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마크 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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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품 & 마케팅 부문
총괄 부사장
지난 14개월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서 근무하며 한국 자동차 시장을 경험했다. 무엇이 인상적이었나?
한국은 메르세데스-벤츠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이 팔리는 시장으로 매우 중요하다. 또 한국 고객은 수준 높고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한국 고객의 기대치를 충족해야 한다는 압박이 없진 않다. 한국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브랜드 가치가 높은 만큼 기대에 부응하는 게 도전 과제로 느껴지기도 했다. 직접 경험해보니 자동차에 대한 열정이 강한 역동적인 시장임을 깨닫게 됐다. 개인적인 성향도 한국과 잘 맞는다. 처음 배운 단어 ‘빨리빨리’를 가장 좋아한다. 민첩함, 속독, 열정,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의미하는데, 나 또한 변화와 임팩트를 선호한다. 메르세데스-벤츠 고객의 높은 기대치를 과다 충족하겠다는 목표로 브랜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시장을 선도한다는 부담감이 있나?
품질과 서비스를 비롯한 브랜드의 모든 측면을 고객 중심적인 관점으로 전개해왔다. 이러한 활동은 글로벌 측면에서도 자산이 되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세계 시장에서 지역화에 중점을 둔 결과다. 당연히 좀 더 최적화할 부분과 미흡한 부분은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숙제를 일종의 영감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중요한 점은 고객의 소리를 경청하고, 무엇을 기대하는지 이해하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삶에 도전과 난관이 없다면 심심하지 않겠나? 새로운 흥밋거리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늘 직원에게 강조한다. 절대 현재에 안주하지 말자고.
한국 소비자의 특징은 첨단 기능에 예민하다는 점이다. 디지털과의 연결성을 비롯해 다양한 옵션을 선호한다. 한국 소비자의 특성에 메르세데스-벤츠는 어떻게 대응하나?
네 가지 요인이 균형을 맞춰야 한다. 먼저 기능적인 측면에서 디지털과 최첨단 기능을 도입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디자인이다. 한국 고객은 디자인에 매우 민감하다. 세 번째는 럭셔리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충족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많은 옵션이 포함된 제품을 선호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이 디지털에 기반을 둔 첨단 생활로 이루어지기에, 자동차에서도 네 가지 요소가 충족되어야 한다. 네 가지 요소가 시너지를 발휘해야 성공할 수 있다. 최근 출시한 GLB가 대표적인 사례다. GLB는 첨단 디지털 기능, 세련된 디자인, 럭셔리함과 다수의 옵션을 제공한다. 디지털화는 제품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브랜드와 경험하는 모든 것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건 이미 한국 시장에서 요구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차세대 전기차 전략은 무엇인가?
모빌리티의 전기화가 최종 목표는 아니다. 그건 지속 가능성이라는 더 큰 범주 안에서 고려되야 하는 요소다. 최근 더 뉴 S클래스를 공개했는데, ‘팩토리 56’이라는 세계 최초의 이산화탄소 중립 공장에서 생산된다. 엔드 투 엔드(End to End)의 총체적인 지속 가능성 프로세스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철학은 최고 품질을 이루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의 마케팅 철학은 무엇인가?
궁극적인 럭셔리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누구나 선호할 만한 요소를 갖춰야 한다. 동시에 접근 가능성도 필요하다. 고객이 자신과는 동떨어진 브랜드라고 느끼거나, 너무 거만한 브랜드가 되어 접근 가능성이 하락하면 절대 좋은 브랜드라고 할 수 없다. 럭셔리라는 브랜드 전통을 어떻게 모던 럭셔리로 전환해 나가느냐가 매우 중요한 과제다. 럭셔리란 하나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다. 저마다 럭셔리에 대한 기준이 다를 수 있다. 앞으로 우리는 다양한 측면과 독특함, 개개인의 성격에 맞는 럭셔리함을 갖춰야 된다. 디지털 영역에서도 브랜드 경험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런 맥락에서 경험 기반 마케팅이 중요하다. 이제는 보도 기사나 인터넷에서만 브랜드를 전달하는 마케팅 활동은 한계가 있다. 고객은 브랜드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어떻게 통합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그런 연유로 경험 기반의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럼, 2020년 하반기에 기대할 만한 마케팅 활동이 있다면 알려줄 수 있나?
여러 가지가 있다. 4/4분기에는 ‘더 뉴 E클래스’를 소개할 계획이다. 한국 시장에 아주 잘 맞는 모델이기도 하고, 메르세데스-벤츠의 베스트셀링 모델이기도 하다. 고객이 가장 좋아하는 모델이기에,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감동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 지금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다.
브랜드의 대표가 소비자 반응을 직접 살피기도 할까?
고객의 피드백을 듣는 건 제일 좋아하는 업무다. 딜러들과 고객을 직접 만나 의견을 듣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다양한 고객 행사에 직접 참여하면 오히려 얻는 것이 더 많다. 고객은 솔직하게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을 모두 알려주기에, 시장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비즈니스 전략에 반영할 만한 정보를 얻게 된다. 그동안 시장을 파악하며 복잡하게 여겼던 부분을 이해할 수 있는 점도 도움이 된다. 고객과의 만남에 시간을 투자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한국에서 직접 운전도 하고 있나? 가장 즐거웠던 드라이브 코스는 어딘가?
현재 AMG 4도어 쿠페를 타고 있는데, 직접 운전하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사람들은 교통체증 때문에 서울이 운전하기에 별로라고 하지만, 나는 서울에서 운전하는 게 무척 즐겁다. 한강변에 길게 뻗은 고속도로도 재밌다. 동해안 해안 도로도 좋았다. 유년기를 보낸 남아공 케이프타운 근처의 유사한 해안 도로가 생각난다. 굽이진 산길도 드라이브하기 좋은 코스다. 직선으로 뻗은 독일 아우토반보다 더 재밌다. 남해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아직 못 가본 곳은 남서쪽이다. 언젠가 가야 할 곳이다.
지금 세상에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졌다. 무심하게 간과했던 기본적인 것들이 중요해졌다. 건강의 중요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지구의 건강, 지속 가능성, 환경의 중요성도 인지했다. 요즘 하늘이 참 청명하지 않나. 사람이 잘 살 수 있는 환경과 그 안에서 건강한 삶을 펼쳐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체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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