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더뉴그레이 @thenewgrey_
세상 모든 아버지에게도 젊은 시절이 있었다. 왠지 패션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그들이지만 분명 아버지에게도 멋진 옷을 입고 청춘을 누리던 시절이 존재했다. 권정현 대표가 이끄는 ‘더뉴그레이’는 중년 남성의 청춘을 되찾아주는 패션 플랫폼이다. 그의 손을 거치면 동네 아저씨도 순식간에 꽃중년으로 변신한다. 틱톡에서 ‘더뉴그레이’을 검색해보면 알 수 있다. 권정현 대표와 함께 일하는 패션 크루 ‘아저씨즈’를 통해 BTS만큼 멋진 한국 중년 남성의 모습을 소개한다.
더뉴그레이를 소개한다면?
더뉴그레이는 보통 남자, 정확히는 평범한 아저씨들을 위한 플랫폼이다. 일반 아저씨들을 대상으로 패션 메이크오버 서비스를 진행하고 그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비포&애프터’ 콘텐츠를 만든다.
아저씨들과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패션을 좋아했다. 그러다 2013년 미국의 닉 우스터를 처음 알았다. 한국 중년 남성은 위기를 겪고 있는데, 닉 우스터는 젊은이의 롤모델이었다. 특히 멋진 할아버지의 모습에 젊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광경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다 2014년 서울시에서 청년을 지원해주는 사업에 참여했는데, 그때 한국의 닉 우스터 같은 아이콘을 만들어보자는 목표로 ‘꽃할배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고, 반응이 좋아 자연스레 사업으로 이어졌다.
더뉴그레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은 것인가?
우리 플랫폼은 주로 중년 아저씨들을 다룬다. 그렇다고 해서 시니어 같은 직접적인 단어를 사용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름 자체가 올드해 보여서다. 보통 어르신한테 ‘실버’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처럼 그레이(Grey)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고, 거기에 지금까지 없었던 중년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로 ‘더(The) 뉴(New)’를 붙여 만들게 됐다.
지난해부터 틱톡을 통해 아저씨즈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저씨즈는 나와 함께 일하는 패션 크루다. 사실 그동안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사진 콘텐츠를 주로 제작해왔다. ‘언젠가는 영상으로 넘어가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막상 혼자서 모든 것을 진행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틱톡을 알게 됐는데, 굉장히 신선하고 획기적이었다. 알다시피 틱톡은 콘텐츠의 카테고리나 연령대가 정말 넓다. 도전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짧은 영상 중심이라 혼자서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는 대성공이다.
아저씨즈의 반응은 어떤가?
매우 좋아하신다. 특히 틱톡에서 활동한 이후로 젊은 친구들이 많이 알아본다고 하더라. 사실 아저씨즈 가족 중에 모델 활동을 반대하는 분들이 있었는데, 틱톡을 시작한 이후로는 누구보다 응원해준다고.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콘텐츠를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우선 재미있어야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저씨즈가 멋진 남자로 보여야 한다는 거다. 흔한 ‘아재’로 보이는 것도 싫지만,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건 더 싫다. 그리고 요즘 우리 콘텐츠를 보며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댓글이 꽤 많다. ‘어른’으로서 젊은 세대에게 교훈을 줄 수 있는 콘텐츠도 구상 중이다.
틱톡을 하면서 가장 달라진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뭔가 센세이션한 돌파구를 찾고 있었는데, 틱톡이 변곡점이 됐다. 사실 지난해 진에어와 함께 일본 공항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아버지를 메이크오버하는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었는데, 코로나19로 무산됐다.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던 차에 틱톡에서 그야말로 ‘빵’ 터졌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틱톡을 통해 해외에서의 가능성을 확인 했다는 것. 인스타그램 중심으로 활동할 땐 항상 숙제 같았는데, 틱톡을 만난 이후 일본이나 중국 등 해외 팬이 정말 많이 생겼다.
혹시 함께 컬래버레이션하고 싶은 틱톡커가 있을까?
우리 아저씨즈가 춤을 정말 못 춘다. 아이키(@aiki_kr)와 함께 댄스 강습(?) 같은 영상을 만들면 그 자체로도 큰 화제가 되지 않을까?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일단 최소 아시아에서는 시니어 패션 콘텐츠로 1등을 하는 것이 목표다. 좀 더 욕심을 내자면, 한국의 중년 남성도 BTS만큼 멋지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 얼른 코로나19가 끝나서 해외의 중년 남성들을 변신시켜주고 싶은 꿈도 꾼다.
