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이동통신 회사에 다니는 A. A가 넥타이를 매고 구두를 신는 날은 일년에 열흘 정도다.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마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남짓. 시계는 그날 있을 일과 만날 사람을 감안해 4~5개 정도를 번갈아 찬다. 재킷 안주머니에는 항상 몽블랑 펜이 꽂혀 있다. 말하는 패션 트렌드를 감안하지만, 크게 연연하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내 스타일’을 지킨다. 윈도쇼핑을 즐기는데,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들러서 신상품을 체크하는 그만의 브랜드 리스트가 있다. 블루클럽에 갈지언정 전담 헤어 디자이너를 꼭 심어둔다. 휴대폰이나 디지털 카메라 같은 디지털 기기를 고를 때는 디자인과 기능의 비율을 7:3으로 잡는다. 그래서 가끔 후회하지만 별 상관없다. 그의 일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하는 창의적인 일이고, 그가 아닌 누가 대신하기 힘들다. 일의 퀄러티를 유지하기 위해 매달 3권 이상의 잡지와 전문 서적을 읽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대형 서점을 직접 찾으며, 박스 오피스로부터 외면 받은 영화 중에 기어이 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동창회 모임은 가급적 트렌디한 바에서 갖고 술잔과 함께 많은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 애쓴다. 야근한 다음날에는 9시 정시에 출근하지 못하는 날도 많다. 클렌징폼이나 스크럽 같은 기능성 화장품으로 피부 관리를 한다. 이런 그를 보고 친구들은 참 별나다고 말한다. 아레나: A는 별난 게 아니라 특별한 겁니다. 그런 점에서 이제 A는 ‘블랙칼라 워커(Black Collar Worker)’로 분류되어야 마땅하죠. BCW는 단순한 셔츠 색깔의 차이만을 일컫는 건 아닙니다. 나와 내가 하는 일이 특별하다고 자부하며, 항간에 떠도는 트렌드를 취사선택할 줄 아는 줏대 있는 남자야말로 진정 블랙칼라 워커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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