 적 없으니, 겨울 캠핑의 낭만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왜 스노 캠핑을 좋아하냐, 여름에 야영하는 게 낫지 않냐는 물음에 토머스가 답했다. “비가 내리지 않죠. 당연히 모기도 없고, 식수는 무한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맥주도 차가운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요. 장점을 나열하면 끝도 없지만 무엇보다 스노 캠핑이 더 아름다워요.” 설원에서 온전히 자신만의 능력으로 살아남아 생을 즐기는 것. 대자연에 맞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매 순간 도전하는 것이 기쁨이라고 토머스는 말한다. 스스로 히어로가 되는 것이다. 히어로가 되기 위해선 자신을 믿어야 한다. 나는 할 수 있다고.
신의 땅
눈과 하늘과 낮과 밤만 있다. 토머스는 북극권을 가리켜 신의 땅이라고 말했다. “스노 캠핑은 자연과 산에 존경심을 갖게 만들어요. 왜 조상들이 이곳을 신의 땅이라 했는지 이해돼요.” 그래서 신의 땅에서 살아남은 아담이 되려면 반드시 기억할 점은 무엇인가? 불이다. “설원에서 불을 피우면 눈이 녹아요. 지면을 돌로 단단하게 다진 후 불을 수직으로 피워야 해요. 나무를 2층으로 쌓고, 그 위에 작은 나뭇가지를 올리고 불을 피우세요. 온기가 지속될 거예요.” 아담의 꿀팁이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