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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F/W KEYWORD 14

UpdatedOn August 0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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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 해트·재킷·셔츠·팬츠·슈즈 모두 벨루티 제품.

BERLUTI

LEATHER AND LEATHER

지난 몇 시즌 동안, 심지어 뜨거운 여름에도 건재했던 가죽은 이번 F/W 시즌이 되어 한층 직설적이고 과감해졌다. 이를테면 ‘플렉스’ 같은 건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매끈하고 번지르르한 가죽으로 휘감아버린 것. 다만 가죽 소재의 거칠고 방탕한 성향보다,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품격이 한껏 강조되었다. 특히 크리스 반 아쉐가 합류한 이후 컬렉션에서 줄곧 가죽 셋업을 선보여온 벨루티는 버킷 해트부터 셔츠, 수트, 슈즈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어긋나는 법 없이 과감하게 파티나 가죽을 휘감았다. 그 농염한 광채와 유려한 실루엣은 벨루티만이 가능한 일. 그 외에도 살바토레 페라가모, 던힐, 펜디 등 가죽의 활용에 월등한 브랜드들 역시, 그 흐름에 빠지지 않고 가죽과 가죽을 매치한 룩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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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틀넥 니트 톱·가죽 글러브 모두 발렌시아가 제품.

BALENCIAGA

GLOVED

장갑이 중요한 액세서리로 주목받는다. 프라다의 저지 니트 소재 장갑부터 손가락이 훤히 보이는 릭 오웬스의 시스루 장갑, 팔꿈치를 훌쩍 덮는 길이의 디올 맨 등 길이나 디자인이 색다른 장갑이 등장했다. 무엇보다 발렌시아가는 한발 앞선 프리폴 컬렉션을 통해 현실적인 장갑을 다양하게 매치하는 스타일링을 제시했다. 오버사이즈 니트 안에 검은색 가죽 장갑을 보일 듯 말 듯 숨기거나, 온통 검은색 룩에 새빨간색 장갑을 포인트로 활용하는 등 단순하고도 명료한 쓰임새가 돋보였다.

  • LOUIS VUITTON

    TOTAL PRINT

    반복적인 패턴들을 다시 반복적으로 배치해 광범위하게 활용했다. 얼굴 사진으로 도배 된 샌더 주, 페이즐리 패턴의 JW 앤더슨, 베르사체도 눈에 띄었지만, 루이 비통의 강렬한 인상이 압권이었다. 루이 비통 컬렉션장 전체를 래핑한 것부터 줄지어 등장하는 동일한 패턴의 룩, 가방과 모델의 가면까지 모두 르네 마그리트를 모티브로 한 초현실주의적 일러스트로 뒤덮인, 그야말로 초현실적인 장면이었다.

  • AMI

    ALL RED

    두말할 것 없이 레드. 그것도 고채도의 선명한 레드가 핵심이다. 아미는 알렉산드로 마티우시가 좋아하는 숫자이기도 한, 9주년을 기념해 특별한 런웨이를 꾸몄는데, 붉은 장막과 농염한 조명을 비춘 벨에포크 극장을 무대로 삼았다. 레드 포인트는 곳곳에 점진적으로 드러났다. 작은 코르사주 장식부터 팬츠, 재킷, 머플러 등 반복적으로 등장한 레드는 셋업 수트를 비롯해 코트부터 슈즈까지 레드로 통일한 룩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외에도 지방시, 오프화이트, MSGM 등의 컬렉션에도 강렬한 레드가 등장했는데, 대체로 수트 셋업이거나, 종아리까지 뒤덮는 코트 등 포멀한 스타일을 바탕으로 변형되었다.

DIOR MEN

SEQUINED, GLITTER, SPARKLING

이번 시즌 통틀어 가장 피날레다웠던 건, 쏟아져내릴 듯 스팽글로 장식한 오페라 케이프가 등장한 디올 맨. 빽빽하게 열 맞춰 채운 스팽글 장식은 눈이 부시게 화려했고, 완벽하게 우아했다. 이외에도 웨어러블하게 매치한 아미의 시퀸 소재 터틀넥, 셀린느의 금빛 테디 재킷, 비즈로 채운 베르사체의 재킷 등 글리터 장식의 눈부신 활약이 이어졌다.

