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지루했던 장마가 지나고 스미듯 가을에 접어드니 잠시 소홀했던 신발에 관심이 간다. 늘상 신는 운동화도 좋지만 이왕이면 구두로, 특히 이 계절엔 담담한 용모의 페니 로퍼가 근사하다. 둥글고 짧은 앞코를 변형하거나, 발등에 체인이나 술 장식을 더한 페니 로퍼도 더러 있지만 돌고 돌아 결국 부수적인 걸 걷어낸 기본적인 형태가 가장 흡족하다. 처치스의 견고한 광택이 도는 페니 로퍼처럼. 굿이어 웰트 공법으로 엄격하게 만든 이 검은색 구두는 맨발에 신어도 얄미운 구석이 없고, 두툼한 니트 양말과도 클래식하게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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