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캔을 따는 소리도 좋지만 샴페인 특유의 톡 쏘는 청량감이 없는 여름은 밋밋하다 못해 아쉽다. 탄산을 넣은 스파클링 와인으로 대체하면 안 되냐고? 값싼 스파클링 와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탄생한 샴페인의 ‘질’을 따라올 수 없다. 적당한 달달함과 알싸한 청량감. 꼭 축배를 드는 자리에서만 샴페인을 마신다는 고정관념을 넣어둔다면 여름을 좀 더 다채롭게 보낼 수 있다.
① 모엣&샹동 아이스 임페리얼
새하얀 보틀 패키지와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한여름을 위해 탄생한 샴페인이다. 샴페인 최초로 얼음을 넣어 즐기도록 만들어, 강렬한 태양 아래서도 청량함을 유지한다. 여름 해가 저물어가는 루프톱이나 호사스러운 휴양지에서 얼음 한 덩어리를 머금고 조금씩 홀짝거리는 맛. 열대 과일인 망고, 구아바와 복숭아 등의 여름 맛이 달콤하게 어우러진다. 여름을 표현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샴페인이다.
② 폴 로저 브뤼 리저브
영국 왕실이 사랑한 샴페인으로 유명하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공식 샴페인으로 지명되었고 월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웨딩주로 쓰였다. 1849년 설립 이래 지금껏 수작업으로만 샴페인을 만들며 품격과 전통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샴페인을 개봉하면 올라오는 버섯 아로마가 코끝을 기분 좋게 자극하며 가볍지 않고 단단한 보디감과 고소한 호두 향이 입안을 묵직하게 채운다.
③ 멈 로제
사랑하는 이와 근사한 여름밤을 보내고 싶다면 멈 로제 샴페인을 준비하자. 맛이 풍부하고 달큼한 핑크빛 멈 로제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우아하고 섬세한 핑크색 기포가 눈을 자극하고 산뜻한 여름 과일 향과 부드러운 캐러멜, 바닐라 향이 감미롭게 입을 자극한다. 특히 저녁 식사 후 달달한 케이크나 과일이 들어간 디저트와 궁합이 좋다. 가볍게 한두 잔 기울이다 보면 샴페인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하며 마지막엔 당신에게 취할 거다.
④ 루이 로드레 크리스탈
황제의 샴페인으로 유명한 루이 로드레는 1776년에 탄생해 2백 년 넘는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하우스다. 크리스탈은 그런 루이 로드레에게 명성을 안겨준 샴페인이다. 최초의 크리스탈은 이름처럼 바라카의 크리스털 병에 담겼다. 황제의 독살을 방지하고자 내용물이 훤히 보이게 만들었다. 샤르도네 특유의 톡 쏘는 맛이 감도는 동시에 구운 헤이즐넛, 설탕에 절인 레몬 향이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꽉 채운 보디감과 새콤한 신맛이 균형을 이룬다.
⑤ 다비드 레끌라파르 아스트르
천체를 의미하는 아스트르(L’Astre)란 이름처럼 여름밤을 수놓은 반짝이는 별을 연상시킨다. 힘있게 솟아오르는 기포는 마치 별똥별 같다. 톡톡 튀는 산도, 고소한 토스트 냄새와 붉은 과실 향이 조화롭다. 다비드 레끌라파르는 자연과 공존하며 순수, 힘, 기쁨 그리고 생태의 4대 원칙에 따라 샴페인을 만든다. 아스트르 역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완성했다고 한다. 여름철 일상을 벗어난 휴가지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는 느낌의 샴페인이다. 아주 긴 여름밤을 보낼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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