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작가가 남성 패션지 <아레나 옴므 플러스>가 매해 각 분야에서 가장 활약한 인물을 선정해 시상하는 제15회 ‘A-Awards’(이하 에이어워즈) 드라마 부문을 수상하며 2021년 1월호 첫 커버를 장식했다. 이번 커버는 남성지에서 처음으로 여성 전문인 커버를 촬영한 사례이기에 더욱 뜻 깊다. 김은희 작가는 인생 첫 화보 촬영임에도 일말의 긴장 없이 자연스럽고 당당한 포즈로 스탭들의 찬사를 받았다는 훈훈한 후문이다.
드라마 <시그널>, <싸인> 등 장르물로 두각을 드러내고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까지 흥행 연타를 치며 지금 한국에서 가장 독보적인 드라마 작가 중 한 명으로 떠오른 김은희 작가는 “최초의 여성 전문인 커버라니 영광이다. 선물 같은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수상 소감과 더불어 신년 1월호 커버를 장식하는 소감을 밝혔다.
치밀한 장르물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김은희 작가는 늘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그리며 이야기를 써왔다. <킹덤>에서는 누구도 배고프지 않은 세상을, <시그널>에서는 누구도 억울하지 않은 세상을 바랐다. 이야기를 쓰게 하는 힘에 대해 묻자, 김은희 작가는 “내가 이런 이야기들을 자꾸 쓰게 되는 건 아직 더 나은 세상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실제의 나는 정의롭기보단 투덜대는, 불의를 보면 피해가는 겁 많은 사람”이라며 “많은 이들이 그럴 것이다. 정의로운 일을 하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하니까. 어쩌면 그래서 내 작품의 주인공들에게 그런 일들을 시키는 게 아닐까? 다른 분들도 그렇기에 좋아해주시는 게 아닐까 한다”며 고백했다.
김은희 작가는 좋은 세상이란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며 “당연한 것이 지켜지고, 나와 다른 이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 우리 딸 같은 평범한 사람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모두가 BTS가 될 수는 없으니까. 특출 난 존재가 아니어도 잘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소망을 밝혔다.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 역시 전했다. 김은희 작가는 “<킹덤> 시즌1이 배고픔, <킹덤> 시즌2에서는 피와 혈통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스핀오프인 <킹덤: 아신전>은 ‘한’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 밝히며, “이전 시리즈가 지배 계급의 선택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 이번엔 가지지 못한 자들, 가장 최하위 계급이 주역이 되는 이야기다. 전지현이 연기하는 아신은 한을 강하게 품은 인물로, 그가 주체적으로 나서게 되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 귀뜸했다. 한편 그는 “드라마 <지리산> 취재 차 지리산에 갔다가 중간에 지쳐서 일행과 떨어져 조난을 당했다. 대피소에 머물다 레인저의 구조를 받았다”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김은희 작가의 화보 전체 컷과 진솔한 인터뷰 전문은 <아레나 옴므 플러스> 1월호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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