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세컨즈
김재우 대표,
황 윤진 대표
AI가 교통사고를 줄인다
도로 위 반자율주행 차량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먼 미래의 일이 눈앞에 닥쳤다. 하지만 보편화되지 않은 만큼 완벽히 검증되지 않은 안전성이 맹점이다. 복잡한 도로 환경에서 자율주행 차량은 사고 상황을 예측해낼 수 있을까?
5년 후 도로 위는 이렇다
자율주행 영상을 언론이나 SNS에서 자주 발견한다. 자동 주차도 신문물 같았는데 자율주행이라니. 하지만 일상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접하기는 어렵다. 인프라도 갖추지 못했다. “자율주행 차량의 보편화는 아직 멀었다. 자율주행도 전용 도로와 시내 도로에 따라 달리 개발된다. 5년 뒤 도로는 정글 같을 것이다. 자율주행 차량과 일반 자동차가 섞여 달릴 테니.” 쓰리세컨즈의 황윤진 대표가 말했다.
모빌리티를 예술로 승화하다
현재 모빌리티는 이동 시간을 줄여주거나 저렴하고 편리한 장소를 안내하는 역할에 그친다. 자율주행 차량은 일반 차량이 아니다. 그러니 모든 인과 관계를 예측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센스가 필요하다. 쓰리세컨즈의 김재우 대표는 운전자에게 그 센스를 선사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자율주행 차량은 인간이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넘어 완벽해야 한다. 인간에 비해 차량이 압도적으로 안전하게 달려야만 믿고 탈 수 있으니까. ‘내가 해낼 수 없는 완벽한 운전이었어’라고 느끼도록 만들고 싶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기계와 시스템을 갖춰도 사고는 불가피하다. 그렇기에 기술은 더 엄격한 기준으로 개발돼야 한다.”
AI 기술을 카레이싱 환경에 접목하다
카레이싱 경기는 관람만으로도 아찔하다. 레이서들이 앞다투어 서로 밀치고 싸운다. 극한 상황에서 달리는 만큼 사고도 빈번하다. 기록을 줄이려면 1분 1초가 아깝다. 김 대표는 3초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레이싱 경기 결말은 초 단위로 달라진다. 회사명이 쓰리세컨즈인 것도 레이싱 기록을 단 3초 줄이자는 의미다. 레이싱 환경에선 1초가 아쉬워 빠르고 격렬하게 달려야 한다. 급제동, 고속 주행, 급경로 변경 등 다양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카레이서의 주행 패턴과 주행 상황을 AI로 분석한다. 덜 위험한 일반 도로에서 사고율을 줄이려면 최적의 시험 장소거든. 일반 도로는 레이싱 트랙에 비해 교통사고 예측이 훨씬 수월하니까.”
인공지능은 이미 활약 중이다
‘헤이 구글, 오늘 날씨 알려줘.’ 하루 시작은 늘 AI 스피커와 함께다. 인공지능은 현재 세계 경제를 이끄는 한 축이다. 카페에서 커피는 ‘사이렌 오더’로 주문하고 음악 플랫폼은 매일 내 취향에 맞게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한다. 인공지능은 어느새 인간 삶에 침투해 활약 중이다. 김 대표는 이 현상에 대해 말했다. “미국 주가 지수를 이끄는 기업들은 AI 기술을 주요 사업으로 삼을 정도로 AI 비중이 어마어마하다. 호황기에 걱정도 앞선다. 인간은 AI의 급격한 발전을 기대한다. 더 편리해질 거라 믿는다. 하지만 자원은 한정적이다. 기술 발전은 더딜 수밖에 없다. 인간의 기대가 무너질까 두렵다.”
AI의 미래를 내다보다
AI와 함께하는 미래는 어떨까? <제5원소>의 장면처럼 자동차는 날아다니고 요상한 로봇과 생활하는 풍경이 연출될까. 황 대표는 AI가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될 거라 말했다. “AI뿐만 아니라 기술은 두 가지 방향으로 발전한다. 하나는 너무 어려워 지금껏 사람들이 하지 못한 것. 다른 하나는 인간이 할 수 있지만 인건비가 발생하지 않는 일. 인공지능은 현재 단순 노동을 주로 한다. 하지만 5년 후엔 인간의 능력치를 뛰어넘는 일들을 해나가지 않을까.”