Dance 루하테니조 @ruhatenizo
루하테니조(차루하)는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거리에서 춤을 추는 미국 흑인들만의 ‘놀이’ 문화가 국내에 생소했을 때부터 차루하는 거리에서 춤추는 영상을 SNS에 꾸준히 업로드해왔다. 어쩐지 코믹하기도 하지만,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그루브한 몸짓에 많은 힙합 팬들이 그를 팔로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그의 ‘비둘기 춤’이 일명 ‘인싸춤’으로 불리며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가수 지코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10월 래퍼 로꼬가 발표한 노래 ‘면회실’에 그의 이름이 등장하기도 한다.
아이디가 특이하다.
많이들 어려워한다. 히브리어와 헬라어의 합성어이니 그럴 만도 하다. 내 본명인 루하는 히브리어로 ‘하나님의 숨결’이라는 뜻이다. 테니조는 성경에 나온 말인데, 헬라어로 ‘주목하다’라는 뜻의 아테니조에서 따왔다. 두 단어를 붙이면 ‘하나님의 숨결을 주목하라’인데, 종교적인 느낌이 강하기는 하다.
틱톡에서 다양한 댄스를 선보인다. 춤은 언제부터 췄나?
중학교 3학년 때였나? 당시 원더걸스의 ‘텔미’가 난리 났었다. 전 국민이 따라 할 정도였으니까. 친구들과 그 춤을 보고 따라 해본 게 계기라면 계기다. 춤이라는 걸 처음 춰봤는데, 동작 하나하나가 음악 속에서 이어져 춤이 된다는 것이 굉장히 신기했다. 그때부터 이런저런 춤을 추다가 아버지를 설득해서 댄스 학원에 등록했고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빠르게 성장 중인 틱톡커 중 한 명이다. 루하테니조 계정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제일 많이 듣는 말이 ‘멋있다’와 ‘재밌다’이다. 콘텐츠마다 간극이 확실하다. 나는 항상 ‘모’가 아니면 ‘도’가 되려고 한다. 잘할 거면 진짜 멋있게 잘하고, B급이려면 확실하게 망가진다. 그런 부분을 좋아해주는 것 같다. 잘하는 것도 아닌데 못하는 것도 아니고, 웃기지 않는데 안 웃긴 것도 아닌, ‘게’나 ‘걸’은 싫다.
가장 호응도가 높았던 콘텐츠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비둘기 춤이다. 비둘기를 흉내 낸 춤을 추면서 마트 안을 돌아다녔는데, 그게 잘돼서 광고도 찍었다. 확실히 틱톡에서는 재밌는 영상이 더 사랑받는 것 같다. 나만 해도 심심하거나 시간을 때워야 할 땐 틱톡부터 찾게 되니까.
그럴 땐 틱톡에서 어떤 영상을 찾아 보나?
그냥 추천 영상 본다. 틱톡의 콘텐츠는 범위가 매우 넓다. ‘아, 이런 콘텐츠도 있구나’ ‘이런 것도 재밌겠다’고 하면서 휘~휘 넘기다 보면 시간이 정말 잘 간다. 파도 파도 내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데이터와 소스가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틱톡은 미지의 세계와 같다.
주로 거리에서 춤을 추는 영상을 만든다. 장소 선택은 어떻게 하나?
대부분 즉흥적이다. 다만, 이 인터뷰를 빌려 꼭 해명하고 싶은 게 있다. 가끔 ‘저런 장소에서는 민폐이지 않나’ 하는 등의 댓글을 다는 분들이 있는데, 현장에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거나 해서는 안 될 분위기면 바로 촬영을 접는다.
다른 틱톡커와 컬래버레이션 영상도 많이 찍더라. 앞으로 함께하고픈 틱톡커가 있다면?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배우 이시영(@leesiyoung38)의 콘텐츠를 정말 좋아한다. 연기야 원래 잘하셨지만, 아이디어가 좋은 의미로 진짜 미쳤다. 너무 재밌게 보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모’ 아니면 ‘도’인 콘텐츠랄까. 여자 배우가 망가지는 게 쉽지 않을 텐데, 그런 점에서 존경한다.
틱톡을 하기 전과 후, 달라진 게 있나?
운이 좋게도 처음부터 반응이 왔다. 이용자가 많아지는 시기를 잘 탔던 것 같다. 얼마 전엔 틱톡 덕분에 방송<미션인싸이더>도 하나 찍게 됐다. 내 채널의 팔로워가 어마어마하게 많은 것도 아니고, 나보다 잘하는 분들도 정말 많은데 그저 감사하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사실 춤은 휘발성이 강하다. 무슨 말이냐면, 음악은 오랫동안 기억되지만, 춤은 금세 잊히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음악이 마음에 들면, 라이브 영상이나 안무 영상도 찾아 보고 뮤직비디오도 찾아 보고 하지 않나. 그래서 얼마 전부터는 이달의 음악을 선정해서 댄스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꿈이 있다면?
