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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버블넘버원 핑크라벨
마개를 열고 살짝 들어 올리자 맹렬하게 솟아나는 기포 소리가 들린다. 버블들이 서로 앞다퉈 잔에 쏟아지고 입안으로 흘려보내니 상큼한 레몬 향이 혀를 어루만진다. 그 위로 라임과 풋사과가 은은하게 덮인다. 거기에 해산물을 얹으면 환상적이다. 프랑스 전통 방식으로 양조되는 스파클링 와인을 크레망이라 하는데 버블넘버원은 가장 품질 좋은 크레망 생산 지역 중 한 곳인 ‘리무’에서 탄생했다. 해산물 샐러드나 프로슈토 같은 가벼운 애피타이저와 찰떡궁합이다. 감각적이고 깔끔한 보틀 디자인은 주저 않고 집어 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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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파이퍼 하이직 뀌베 브뤼
마릴린 먼로가 사랑한 샴페인으로 알려진 파이퍼 하이직은 칸 국제영화제 공식 샴페인이기도 하다. 세계 유명 디자이너와 하이엔드 브랜드 등 다양한 협업도 진행한 ‘인싸’ 와인이다.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만큼 맛도 풍부하다. 붉은 사과와 잘 익은 배에 플로럴 향이 조화롭게 섞였다. 복합적이며 풍성한 풍미에 산미도 적절해 신선하게 즐길 수 있다. 강렬한 레드 컬러와 황금색 라벨은 자칫 와인이 묵직할 거라는 인상을 풍긴다. 하지만 상쾌한 과일 향으로 시작해 산뜻하고 부드럽게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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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튀느방 배드 걸
가라주 와인의 시초인 튀느방의 손에서 태어난 스파클링 와인이다. 옅은 금빛을 띠며 감귤과 허브 향이 짙게 배어 있다. 깊은 바닥부터 치고 올라오는 버블은 크리미하며 풍성한 질감을 선사한다. 배드 걸이라는 이색적인 이름 속엔 튀느방과 그의 부인 뮈리엘의 사랑스러운 스토리가 담겨 있다. 튀느방이 생테밀리옹의 와인 재배지를 구매한 후 지금의 와인들을 출시하기까지 자신을 오롯이 믿어준 뮈리엘에게 바치기 위해 만든 와인이 바로 배드 걸이다. 드라이하지만 무겁지 않아 일상적으로 마시기에도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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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뵈브 엘리자베스 브륏
입안을 무겁게 감싸고 도는 브뤼 타입 샴페인이다. 은하수를 연상시키는 우아한 기포는 신선한 과일과 알싸한 끝 맛으로 가득 채워졌다. 달진 않지만 묵직한 보디감으로 혀가 풍요로워진다.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거대한 와인 생산지를 보유하고 있는 와이너리 마르텔에서 생산되어 향이 매우 깊다. 대개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되는 샴페인은 가격이 사악하지만 뵈브 엘리자베스 브륏은 그렇지 않다. 친절한 가격에 다채로운 맛을 선사한다. 매칭하기 좋은 음식으로는 신선한 치즈나 닭고기가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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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발레벨보 핑크 모스까또 스푸만테
은은한 핑크빛에 산뜻한 플로럴 향을 풍기는 핑크 모스까또 스푸만테는 알코올에 약한 사람도 가볍게 즐길 만하다. 홀짝 들이켜 입안에 머금으면 과일 아로마와 분홍 장미 향이 가득 퍼진다. 모스카토 품종의 핵심 생산지인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랑게 지방에서 만들어졌다. 페이스트리나 타르트와 같은 디저트류와 함께 혀를 적시면 달콤함이 한껏 퍼진다. 적당한 당도를 품은 모스까또 스푸만테는 연인과 함께 즐기는 여름밤에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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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프레시넷 아이스 까바
장마가 끝나고 후덥지근한 더위를 물리치기 딱 좋은 스파클링 와인이다. 얼음 조각에도 와인의 풍미가 희석되지 않아 차갑게 마실 수 있다. 스페인에서 온 와인으로 시트러스 향과 과실 향을 복합적으로 선사한다. 아이스 까바가 담긴 잔을 한 바퀴 돌리자 숭덩숭덩 썬 복숭아와 배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당도는 제법 높으며 무겁지 않아 꿀떡꿀떡 마시기 좋다. 힘차게 쌓이는 기포를 들이켜면 솜털을 덩어리째 머금은 듯 포근하다. 이번 여름의 끝은 아이스 까바로 시원하게 마무리 짓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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