인덴트
코퍼레이션
윤태석 대표
AI가 소비자를 이해한다
구매 후기는 주로 사진으로 남긴다. 영상은 왠지 번거로워서다. 하지만 사진보다 정확한 후기가 전달될 것은 분명하다. 나아가 복잡한 웹사이트가 아닌 메신저를 활용한다면 제품 구매율이 높아질 것이다. 인공지능은 소비자의 마음을 어떻게 흔들어놓았을까?
AI에게 선택권을 주다
하루는 수많은 선택들로 촘촘하다. 당장 점심과 디저트는 뭘 먹을지 취향대로 골라야 한다. 인덴트 코퍼레이션의 윤태석 대표는 인간의 선택권은 AI에게 맡겨질 거라고 했다. “인간은 선택을 의무로 여긴다. 의무감에 지루함을 느껴 도망칠 것이다. 오히려 행복을 더욱 추구할 것이다. 남양주 카페를 방문한다면 이동 거리는 멀고 메뉴 선택도 귀찮다. 이 경우 AI가 대신하는 거지. 운전은 자율주행 차량이 한다. 커피 주문은 AI의 추천 메뉴를 누르기만 하면 된다. 이렇듯 카페에서 즐기는 여유라는 ‘행복’에 부수적으로 따르는 행위는 AI가 해결해주지 않을까? 운전이나 주문 같은 행위. 결국 인간은 의식주 같은 1차적인 욕구와 행복만 누리며 살겠지.”
똑똑하게 소통하다
온라인 구매는 항상 망설여진다. 이유는 모델 착용 사진과 실물의 괴리다. 그럴 땐 소비자 구매 후기를 참고한다. 하지만 다양하지 않다. ‘귀차니즘’을 느끼는 인간에게 후기 업로드 절차는 꽤 까다롭다. 가입, 로그인, 그리고 후기 사진이나 영상 게재 속도는 느리다. 윤 대표는 이를 챗봇으로 간소화했다. “구매 후기를 올리고 싶어도 항상 마음에 걸리는 건 복잡성이다. 챗봇은 그 절차를 간단하게 한다. 메신저로 챗봇에게 후기 영상을 보내면 끝. 웹사이트에 올리는 건 AI가 한다. 개인의 취향에 맞는 추천 작업도 빼먹지 않는다. 단점을 설명하는 후기 영상을 선호하는 고객에겐 관련 영상을 주로 추천해준다. 똑똑한 챗봇은 ‘소통’으로 편리함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해소시켜준다.
AI의 한계는 창의력이다
얼마 전 한 언론사 뉴스 편집부 기자가 대거 실직당했다. AI가 인간 대신 뉴스를 편집한 것이다. 인간의 위치가 사라질까? 기존 직업군을 해치지 않을까? 온갖 걱정이 쏟아지게 하는 소식이다. 하지만 아무리 똑똑한 인공지능이라도 한계는 있을 터. “AI는 창의력이 없다. 그림이나 음악처럼 새로운 걸 창조하지 못한다. 가르친 것 외에 사고하는 능력도 없다. 정답이 있는 문제만 풀 수 있지. 창작 활동 분야에선 아직 부족하다.” 윤 대표가 말했다.
인간을 닮다
보통 챗봇은 자기 할 말만 한다. ‘선택해 주십시오’ ‘종료 버튼을 눌러주십시오’ 기계일 뿐인데 깐깐하고 불친절해 보이기까지 하다. 윤 대표는 챗봇에 인간적인 요소를 넣었다. 이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불러왔다. “현재로서는 데이터가 부족해 인류와 똑 닮은 챗봇을 만들기 힘들다. 초기 챗봇은 기계적인 어투였다. ‘용건만 간단히’ 하라는 딱딱한 말투로. 하지만 인간적인 요소를 넣으니 결과는 달라졌다. 고객의 반응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 인간적인 요소는 대화하는 듯한 화법과 감정적 표현이다. 결국 인간은 자신과 닮은 AI에 친숙함을 느낀다.”