딱히 미래 계획이나 목표를 정해두는 스타일은 아니다. 지금처럼 좋아하는 일을 계속 ‘순수하게’ 해나갈 것이다. 그러다 언젠가 음악에 도전해보는 게 최종 꿈이다. 댄서들의 인터뷰를 보면 늘 안무가나 댄스 강사가 꿈이라고 하지 않나. 그런데 미국에서는 댄서나 래퍼, 싱어를 구분 짓는 게 아니라 그냥 힙합퍼라고 부른다. 댄서들이 음반도 낸다. 사실 한국에서도 음악에 도전한 댄서가 몇 명 있었는데, 다들 실패했다. 내가 그 ‘벽’을 넘어보고 싶다.
MUSIC 빅마블 @bigmarveltiktok
빅마블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크리에이터다. 8백만이라는 국내 최다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중 한 명이자 미국의 유명 TV 프로그램 <엘런 드제너러스 쇼>에 소개될 정도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는 틱톡커로도 활동하는데, 특히 비트박스 챌린지 콘텐츠로 한 달 만에 천만 뷰 영상 네 편을 만들기도 했다. 2012년 비트박스 KR 챔피언십 우승자답게 비트박스 콘텐츠를 주로 업로드하며, 소리 나는 닭 장난감이나, 장난감 피아노를 이용한 음악 커버 영상도 세간의 화제를 낳았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튜버였다. 틱톡으로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다.
나는 크리에이터이기도 하지만 그전에 음악을 하는 사람이다. 전 세계적으로 틱톡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서 내 음악을 홍보하기에 좋은 플랫폼이라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다.
틱톡커가 되어보니 유튜브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틱톡은 좋은 의미로 가볍게 즐기기 좋은 플랫폼이다. 영상을 만드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모두 접근이 쉽다. 영상 제작도 빨리 할 수 있고, 반응도 즉각즉각 온다. 두 플랫폼을 비교한다기보다는, 서로 매력이 전혀 다른 것 같다.
음악 크리에이터로서 빅마블의 정체성이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어릴 때 음악을 한 게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재즈 플루트를 전공하고, 잠깐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했는데 그런 경험을 써먹을 데가 많다. 요즘은 엄청난 전문가가 정말 잘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잘하더라도 재미있게 하는 사람을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다.
빅마블을 표현하는 키워드를 세 개만 꼽는다면?
음…. 비트박스, 웃음, 그리고 광대. 비트박스는 빼놓을 수 없는 나의 아이덴티티고 웃음은 틱톡을 통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으니까. 광대는…. 내가 광대라는 캐릭터를 정말 좋아한다. 어떻게 보면 나도 광대 중 한 명일 수도 있고.
콘텐츠를 제작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사실 영상을 만들 때 깊게 생각하는 편은 아니다. 즉흥적으로 만든 것들이 대부분이다. 완벽하게 기획하기보다는 평소 생각나는 것들을 메모해두었다가 조각조각 퍼즐을 맞추면서 영상을 제작한다. 다만 즉흥적으로 하더라도 퀄리티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창의적인 콘텐츠여야 한다는 것. 기왕이면 재미도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내 웃음 포인트가 굉장히 특이한 편인데, 그 웃음 포인트를 중심으로 영상을 제작한다.
그 웃음 포인트가 외국인한테 먹힌 걸까. 빅마블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그럴 수도 있다. 어렸을 때부터 해외 채널들을 정말 많이 봐왔다. 그것이 쌓여서 유머 코드가 통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요즘 빅마블 같은 유명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틱톡 도전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도전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일단은 두려워 말고 무조건 도전해봤으면 좋겠다. 다만 크리에이터 시장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것 같다.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 무조건 유행을 따르는 건 권하고 싶지 않다. 유행을 참고하는 건 좋지만 지금 수면 위에 있는 콘텐츠를 똑같이 따라 한다고 해서 잘된다는 보장은 없다. 자기의 것으로 각색하는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틱톡커로서 2021년의 계획은 무엇인가?
지금보다 더 유명해지고 싶다. 팔로워도 한 1억 명쯤 됐으면 좋겠다.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면, 더 재미있게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
빅마블의 최종 꿈은 무엇일까?
