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오메가 사피엔
극강의 비주얼, 화난 듯 내지르는 래핑, 독특한 세계관이 담긴 가사. 오메가 사피엔은 다른 행성에서 온 것 같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신비로운 사나이다. 그의 영감 지도는 어떻게 그려질까.
탐험가
학창 시절 외국에서 보냈다. 중국 다롄, 미국 뉴저지, 일본 도쿄까지. 이 밖에도 아버지가 여행을 좋아하셔서 30개국 넘는 곳들을 다녔다. 여행을 통해 배운 건 다양성이다. 여전히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 넘치는 세상에서 각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흡수했기에 지금 내 음악이 독특할 수 있는 것 같다.
뉴저지의 겨울
뉴저지에서 머물 당시 겨울에 차고지 입구에 쌓인 눈 청소 담당은 항상 나였다. 추운 날씨 탓에 스키복을 입고 비니를 푹 눌러쓴 채 귀에는 이어폰을 꽂는다. 그 상태로 눈을 쓸어 내렸는데 그때는 힘들어 하기 싫었지만 당시의 무드가 현재 영감이 되고 있다. 곡의 소재로서라든지. 뉴저지에서 눈을 치워본 적이 없는 사람은 그 기분을 모를 테지.
지브라 캐츠
2017년에 한국으로 와 이태원 클럽 ‘케익샵’에서 처음 ‘지브라 캐츠’를 접했다. 신세계였다. 그는 전자음악 래퍼로 기존 들어오던 트랩, 올드스쿨, 붐뱁 같은 장르와는 전혀 다른 음악을 들려준다. 힙합을 이런 식으로 풀어낼 수 있구나 했지. 무대도 파격적이다. 갑자기 무대 아래로 뛰어내려선 관객에게 키스해버린다. 그의 본능적이고 즉흥적인 모습에 매료된 걸까. 이후로 얼터너티브한 음악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도박묵시록 카이지>
자주 보는 만화 중 <도박묵시록 카이지>를 가장 좋아한다. 일본 하류층 삶을 적나라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요즘은 그런 게 좋더라. 밑바닥의 밑바닥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것. 곡의 사운드에도 날것의 이미지를 투영하려 한다.
고프로
유튜브로 ‘고프로’ 영상을 자주 본다. 익스트림 스포츠 ‘보는’ 걸 좋아하거든. 오히려 영화보단 고프로 영상이 영감을 준다. 영화는 모든 게 대본으로 짜여 있지만 고프로는 그렇지 않잖아. ‘리얼’이지. 인간의 삶도 그런 것 같다. 계획대로 되는 것 없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많은 걸 해나가니까.
무라마사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내게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현실화한 곳 같은 일본은 천국이었다. 한국 오기 전 일본에서의 내 삶은 청춘 그 자체였는데 ‘무라마사’의 음악에서 그때 내 모습이 보인다. 그는 음악 프로듀서 겸 DJ로, 그의 음악에선 희로애락이 묻어난다. ‘졸업식 바이브’라고 해야 할까?
Ego
9월 발매될 앨범에서 ‘자아 버리기’를 해봤다. 곡 작업할 때 의식이나 자아가 개입되면 흐름이 확 끊겨버린다. 그래서 일부러 녹음실에서 웃통을 벗고 무의식대로 내질렀다. 그러니 훨씬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만들어지더라. 이전에는 하지 않던 새로운 사운드도 다뤄봤다.
XXX텐타시온
현재 나는 ‘저 좀 보세요!’라며 세계에 외치고 있는 단계다. ‘XXX텐타시온’이 앨범 <Look At Me!>를 냈을 때와 비슷하다. 당시 그의 <Look At Me!> 앨범 속 사운드는 획기적이었다. 이후 <?>와 같은 앨범이 빌보드 차트 1위 할 수 있었던 건 이전에 파격적인 곡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초록색
내 머리카락은 늘 초록색이다. 이 색을 유지하는 이유는 딱 두 가지다. 초록색을 보면 평화롭다. 먼 산을 바라보면 시력도 회복되지만 마음도 회복되는 기분이다. 또 하나는 나만의 아이덴티티라는 점이다. 초록색 머리 하면 오메가 사피엔이 떠오르지 않을까. 영원히 초록색을 유지하고 싶지만 탈색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견딜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다.
브루스 리
브루스 리처럼 동양의 아이콘이 되는 게 목표다. 1960년대에는 인종차별이 심했을 텐데도 ‘쿵푸’로 서양에 동양 문화를 알린 인물 중 한 명이잖아. 세계적으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준 그처럼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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