화성으로 떠나는 날이 오다
AI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늘어난다. 제도나 법규가 그 속도를 따르기는 쉽지 않다. 막상 완비된다고 해도 인간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5년, 10년 뒤엔 어떻게 될까? “5년간 AI는 인간의 편의성을 도울 정도만 발전될 거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오히려 AI가 인간에게 영향을 주지 않을까. 10년 뒤엔 분명 스페이스 엑스에서 인간을 화성에 태워 보내는 날이 올 거다.”
모빌테크
김재승 대표
AI가 불법 주정차를 없앤다
5년 뒤엔 배달 로봇, 드론 택시를 일상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 중요한 건 미래에 대한 환상이 아니다. AI가 도심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다. AI의 기억력과 데이터 수집력은 도시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지도에 현실을 담다
어딜 가나 지도는 필수다. 코앞에 갈 때도 구글 맵이나 카카오 맵을 이용한다. 맵은 대부분 평면 지도다. 신호나 차선 같은 사소한 것들까지 구현하지 못한다. “평면 지도는 도식화되어 섬세하지 않다. 반면 3차원 지도는 실제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보도의 연석, 건물의 형상, 방지턱과 나무까지. 현실이 온전히 담겨 있어 어디로 가고 피해야 하는지 식별하기 쉽다.” 3차원 정밀 지도를 구현하는 모빌테크의 김재승 대표가 말했다.
불편을 편리로 전환하다
기존의 맵은 이런 상황에 불편하다. 하나는 차량 주행 중일 때. 내비게이션의 GPS는 터널이나 산속에서 먹통인 경우가 많기 때문. 다른 하나는 극한 상황일 때. 예기치 못한 자연 현상처럼. 김 대표는 불편을 편리로 전환한다. “예를 들어 도로가 온통 눈으로 덮여 있다고 하자. GPS나 카메라만으론 도로 상황을 인식하기 힘들다. 그런 경우 3차원 정밀 지도는 당황하지 않고 실제 도로 상황을 보여준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건축 시뮬레이션이나 VR 혹은 AR 게임에서도 활용된다. 국방도 마찬가지다. 무인 전차에 라이다 센서를 설치해 주변 환경을 시각화한다. 그러면 인간 없이 전차 홀로 원격지 모습을 수집해올 수 있거든. 실내든 실외든 실시간으로 현장의 변화 모습을 알려준다.”
문제는 업데이트 속도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한다. 도로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도가 6개월, 길게는 1년 전 도로 모습으로 안내해줄 때 가장 당혹스럽다. 건물이 사라졌는데 맵에는 여전히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김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업데이트가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미세하게 바뀌는 부분도 곧바로 업데이트되어야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차량이나 개발 중인 배달 로봇, 드론에 카메라를 설치하려 한다. 이들이 움직일 때 마주하는 모든 공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오도록 만든다. 수집된 정보들을 모아 업데이트한다면 최신 지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실시간 지도가 될 것. 이 작업들을 AI가 한다.”
AI가 불법 주정차를 없앨까
불법 주차 단속을 위해 공무원들은 빌딩숲을 헤맨다. 길가 쓰레기는 도처에 숨어 있어 인간이 포착하기 힘들다. 도심 속 문제를 AI가 해결할 수 있을까. “쓰레기차나 택시 같은 유동적인 차량들에 카메라를 탑재한다. 지금은 누군가 신고하거나 인간이 직접 수거해야 한다. 하지만 돌아다니는 차량들이 데이터를 수집해오면 인간이 하지 않아도 도심 속 불법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김 대표가 말했다.
5년 뒤 인간이 누릴 건 뭘까
5년 뒤 인간은 어떤 AI 기술을 누릴 수 있을까. “요즘 사람들은 구글 어스로 여행도 하더라. 이렇듯 현실을 컴퓨터에 복사, 붙여넣기 하지 않을까. 현재 VR 기술도 많이 발달한 상태지만 진짜 현실을 구현하기엔 부족하다. 구현된다면 관광지나 인간이 쉽게 갈 수 없는 곳들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겠지.”
AI는 인간적일 수 있을까
“스스로 인간적일 수는 없다. 전에 자율주행 시연을 했었는데 차량이 정지선을 넘은 적 있다. 이런 경우도 인간이 그렇게 가르쳤기 때문에 가능한 것.”
