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쌤
한국에서 핫한 외국인 유튜버, 올리버쌤은 ‘마님’이라 부르는 배우자 그리고 진돗개 ‘왕자’, ‘공주’’와 함께 오손도손 미국 텍사스에 살고 있다. 진돗개 육아일기를 올리며 폭발적으로 조회수와 구독자를 늘리기 시작해, 마님이 임신한 후부터는 태명을 ‘체리’로 지어준 썰부터 한국인 며느리 임신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란 미국 시부모님 반응, 최근 ‘국제연애, 어쩌다 한국 여자랑 사귀게 되었나요?’까지 마님과의 국제 결혼 이야기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는 중이다. 해맑게 생글생글 웃는 해피 페이스, 살짝 어눌하지만 의사 전달은 충분히 되는 한국어 구사 능력, 편견 없는 시선과 태도, 그리고 편안함이 올리버쌤의 매력으로, 똑부러지는 마님과 함께 있으면 천생연분이구나 싶다. 텍사스의 여유로운 전원 풍경과 상냥한 시어머니 로히 여사의 캐릭터도 관전 포인트. 마지막엔 생활영어 꿀팁까지 챙겨준다. 진돗개 콘텐츠로 인기몰이를 하던 시절엔 ‘국뽕 코인’이라 조롱 받기도 했으나 미국의 환상을 깨주는 동시에 한국인들의 편견을 그리기도 하며, 균형적인 시선에서 양국의 문화를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많다(더구나 한국 토종견의 귀여움을 자랑하는 국뽕이라면 매우 건전한 국뽕 아닌가?). 마님의 인스타그램에는 올리버쌤과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가 한국인 여성의 시점에서 그려진 마님툰이 연재되어 부부의 일상을 더 입체적이고 흥미롭게 보여준다.
토모토모
한국인 유인(25)과 일본인 토모(20)의 풋풋한 커플 채널. 우선 얼굴 공격이다. 화사한 미모의 청춘들이 날 것의 브이로그를 캐주얼하게 찍는데, 힘주어 한 기획이나 편집 없이도 홀린 듯 재생을 누르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일본에서 워킹홀리데이 중이던 유인이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자, 헤어지기 싫은 두 청춘이 훌쩍거리며 눈물로 이별하는 영상이 구독자들의 심금을 울리며 218만 뷰를 기록, 구독자를 대폭 늘렸다. 한국 귀국 후엔 영상 통화로 콘텐츠를 만들어 올렸으나, 장기화된 코로나19에 유인이 일본으로 돌아가 드디어 토모와의 재회 콘텐츠를 앞둔 시점. 관전 포인트는 이들의 미모뿐 아니라 현란한 ‘티티타카’ 드리블이다. 오사카에서 일본어를 배워 오사카 아재 같은 간사이 사투리를 걸쭉하게 구사하는 개구진 유인과 느릿느릿 순둥한 토모가 치고 받는 말장난을 보고 있자면 어느새 한편의 영상이 훅 지나가 있다. 순정만화 그림 풍의 비주얼과 달리 동년배 동성 친구들이 놀 듯 장난스레 투닥대는 것이 이 커플의 매력. 일상, 데이트, 양국의 편의점 음식 리뷰, 삿포로부터 대구, 타이페이까지 오가는 여행 브이로그뿐 아니라 쟈니스 아이돌보다 낫다는 평을 듣는 토모에게 유인이 BTS 메이크업을 해주는 등의 기획 영상도 꽤나 화제가 됐다. 촬영과 편집의 퀄리티는 초보적인 날 것의 풋티지에 가깝지만, 이들은 별달리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도, 별달리 꾸며낸 말을 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반짝인다. 무엇보다 청춘의 빛나는 한 때를 함께 지켜본다는 기분으로 보게 된다.
여보부부
우크라이나에 가면 원빈이 밭을 갈고 김태희가 잡초를 매고 있다고 했던가. 여보부부는 롯데월드 퍼레이드에 서던 우크라이나 남자와 츄러스를 굽던 한국 여자와의 동화적인 만남으로 탄생했다. 니키타와 예진은 우크라이나에 가서 식을 올렸고 니키타는 모델 일을, 예진은 사업 준비를 하며 한국에서 알콩달콩 살고 있다. 니키타는 지나치게 잘생긴 본인의 얼굴 때문에 알 수 없는 악플 세례를 받는 예진에게 “사랑은 오직 우주만이 설명할 수 있어. 그런 멍청한 사람들 신경 쓰지 마. 그런 사람들은 사랑을 모르니까”라는 현명한 말을 해주기도, “너는 가장 아름다운 여왕이야. 너는 아스가르드에서 온 헬라야”라는 달콤한 말을 해주기도 하는, 그야말로 로맨스 폭격기(1998년생 어린 친구가 어떻게 이런 말들을 할 수 있는지 미스터리다). 그리고 예진은 사랑하는 남자를 쟁취해내고 그의 매력을 발굴해내는 룩북 촬영까지 기획하는 야무진 크리에이터다. 출신 국가부터 가정에서의 역할까지, 관습적인 성 역할을 뒤집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커플.
2hearts1seoul
한국인 규호와 캐나다인 세라 부부는 3년 연애하고 결혼한 지 6년 차 부부다. 카투사였던 규호와 한국에서 주재원으로 일하고 있던 세라와 소개팅으로 만났다. 세라는 첫 데이트에 공식적인 연인 관계를 정립하자고 제안하고(“I wanna be EXCLUSIVE with you) 사귄 지 얼마 안 돼 “사랑해”라는 말을 하는 한국인의 속도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어쨌거나 한국에서 1년만 일하고 귀국하려던 세라는 “빅 서프라이즈”였던 규호 덕에 한국에 눌러앉는다. 집돌이였던 규호는 세라 덕에 산책의 즐거움을, 집에 붙어있으면 불안했던 세라는 규호 덕에 집에 있는 것의 편안함을 알게 됐다. 이 부부는 한국과 캐나다의 문화 차이뿐 아니라 그들이 연애하던 시절과 요즘의 데이트 방식 차이까지 섬세하게 짚으며 지적이고 유머러스한 클립들을 만들어낸다. 킨포크 풍 신혼집을 보여주는 랜선 집들이를 하거나, 결혼 5주년 기념으로 한옥에서 한복 촬영을 하기도 하고, 캐나다에서 세라의 엄마와 베이킹을 하는 등 볼거리가 한가득이다. 아시아와 미주 지역 등 여행지 별로 엮어낸 브이로그들도 각각 다른 국가 출신인 부부가 보는 시각이 달라 흥미롭다. 무엇보다 이들 사이의 공기에서 느껴지는 서로에 대한 오랜 신뢰와 편안함은 자극적이고 금방 휘발되는 유튜브 언어와는 좀 다르다. 이들 중 한 명만 유튜브를 했다면 아마 이런 공기를 느끼지 못했을 거다. 어쩌면 좀 재미없는 혹은 예민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 그러니 커플 유튜버는 커플 유튜버로서의 특별한 가치를 지니는 것 아닐까? 오래 곁에 두고 보고 싶은 유튜브 친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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