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비키 후지오카
사텐 재패니스 티 오너 바리스타
히비키 후지오카의 이력은 화려하다. 카페 키츠네와 블루보틀 커피를 거쳐 현재는 도쿄에 위치한 ‘사텐 재패니스 티’의 오너 바리스타로 15년째 바리스타의 길만 걸어왔다. 이곳에선 말차 토닉, 호지차, 에스프레소, 마키아토 등 다양한 차와 커피를 내어준다. 그는 커피뿐만 아니라 뛰어난 품질과 장인 정신이 깃든 커피 칵테일과 차도 연구 중이다.
사텐 재패니스 티 원두의 특색은 무엇인가?
브라질과 콜롬비아에서 들여온 원두의 오리지널 블렌딩이 특징이다. 독특한 맛과 산도를 가진 싱글 오리지널 커피는 아주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곳에 전통적이고 오래된 커피숍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만의 차별성을 주기 위해 로스팅할 때 더욱 진하게, 그리고 우유와 잘 어울리도록 초콜릿과 오렌지 향이 묻어나게끔 만든다. 콜롬비아 원두는 커피에 오렌지 향이 담기도록 블렌딩하는 게 특징이다.
원두 생산의 원칙이 있다면?
로스터를 선택할 때는 ‘From Seed to Cup’ 원칙을 따른다. ‘한 알의 씨앗에서부터 한 잔의 커피까지’라는 뜻으로 커피를 내는 전 과정에 정성을 들이라는 의미다. 좋은 품질의 커피를 생산하는 생산지와 올바른 시스템, 생산 과정을 거치는 건 매우 중요하다. 신중해야 할 부분도 많다. 이를테면 농장에서 딴 생두의 숙성도, 알맞은 보관 조건, 최상의 로스팅, 로스팅 후 적절한 숙성과 추출 등이 있다.
이상적인 커피나 디저트도 있을 것 같다.
은은한 산도와 노스탤직한 향이 담긴 커피를 좋아한다. 매일 마실 수 있고 결코 질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좋다. 화려하지 않은 내 인생과도 닮았다. 또한 함께 먹는 디저트는 초콜릿이다. 진부하지만 초콜릿과 커피 조합은 금상첨화다. 와이니 워시드 에티오피아 커피에 대만의 프루티한 빈투바 초콜릿 조합은 상당히 중독성 있다.
추천하고 싶은 원두는 뭔가?
코스타리카 게이샤 커피와 콜롬비아 엘 파라이소 더블 애너로빅 워시드 커피다.
커피 마시기 좋은 무드와 가장 필요할 때는 언제인가?
거의 잠에 들 정도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뒤 융드립 포트로 풍성하고 달콤한 커피를 만들어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좋아하는 음악 몇 곡 틀어놓고 아주 천천히 마셔라. 그때 느끼는 뒷맛이 가장 심오하니까. 사실 커피는 항상 필요하다. 아침에 기상하자마자, 식사 후, 긴장이 풀릴 때, 또는 쉬고 싶을 때. 가장 결정적으로 필요한 순간은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을 때다. 커피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의사소통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와 오랜 시간 함께하면 커피와 관련된 인상적인 에피소드도 있겠다.
블루보틀 커피 창립자 제임스 프리먼과 다이보 가츠지 커피의 다이보 가츠지가 만난 자리에서 커피를 제조한 적이 있다. 다이보 가츠지는 30그램의 커피 가루로 만들어달라고 했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해본 적이 있다면 아무리 미세한 커피 가루라도 포트 필터의 한도는 25그램 정도임을 알 거다. 커피의 진수를 더욱 잘 느끼겠지만 그의 주문은 바리스타로서 내가 먹어본 커피 중 가장 독한 커피였다.
커피는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나?
카페인으로 고객의 잠을 깨울 뿐만 아니라(하하하) 행복과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커피 한 잔을 제공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커피가 아니었다면 내 삶은 오늘과 같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나는 수줍음 많은 사람이지만 커피를 통해 소통하는 법을 배우면서 삶이 풍요로워졌다.
최종 목표는 뭘까?
칵테일이나 무알코올 칵테일인 목테일을 커피로 만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커피뿐만 아니라 장인 정신이 담긴 일본 차와 사케도 다루는 오리지널 일본 스탠드 숍도 창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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