딥핑소스
김태훈 대표
AI가 개인 정보를 보호한다
인간은 개인 정보 유출에 날이 서 있다. 하지만 도로나 건물에 설치된 보안 카메라만 수천 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식별화 카메라가 도입되었다.
AI의 미래를 예측하다
AI 발전은 예측 불가능하다. 대신 딥핑소스의 김태훈 대표는 AI가 야기할 문제를 추측해봤다. “재작년 딥핑소스 창업 당시 익명화는 화젯거리가 아니었다. 데이터가 뭐냐는 질문이 쏟아졌었다. 작년 이맘때는 데이터에 대한 인식은 보편화되었지만 익명화가 화두였다. 올해 익명화는 필수가 되었다. 이처럼 당장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듯 AI도 그렇다. 하지만 우리가 데이터와 익명화 기술에 대해 인지했듯 5년 안에는 편향성이 화두가 되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비식별화 데이터가 외국인은 인식이 어렵고 한국인에게만 적용되나 하는 문제들이 생기지 않을까? 이렇듯 AI가 완벽해지려면 두 가지가 충족되어야 한다. 공평성과 정확성. 모든 인간이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한 치의 오차 없이 정확해야 한다. 당장 특정 기술이 구현될 거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얼굴 인식은 하지만 누군지는 관심 없다
어딜 가나 CCTV가 인간을 괴롭힌다. 이유는 CCTV에 내 얼굴이 비춰지고 다시 돌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 정보 유출에 민감한 시대가 도래해서일까. 무신경할 수 없다. 하지만 얼굴이 보이지 않는 보안 카메라가 있다. 형체만 희미하게 보일 뿐이다. 김 대표가 설명했다. “보안 카메라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놀이공원이나 백화점에서 아이가 사라졌을 경우를 보자. 수많은 카메라를 샅샅이 뒤져야 하니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개인 정보도 문제다. 비식별화 기술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비식별화 기술은 영상 속 얼굴로 성별, 취향, 나이 같은 일반적인 정보만 인식한다. 하지만 이 사람이 누구인지만 쏙 빠져 있다. 얼굴은 기존 영상처럼 명확하지 않다. AI가 인식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검은 바탕에 몇 가지 점으로. 도저히 사람의 눈으로 이해할 수 없다. 그렇기에 인간은 안심하고 보안 카메라와 아이 컨택 할 수 있을 것이다.”
AI로 익명화하다
인간을 비추는 모든 카메라를 익명화하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익명화가 구현되기 힘든 곳은 있는지 궁금해졌다. “불가능하다기보다는 어려운 경우가 있다. 얼굴 인식 기술이다. 비식별화 기술이 탑재된 카메라 화면 속 인간이 누구인지 인식하는 거다. 단지 이 사람이 전에 봤던 사람이다, 아니다만 알 수 있는 정도다. 완전한 익명화라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개발된다면 아주 유용하지 않을까.” 김 대표가 말했다.
그럼에도 인간은 할 일을 한다
한편으로 인간은 AI가 모든 걸 해주길 바란다.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AI가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다. 돈은 AI가 벌고 인간은 논다. 이러한 시대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또한 인간이 할 일을 AI에게 온전히 맡기지 않는 이유도 있을 것. 김 대표는 그 이유에 대해 말했다. “AI가 생산하고 공급한다면 인간은 유토피아를 맛보겠지. 하지만 인간이 일하는 이유는 바쁜 업무 사이 잠깐의 휴식 때문이다. 꿀 같은 휴무, 꿀 주말이라고 하잖아. 자기 일은 하되 고된 노동과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은 AI에게 맡길 거다. 사고력이 필요한 일도 인간이 하겠지. 예를 들면 요리가 있다. 창의적이고 맛있는 음식은 인간이 만들 것이다. 하지만 귀찮고 반복적인 음식은 AI가 요리하리라 본다. 밥은 쿠쿠가 해주듯이. 그러한 시대가 도래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것이다. 비용 문제가 크다. 기계가 하는 일이 인건비보다 훨씬 저렴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한다면 가능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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