크리에이터라는 한계를 두고 싶지는 않다. 나는 뮤지션이기도 하니까, 목표는 빌보드 1위다. 그리고 이 얘기를 하면 다들 의아해하는데, 인터뷰 때마다 말하는 나의 최종 꿈은 우주 산업에 진출하는 것이다. 돈이 아주 많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가장 잘하는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둬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우주 미래 산업에 투자하고 싶다.
Health 아름닥터 @alumdrtv
아름닥터는 경력 11년 차의 성형외과 의사 한상혁 원장이 운영하는 채널이다.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팔자 필러의 단점이나, 사각 턱 보톡스의 부작용 등을 가감 없이 전달한다. 하지만 아름닥터의 ‘진짜’ 인기 비결은 의사 선생님답지 않은(?) 친근함에 있다. 한마디로 망가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다른 틱톡커와의 컬래버레이션이나 틱톡 챌린지에도 적극적이다. 미용 시술 정보는 랩으로 전달한다. 성형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확실하게 전해주기 때문에 시술이나 성형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가 될 듯. 사실 그냥 보기에도 재밌다.
틱톡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원래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주로 활동했다. 2년 정도 했고, 나름 명성도 얻었다. 틱톡은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었는데, 춤과 노래 등 뭔가 재주가 많은 사람들만 이용하는 것 같아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유튜브에서 연애 관련 정보를 전하는 서울오빠TV(@seoul_oppa_tv)가 틱톡커로 활약하는 것을 보고 용기를 냈다.
틱톡과 다른 플랫폼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다른 플랫폼에서는 다들 망가지기를 주저하는 것 같다. 가급적 멋있고 예쁜 모습만 보여주려 한다. 나도 틱톡을 하기 전까지는 ‘내가 어떻게 보여야 할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의사로서 신뢰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주변에서도 시쳇말로 ‘모양’ 빠지는 영상은 가급적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틱톡은 정반대다. 너도나도 망가진다. 내 모습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틱톡의 가장 큰 매력이다.
다른 틱톡커들과 컬래버레이션도 많이 하던데.
아, 그것 역시 틱톡의 장점 중 하나다. 틱톡커들은 서로의 영상에 댓글을 굉장히 잘 달아준다. 심지어 되게 유명한 크리에이터도 내 영상에 댓글을 단다. 그러다 보니 금세 친해진다. 꼭 동아리 같은 분위기랄까.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활동할 땐 전혀 느껴보지 못한 문화다. 틱톡커만의 단단한 유대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틱톡을 한다고 하면 벌써 친구가 된 기분이다.
다른 틱톡커의 영상도 자주 보는가?
엄청 자주 본다. 틱톡은 다양한 콘텐츠를 다룬다. 다른 사람들의 영상을 보면서 아이디어도 얻고 감동도 받는다. 특히 심적으로 힘든 날 틱톡에서 위로를 찾을 때가 많다. 틱톡 추천 영상에는 웃긴 콘텐츠도 정말 많지 않나. 그런 영상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꼭 그 사람들이 나에게 “괜찮아, 한 번 웃고 힘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다른 틱톡커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영상을 만든 적이 있을 정도다.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무엇인가?
아무리 짧은 영상이라도 보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콘텐츠를 만든다. 그게 지식이든, 감동이든, 재미든.
교육성 콘텐츠를 만들기 때문에 고민도 많을 거다.
어떻게 하면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알려줄지 고민한다. 그래서 랩을 하기도 하고, 다소 웃긴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또 틱톡의 장점이자 단점 중 하나가 이용자들의 연령대가 굉장히 다양하다는 거다. 한 번은 여중생이 엄마가 성형수술을 못하게 한다며 댓글로 고민 상담을 해온 적도 있다. 내가 다루는 콘텐츠가 미용 시술 정보인데, 내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꾸 얼굴에 뭔가를 하고 싶어 할까봐 그게 제일 걱정이다. 괜히 어린 학생들에게 성형 문화를 조장하는 것은 아닐지.
그럴 땐 뭐라고 답해주나?
음…. 엄마 말 들으라고 해야지. 하하.
올해 꼭 도전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틱톡을 하면서, 나는 참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고 느낀다. 그중에서도 제일 어려운 게 댄스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멋있게, 제대로 춤을 추는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
틱톡커로서 꿈이 있다면?
중학교 때 꿈이 아나운서였다. 말하는 걸 정말 좋아한다. 아나운서는 못 됐지만, 어쨌든 틱톡을 통해 여러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내가 말할 수 있고,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면 평생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틱톡커 중에 딸셋(@ssogarin)이 있는데, 항상 진솔하게 팔로워를 대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다. 나도 그분처럼 친구 같은 크리에이터가 되는 게 목표다.