3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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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블루종·터키색 니트·데님 팬츠·레더 벨트 모두 톰포드 제품.블루종 1천5백10만원·터틀넥 니트·팬츠모두 톰포드 제품.

(왼쪽부터) 블루종·터키색 니트·데님 팬츠·레더 벨트 모두 톰포드 제품.블루종·터틀넥 니트·팬츠모두 톰포드 제품.

TOM FORD

1970’S

톰포드는 1970년대 흔적들로 컬렉션을 채웠다. 그 시작은 1967년 에 실린 밥 리처드슨의 사진. 모델 바론 알렉시스 드 발트너, 도나 미첼의 농염한 시선과 분위기는 이번 컬렉션의 영감이 되었다. 톰포드는 밑위가 긴 벨보텀 팬츠, 금색 버클 장식 벨트나, 눅진한 색감의 실크 소재, 길게 늘어뜨린 스카프, 납작한 스니커즈 등 1970년대를 장식한 요소들을 관능적인 룩으로 선보였다. 이외에도 데이비드 보위를 떠오르게 한 구찌, 그런지한 로큰롤 감성의 믹 재거를 소환한 드리스 반 노튼, 에르메스 등 대중문화의 르네상스를 이룬 화려한 1970년대가 재현되었다.

  • DRIES VAN NOTEN

    FAUX FUR

    동물보호에 대한 윤리 의식과 책임 있는 실천은 이제 명백히 패션 산업의 일부가 됐다. 페이크 퍼가 이번 시즌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것도 논란의 여지가 없다. 드리스 반 노튼은 재킷과 모자, 가방 장식에 풍성한 여우털을 호사스럽게 활용해 자유분방한 보헤미안의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예상했겠지만 양질의 윤이 나는 퍼 디테일은 모두 페이크 퍼를 사용한 것. 베트멍과 돌체앤가바나, 라프 시몬스 컬렉션에서 눈길을 끈 퍼 코트도 모두 인조 모피로 만들어졌다.

  • Y/PROJECT

    VINTAGE CARDIGAN

    수수한 색감의 카디건을 눈여겨볼 것. 올 F/W 시즌의 강력한 트렌드는 말쑥한 코트보다 빈티지한 카디건의 귀환 쪽으로 기울었으니 말이다. 와이 프로젝트의 풍성한 줄무늬 카디건을 보면 어떤 느낌인지 단박에 이해될 거다. 소매와 실루엣이 길고 낙낙할수록, 색 조합이 촌스러울수록 이번 시즌 트렌드에 가깝다. 할머니 옷장에서 꺼낸 것 같은 미쏘니의 패치워크 카디건, 구찌와 마르니의 그런지한 카디건을 참고해도 좋다. 개인적으로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탐나는 것은 구찌 쇼 피날레에 등장한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귤색 카디건.

JW ANDERSON

MAX TAILORING

겨울 아우터 트렌드의 오버사이즈 공식이 지겨워질 때 즈음, 테일러링이 더 크게 진화했다. JW 앤더슨의 조너선 앤더슨은 이불처럼 몸을 감싸는 코트 밑단을 플레어 스타일로 디자인해 텐트처럼 안락한 실루엣을 완성했다. 여기에 압도적인 크기의 금색 체인으로 벨트와 로퍼를 장식해 그다운 재기발랄함을 표현했다. 한편, 수트는 거의 모든 브랜드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런웨이에 더블브레스트 재킷을 세웠다. 던힐, 펜디, 폴 스미스, 돌체앤가바나, 마틴 로즈, MSGM 등 브랜드들만 나열해도 파워 숄더를 넘어선 맥스 테일러링이 이번 시즌 트렌드의 정점에 있음을 뒷받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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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플 장식 셔츠·팬츠 모두 구찌 제품.

GUCCI

ELEGANCE SHIRTS

단단한 몸의 실루엣을 따라 부드럽게 흐르는 실크 소재를 바탕으로, 풍성하고 화려한 러플 장식을 촘촘하게 덧붙이거나, 볼륨감 넘치는 셔링 디테일을 더한 셔츠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구찌가 프리폴 컬렉션 통해 선보인 고전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아이보리색, 하늘색 등 클래식한 무드를 강조한 것이 대부분. 또는 언밸런스하게 러플을 장식한 루이 비통, 허벅지를 훌쩍 덮는 오버사이즈 실루엣의 아미 등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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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커 부츠 보테가 베네타 제품.

