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 Editor 김창규
여름이 다가옴에 따라 나도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쌓인 지방을 모조리 태워버리고 싶지만 트레드밀 위의 쳇바퀴질 같은 발굴음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작년에도 즐기던 자전거 타기다. 작년엔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이었지만, 올해의 자전거 타기는 하루에 두 시간 이상씩 자전거로 특정 목표 지점을 다녀오는 것이다. 목표한 대로 매일 타는 것은 일찌감치 실패했지만, 격일로 벌써 열흘 넘게 2시간 이상을 자전거 페달을 밟고 있다. 나의 코스는 자전거 전용 도로가 시작되는 중랑천부터 뚝섬 서울숲에 도착해 다시 돌아오는 것인데, 그길이 참으로 아름다워 무엇보다 눈이 즐겁다. 중랑천엔 왜가리, 청둥오리 같은 녀석들이 물고기 사냥하는 것도 목격되고, 요즘 같은 날씨엔 아카시아 가로수에 향기가 진동한다. 더군다나 낮에 가면 녹음의 상쾌함을 느낄 수 있고, 밤에 가면 계획적으로 설치된 조명이 아름답게 길을 빛낸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백미는 성수대교에 다다랐을 때다. 웅장한 다리를 비추는 조명 곁에서 서쪽으로 눈을 돌리면 남산과 아파트 단지의 불빛이 별빛보다 아름답게 서울의 밤을 장식한다.
시뻘건 낯빛으로 계기판 수치에 강박증을 느끼며 근육을 움직이는 것보다, 유유자적 한량같이 편안한 하이킹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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