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INTERVIEW MORE+

철학과 취향을 담은 한 잔: 이기훈

커피 향에는 시간과 노고가 담긴다. 농부의 땀부터 생두를 선별하고 볶아 상품으로 만드는 이들의 가치관까지. 남다른 커피를 세상에 알리는 전 세계 커피 마스터들의 커피 철학을 옮긴다.

UpdatedOn October 20, 2020

/upload/arena/article/202010/thumb/46335-431165-sample.jpg

 이기훈
듁스 커피 코리아 대표

용돈벌이를 위해 파트타임 바리스타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15년간 커피 관련 일만 해온 건 아니다. 호기심 많은 그는 요리와 바텐딩의 길에 잠깐 빠지기도 했다. 그러던 중 호주 ‘ 듁스 커피’와 인연이 닿아 스페셜티 커피에 대해 알게 되었고 다시 커피 업계로 돌아왔다. 그는 커피 시장의 흐름을 더욱 공정하고 올바르게 바꾸려 노력한다.


듁스 커피가 목표로 하는 커피는 무엇인가?
커피 시장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커피를 만들고 싶다. 맛있는 커피는 많다. 하지만 한 잔에 만원이 훌쩍 넘거나 맛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고객에게 한 번의 특별한 경험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커피는 분명 훌륭한 커피지만 거대한 커피 시장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한다. 하지만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커피는 시장의 흐름을 바꾼다. 그러한 커피를 만들고 싶다.

/upload/arena/article/202010/thumb/46335-431168-sample.jpg

커피 시장의 흐름을 바꿀 만한 긍정적인 실천이 있을까?
커피 산지에서 우리가 행하는 활동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준다는 소식을 꾸준히 접하고 있다. 화학비료를 쓰던 생산자가 지금은 100% 유기농법만 실천하고, 어떤 협동조합은 지역 생산자에게 더 많은 수익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우린 페루의 산 마르틴 지역에서 ‘Chope Womens Group’ 설립을 도왔다. 여성 농부들로만 구성된 그룹으로 유기농 인증을 받은 농산물만 생산해 공정무역을 한다. 이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만난 그 누구보다도 땅을 존중하고 생태계를 이해하고 있더라. 2019년에 그들의 커피는 처음으로 수출되었고, 이번 연도는 물론 앞으로도 쭉 그들이 생산하는 모든 커피를 독점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듁스 커피의 노력을 사람들이 인식하기 시작했다.
듁스 커피를 좋아하지만 호주에서 시작된 브랜드라는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도 꽤 많더라. 듁스 커피가 한국에서도 사랑받는 이유는 브랜드의 방향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화려하거나 특별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우린 전문가로서 본질에 집중하고 진실을 전달한다. 그러한 진심을 소비자가 알아준 것 아닐까.

듁스 커피 원두만의 특색은 뭘까?
듁스 커피는 어떠한 추출 도구를 사용하든 항상 단맛과 향이 풍부한 커피를 얻을 수 있다. 우리는 맛있는 커피는 절대 어렵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추출하기 쉽고 일관성 있는 커피를 지향한다.

일관성 있는 커피의 근원인 생두는 어디서 오나?
중미, 남미 그리고 동아프리카에서 생두를 가져온다. 지난 10여 년에 걸쳐 여러 농장, 협동조합, 그리고 생두 수출 그룹과 유연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우리는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에티오피아와 페루에서 생산한다. 가능한 한 최고 품질의 커피를 생산하기 위해 이들과 함께 일하고 교육이나 기반 시설 건설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커피 맛을 가장 느끼기 좋은 때는 언제인가?
모닝커피가 최고다. 아침이 육체가 카페인을 가장 원하는 때고 자는 동안 음식 섭취를 하지 않아 향미를 섬세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 조합은 잘 내린 필터 커피와 카눌레다. 너무 달거나 느끼한 디저트는 커피와 함께 먹지 않는다.

인생과 커피는 닮은 점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내 커피 취향과 인생관이 꽤 비슷하다. 나 또한 투명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고 솔직한 사람을 좋아한다. 우리 커피가 그렇듯.

