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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는 시대를 따른다. 2020년식 콰트로포르테는 여전히 아름답지만, 시대에 맞춰 변화를 시도했다.

UpdatedOn September 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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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일렁이는 푸른 물결을 떠올린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수면 아래서 거품 하나 일으키지 않고 방향을 바꾸는 백상아리를 상상한 것도 당연했다. 시승한 콰트로포르테는 짙은 파란색이었고, 전면부와 유선형의 측면이 상어를 닮았기 때문이다. 정확한 색상명은 블루 노빌레다. 고귀함을 담은 깊고 진한 블루 톤이라고 한다. 때마침 고속도로에는 빗방울이 떨어졌다. 이날 고속도로의 자동차들은 희거나 검거나 회색이었는데, 푸른 몸을 지닌 콰트로포르테가 그 사이를 헤집고 지났다.

콰트로포르테는 마세라티의 기함이다. 2020년식 모델은 몇몇 기능이 업그레이드되며, 역량이 강화됐다. 먼저 헤드라이트에는 어댑티드 풀LED 기술이 탑재됐다. 바이-제논 라이트에 비해 시인성은 향상되고 발열은 낮으며, 수명은 두 배 이상 길다. 전면 그릴에는 전자식 에어 셔터를 장착해 공기역학적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 시승한 그란루소 트림은 크롬 범퍼 마감 및 차체 색과 동일한 사이드 스커트, 20인치 메큐리오 알로이 휠, 검은색 브레이크 캘리퍼, 부드럽게 닫히는 소프트 도어 클로즈 기능이 적용됐다. 이런 아름다운 기능보다 만족스러운 것은 승차감이다. 부드러운 가죽 시트는 몸을 감싸 안는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은 발끝에 닿기도 전에 사라진다. 전자 제어식 댐퍼가 장착된 스카이훅 시스템이 충격을 흡수한다. 바퀴와 차체의 움직임, 노면 상황, 운전 스타일을 여러 센서를 통해 관찰하고 상황에 따라 댐퍼 세팅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이다.

승차감만 편안한 게 아니다. 풍절음은 귓가를 거슬리지 않고, 나뭇잎 부딪치는 소리 정도에 불과하다. 덕분에 음악을 크게 틀지 않아도 노랫말이 정확히 들려,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 불렀다. 시승을 마치고 목이 쉬었는데, 혼자 시승한 게 정말 잘한 일이었다. 진정한 매력은 강력한 V6 엔진에 있다. 페라리와 공동 개발한 V6 엔진은 마나넬로 소재의 페라리 공장에서 마세라티만을 위해 생산된다고 한다.

이어서 파워트레인을 살펴보자. 콰트로포르테의 힘은 가솔린 3.0리터 V6 엔진과 8단 ZF 자동변속기의 조합을 바탕으로 한다. 엔진 회전 5,750rpm에서 430마력의 최고출력과 59.2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고,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는 4.8초 만에 주파한다. 최고속도는 288km/h에 이른다. 직선 구간이 많은 고속도로였지만 굳이 최고속도를 향해 차량을 몰아붙일 이유는 없었다. 비가 내렸고, 차량도 제법 많았기 때문이다. 대신 가속을 경험했다. 오토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자 엔진 소리가 실내로 전해졌다. 새로운 마세라티 액티브 사운드 기술은 마세라티 고유의 깊은 울림과 감성적인 배기음을 전한다. 배기가스 흡입관 근처에 부착된 두 개의 액추에이터가 엔진 소리를 매혹적으로 만들어주고, 주행 스타일에 따라 엔진 사운드를 조절한다.

기어를 한 단계 내려 엔진 출력을 높이자 콰트로포르테는 노면을 잡아당기듯 내달렸다. 속도를 높일수록 차체는 노면에 더욱 밀착되었고, 도로와 하나가 된 듯 안정감마저 느껴졌다. 강력하지만 거칠지 않은 기품이었다. 균형 감각은 사륜구동 Q4 시스템 덕분일 것이다. 정상 주행 시에는 구동 토크를 모두 후륜에 전달한다.

주행 역동성과 연료 효율성을 위한 조치다. 하지만 급가속, 급코너링 혹은 날씨와 도로 상황에 따라 전륜과 후륜의 동력 배분을 50:50으로 전환한다. 이 전환 속도를 우리가 예상하기는 어렵다. 단 15분의 1초 만에 전환되기 때문이다. 날카로운 핸들링도 안정감을 더한다.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은 어느 상황에서나 가볍다. 슬쩍 움직이면 운전자의 시선이 닿는 곳으로 차체가 빠르고 정확히 방향을 튼다. 그럼에도 차체는 흔들리지 않고 곧바로 균형을 잡아 우아한 스포츠카란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준다. 비결은 뒤 차축에 장착된 기계식 차동 제한 장치다. 비대칭 구조로 이루어진 차동 제한 장치는 동력이 가동된 상태에서 록업이 35%, 비가동 상태에서는 45%를 지원해 차량의 균형을 유지한다. 백상아리에게 두려운 것이 있을까. 먹잇감을 노리고 푸른 수면 위로 이따금 지느러미를 내밀 때에도 백상아리는 아쉬울 게 없어 보인다.

콰트로포르테도 그렇다. 그란루소 트림은 외형만큼이나 내부도 우아하다.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멀버리 실크로 우아함을 더한 인테리어와 라디카(Radica) 우드 트림의 대시보드, 가죽으로 고급스럽게 마감한 스티어링 휠 등. 극강의 편안함과 역동성을 언제든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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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2020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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