Education 금융팔로미 @financefocus
금융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머리가 복잡해진다. 금융팔로미는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젊은 세대에게 딱딱한 금융 분야를 쉽고 재밌게 알려주는 채널이다. 전(前) 금융연구원 출신의 틱톡커가 금융에 처음 관심 갖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친구에게 설명하듯 쉽고 재밌게 금융과 주식, 경제 분야를 다룬다. 무엇보다 짧은 영상 안에서 핵심만 전달하기 때문에, 바쁜 직장인들이 출퇴근길에 부담 없이 시청하기에 좋다.
원래 금융에 관심이 많았나?
임신하면서 그만두기는 했지만, 결혼 전, 연기금 관련 금융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국민연금이나 주택도시기금 등을 분석하고 수익률을 계산하는 일이었다. 크리에이터 활동에 관심이 많았는데, 기왕이면 ‘잘 아는 분야로 시작해보자’라는 마음이 들어 금융 관련 콘텐츠를 만들게 됐다.
수많은 플랫폼 중 틱톡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을 듣기에는 유튜브가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자칫 지루해지기 쉽다. 강의를 듣는 느낌이랄까. 반면 틱톡은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간단한 정보를 얻는 데 접근성이 훨씬 용이하다. 콘텐츠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틱톡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또한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틱톡에는 추천 피드 시스템이 있어 팔로가 많지 않더라도 사람들에게 노출이 쉬운 편이다. 나같이 타 플랫폼에서 인플루언서가 아닌 사람에게는 엄청난 장점이다. 영상 촬영과 편집도 훨씬 간편하다. 유튜브의 경우, 영상을 잘 찍으려면 아무래도 전문 인력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도 15초는 정보 콘텐츠를 운영하기에 너무 짧은 시간이지 않나?
틱톡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15초 미만의 영상만 업로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틱톡도 3분까지 영상을 만들 수 있다. 3분이면 정보를 전달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솔직히 3분 이상의 긴 영상은 다들 잘 안 보지 않나.
영상을 보면 말은 거의 안 하던데.
지금은 섬네일에만 잠깐 등장한다. 내가 직접 등장해 말하는 것보다 텍스트로 보여주는 게 정보 전달에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서다. 물론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기도 하다. 다만 지금까지의 콘텐츠가 너무 획일적이라는 고민은 한다. 올해는 차츰차츰 목소리나 얼굴 노출을 늘려갈 계획이다.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건 무엇인가?
아무래도 정보 전달을 하다 보니, 주제를 선정하는 게 제일 고민이다. 다큐멘터리나 신문의 기획 기사 등을 보면서 요즘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는 금융 관련 트렌드를 파악하려 한다. 또 그걸 간결하게 요약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내는 데 집중한다.
꼭 금융만 다루는 것 같지 않더라. 세계 부자 순위나 나라별 스타벅스 커피 가격 같은 콘텐츠도 있던데.
공모주 청약이나 금 투자, 주식 배당금 같은 콘텐츠로 틱톡을 시작했다. 그러다 ‘세계 부자 순위 톱 5’라는 영상을 올렸는데 반응이 엄청 좋았다. ‘사람들이 원하는 게 이런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금융 관련 얘기만하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금융 관련 콘텐츠와 함께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질 만한 랭킹 영상도 이따금 올리는 편이다. ‘평균 소득이 높은 MBTI 성격 순위’나 ‘틱톡커 수익 랭킹’ 등이다. 어떻게 보면 ‘돈’이야말로 금융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지 않나.
사람들의 반응을 끌어내려면 틱톡 챌린지 등에 도전하는 게 더 효과적일 텐데.
고민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다만 내 계정이 금융이나 주식, 경제라는 주제를 벗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챌린지를 하더라도 그 범위 안에서 움직이고 싶다. 가령 얼마 전 5단 얼굴 조합이라는 틱톡 챌린지가 유행했을 때,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얼굴을 조합했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진행하려 한다.
틱톡을 하기 전과 후,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음…. 아마 틱톡이 아니었다면, <아레나>에서 날 인터뷰할 일은 없지 않았을까. 틱톡을 만나고 놀라운 경험을 많이 한다. 버스 내에 설치된 TV에서 진행하는 틱톡 광고에 내 얼굴이 나오기도 하고 고작 3~4개월 만에 광고 문의도 심심찮게 온다. 남편이랑 그저 신기해하는 중이다. 그런 의미에서 틱톡커가 되기를 망설이는 크리에이터가 있다면 자신 있게 권하고 싶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