언제까지 커피를 내어주고 싶나?
내가 커피를 끊지 않는 한 계속 커피 업계에 있을 거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양의 커피가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는 자신들이 마시고 있는 커피 한 잔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노력을 들여 어떠한 과정을 거치는지 알지 못한다. 나는 그들에게 그 과정을 알려주고 우리가 환경적, 윤리적으로 생산된 커피를 마셔야 하는 이유를 전하고 싶다. 그래야만 우리가 사랑하는 커피를 계속 마실 수 있다. ‘커피는 쓰고 진해야 맛있지’라고 말하는 분들에게 올해 특히나 맛있는 에티오피아 수케쿠토를 드리며 한마디 전하고 싶다. “커피가 아니라 처음 마시는 따뜻한 차라고 생각하고 드셔보세요. 머릿속에 있는 커피 맛은 잊고 이 커피를 매일같이 일주일만 마시면 다시는 예전의 커피는 못 마실 거예요. 다들 그렇게 시작해요.”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GUEST EDITOR 정소진

2022년 11월호

MOST POPULAR

  • 1
    비섹스남의 성생활
  • 2
    MU:DS Meets Jewels
  • 3
    손목을 반짝이게 하는 것들
  • 4
    등산이 기다려지는 서울 등산로 맛집 5
  • 5
    Bloom&Petal

RELATED STORIES

  • INTERVIEW

    <아레나> 6월호 커버를 장식한 스트레이 키즈 현진

    워치 & 주얼리 브랜드 까르띠에와 함께한 현진의 <아레나> 6월호 커버 공개!

  • INTERVIEW

    Still JaY PARK

    몇 번이고 실패해도 기죽지 말 것. 잃을 게 없을수록 더 많이 도전할 것. 매번 멋있기보다 때로는 기꺼이 망가질 것. 시애틀의 말라깽이 소년이 오늘의 박재범이 될 수 있었던 이유다. 그와 대화를 나누며 생각했다. 내일의 박재범도 여전히 오늘의 박재범과 같을 거라고.

  • INTERVIEW

    MINOR DETAILS #한승우

    아티스트 한승우에게 사소로운 질문을 전했다.

  • INTERVIEW

    재주 소년 차강윤

    데뷔한 지 1년 차에 주연 자리를 꿰차고, 차차기작을 쌓아둔 신인. 초롱초롱 뚜렷한 눈빛에 총기가 좋은 그의 목표는 오스카상을 받는 것이라고 한다. 무궁무진 찬란하게도 빛나는,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차강윤과 나눈 대화.

  • INTERVIEW

    홍화연이 향하는 길

    후회하지 말자. 교사가 꿈이던 홍화연을 배우로 이끌어준 말이자 여전히 그를 움직이게 하는 신념이다. 실제로 만난 홍화연은 <보물섬> 속 은남을 어떻게 연기했나 싶을 정도로 밝고, 맑았다. 그런 그를 보고 있노라니 앞으로 분할 캐릭터들이 더 기대됐다. 어떤 얼굴로도 금세 변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MORE FROM ARENA

  • LIFE

    사사로운 물건들

    인테리어에 힘을 실어주는 소소한 아이템 12가지.

  • LIFE

    2022 Weekly Issue #2

    돌아보면 2022년 대한민국은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오미크론 확산부터 대선 이슈, 전쟁과 경제 이슈 등 매일이 격동의 나날이었다. 우리는 주 단위로 2022년을 돌아본다. 2022년 1월 첫째 주부터 11월 둘째 주까지 . 우리의 눈과 귀를 번뜩이게 한 국내외 이슈들을 짚는다.

  • REPORTS

    Baselworld 2016(1)

    지난해 시계 시장의 침체에 큰 타격을 받은 걸까. 브랜드들은 기념비적인 시계를 만들거나 새로운 시도를 다소 꺼리는 듯 보였다. 어느 때보다 조심스러웠고, 엔트리 레벨 시계를 강조하며 노골적으로 상업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눈에 띄는 특징은 여전했다. 2016년 시계 트렌드와 24개 브랜드의 고르고 고른 45개 신제품을 소개한다.

  • REPORTS

    캐스퍼의 유희

    캐스퍼는 그녀를 성숙하게 만들어준 서울에서 음악 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다고 말했다.

  • DESIGN

    Toy Watch

    온종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고 싶다. 귀엽고도 굉장한 시계 6.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