BOTTEGA VENETA

MID CHUNKY BOOTS

올가을, 겨울에도 여전히 우직하고 선이 굵은 부츠들이 대세다. 대니얼 리가 재정립한 ‘뉴’ 보테가 베네타 런웨이에 몇 시즌째 등장한 바이커 부츠 같은 형태 말이다. 총알도 막아낼 것 같은 단단한 가죽 갑피와 힘 있는 아웃솔로 남성적인 이미지가 다분하지만 우아함을 잃지 않았다. 다른 브랜드에서 선보인 부츠의 형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펜디는 작업용 고무장화의 형태를 옮겨온 부츠를, 프라다는 밀리터리 무드가 드러나는 종아리 높이의 부츠를 선보였다. 존재감이 남다른 부츠라면 스타일링에서도 과감함이 필요하다. 드리스 반 노튼과 No. 21 쇼에서 보여준 무릎 위 한 뼘 올라오는 짧은 반바지와 부츠의 조합 역시 F/W 시즌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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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보리색 니트·팬츠·모자·스니커즈 모두 크레이그 그린 제품.

CRAIG GREEN

FUNCTIONAL CLOTHING

런던을 떠나 파리에 입성한 크레이그 그린의 첫 번째 쇼는 확실히 파리 컬렉션의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기계적으로 계산해 만들어진 패턴, 실험적이고 규칙적인 세부, 테크니컬한 소재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크레이그 그린은 이번에도 자신의 방식을 고수했다. 크레이그 그린은 이번 시즌 컬렉션을 ‘패키징된 사람들’이라고 묘사했다. 배낭을 해체하고 재구성한 듯한 옷과 야전 모자는 ‘입는다’보다는 ‘무장한다’에 가까워 보일 만큼 단단하고 기능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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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사이즈 재킷·베스트·셔츠·레드 타이·팬츠 모두 프라다 제품.

PRADA

TIE UP

스트리트 패션이 유행의 유통기한에 다다른 걸까? 노타이가 당연한 매너처럼 자리 잡아가는 듯했던 최근 경향과 달리 이번 시즌은 타이를 빼놓고 트렌드를 논할 수 없다. 사실 지난 시즌부터 넥타이의 귀환이 예고돼왔는데, 특히 이번 프라다 쇼에서 그 역할이 두드러졌다. 프라다는 강렬하고 각양각색의 색과 패턴, 소재의 변주를 통해 테크노 클래식, 반영웅적인 남성성 등 이중적인 키워드를 재해석했다. 쇼를 유심히 봤다면 총 54벌의 착장 중 모든 칼라 셔츠 룩에 무늬 없는 단색 타이를 매치한 걸 발견할 수 있을 거다. 톰포드와 살바토레 페라가모, 디올 맨 등 테일러링에 강한 브랜드뿐 아니라 오프화이트, 찰스 제프리 러버보이처럼 동시대적인 브랜드의 넥타이 매는 방식에도 주목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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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링 보머 재킷·팬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제품.

POLO RALPH LAUREN

HEAVY SHEARING

시어링 재킷은 F/W 시즌 아우터 트렌드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화두다. 폴로 랄프 로렌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맨몸에 갑옷처럼 걸치고 싶은 무통 재킷을 만들었다. 적당한 양감, 고집스럽게 정직한 실루엣, 새 옷 같지 않아 오래 두고 입고 싶은 담담한 옷은 모두 폴로 랄프 로렌을 두고 하는 말 같다. 잘 만든 헤비 아우터 한 벌로 겨울을 제대로 보내고 싶다면 선택의 폭은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롭다. 폴로 랄프 로렌의 무통 재킷이 군더더기 없는 기본형이라면 이번 시즌 런웨이에 오른 헤비 아우터들은 길이부터 스타일, 실루엣까지 작정하고 시어링 재킷을 총망라했으니까. 비닐 같은 광택이 나는 디올과 발렌티노의 시어링 재킷부터 에르메스와 랑방이 보여준 안락한 오버코트 스타일, 현대적인 루이 비통의 시어링 재킷까지 어떤 것이든 앞으로 두 시즌의 겨울은 트렌드와 보온 모두 확실히 보장해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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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최태경, 이상
PHOTOGRAPHY 레스(인물), 쇼피트
MODEL 수민
HAIR & MAKE-UP 이은혜
ASSISTANT 김지현

2020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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