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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에서 요한까지

바람이 차던 날. 양양에서 김요한을 만났다. 해는 뜨거운데 바람은 차가운 기묘한 날의 인적 없는 해변에서 김요한은 멋쩍게 웃었다.

UpdatedOn June 0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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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보리색 그물망 피케 셔츠는 산드로 옴므 제품.

세상이 바뀌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었고, 그에 따라 생각도 많아지고, 책도 읽게 된다. 어떤 변화를 겪었나?
걱정이 많다. 팬들을 못 만나는 게 가장 괴롭다. 아이돌이란 직업은 팬들 덕분에 존재하니까. 간절했던 팬미팅도 포기했다. 전 국민이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막무가내로 진행할 수는 없으니까. 사실 마음이 먹먹하다. 그래서 인터뷰를 통해 팬들에게 내 생각과 진심을 전하려 한다. 팬들이 원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고.

데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큰 사랑을 받았다. 이 분야에서 흔한 일은 아니다.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나?
부담감을 느낀다. 내 실력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까. 처음에는 부담이 컸는데, 이제는 기대에 부응하는 사람으로 나를 바꿔나가기로 했다. 팬들의 기대에 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팬들이 기대하는 건 무엇인가?
지금은 아이돌로서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 무대에 서지 못한 지 좀 됐다. 빨리 무대에 오르고 싶은 마음뿐이다. 선배들의 무대를 볼 때도 그렇고, 예전 내 무대 영상을 다시 봐도 마음이 벅차오른다.

과거에 대한 얘기도 해보자. 아이돌을 선택하기 전의 김요한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어떤 음악을 들었나?
예전에는 편한 음악을 좋아했다. 잠자기 전에는 주로 발라드를 들었다. 잔잔한 음악이다. 아이돌로 진로를 바꾸기 전에는 운동만 했다. 태권도 선수였거든. 정말 태권도밖에 생각이 안 난다.(웃음)

태권도 선수 시절에는 정말 태권도만 생각했나?
그렇다. 태권도를 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태권도를 빼놓고 인생을 논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국가대표가 목표였다. 하지만 점점 꿈이 생계에 대한 고민으로 바뀌더라. 실업팀에 가서 받을 연봉을 계산해보기도 했고, 어떤 지도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태권도를 중심으로 인생을 설계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돌이 됐다.(웃음)

인생은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하기 어렵다.
정말이다. 예측이 안 된다. 주변에서 내 인생에 대해 다들 신기하다고 한다. 나는 신기하지 않은데, 남들은 놀란다. 운동하던 사람이 갑자기 아이돌이 됐으니까.

운동에 대한 미련은 없나?
없다. 너무 힘들다. 그런데 지금도 태권도 사이트는 팔로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의 시합 영상을 보면 뛰고 싶어진다. 한 번쯤은 뛰어보고 싶은데, 아마 지금은 힘들어서 못 하겠지.

선수 경험은 아이돌 활동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운동이 훨씬 체력적으로 힘들다. 운동으로 다진 체력이 도움이 됐고. 또 춤출 때 힘이 좋다는 칭찬을 받는데, 태권도 덕분인 것 같다. 끈기라고 할까? 스트레스 관리, 집중력 유지도 운동의 좋은 영향이다.

새로운 영역을 경험하고 있다. 더 알고 싶은 분야가 있을 것 같다. 지금 호기심 가는 종목은 뭔가?
가게를 운영하고 싶다. 예전부터 카페 일을 하고 싶었다. 과거에는 운동하느라 알바도 못 해봤다. 고깃집이든, 카페든 어디서든 알바도 해보고 싶다.

알바가 왜 궁금한가?
고등학교 때의 일인데, 그때 돈이 필요한 일이 생겼다. 사고 싶은 게 있었는데 돈이 부족했다. 용돈 받는 날은 한참 남았었고. 그래서 도시락 가게에서 알바를 했었다. 동그랑땡과 전을 부치고, 도시락 포장하는 일이었다. 아침 8시 30분부터 저녁 6시까지 했다. 그러고 8만원 받았다. 엄청 힘들었는데, 일당을 받는 순간 피로가 싹 사라졌다. 그때 돈 버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다시 돈을 어렵게 버는 경험을 해보고 싶은 건가?
하하. 그런 건 아니다. 그때는 돈이 너무 필요했다. 지금은 카페를 운영해서 팬들에게 직접 커피를 내드리고 싶다.

그나저나 아이돌 해보니까 어떤가? 직업으로서 아이돌은 어떤 매력이 있나?
무대가 장난 아니다. 무대에서 함성을 들으면 깜짝 놀란다. 진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함성이 살아 있는 기분을 들게 한다.

아이돌은 끊임없이 평가받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표정과 행동, 태도 등 작은 것까지 평가 대상이 된다. 선수로서 시합하며 살아왔으니, 평가에는 내성이 있을 것도 같다.
선수와 아이돌은 조금 다르다. 선수 시절의 평가는 태권도계 안에서만 이루어졌다. 스승님께 평가받기도 했고. 국가대표가 되고 나서야 전 국민의 평가를 받게 되니까. 하지만 아이돌로서의 평가 범위는 이보다 훨씬 넓다. 전 세계 팬들로부터 평가를 받는다. 그 차이가 크다.

 

“처음에는 부담이 컸는데,
이제는 기대에 부응하는 사람으로
나를 바꿔나가기로 했다.”

 

모르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면 세상 보는 시선이 달라질 것도 같다.
책임감이 엄청나게 커진다. 나를 믿고 좋아해주는 분들이 많으니까 실망시키면 안 된다. 그게 목표이기도 하고. 스스로 연예인이라는 자각이 없는 편이다. 맛집에 가면 벽에 연예인들 사인이 있지 않나? 그거 보고 연예인들이 많이 오나 보다 하니, 매니저 형들이 나도 연예인이라고 하더라.(웃음)

김요한을 자극하는 건 뭘까?
나 스스로 자극을 받는다. 외부 시선에는 크게 신경을 안 쓴다. 하고 싶은 게 잘 안 되면 자신에게 화가 난다. 그래서 목표는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 남들이 뭐라 하든 홀로 자극받고 해소한다.

자존감이 높은편인가?
그런데 나는 자존심을 내세우진 않는다. 낙천적인 성격이다. 문제가 생겨도 이기려고 하지 않는다.

승부에 예민할 줄 알았다. 겨루기 선수였으니까.
시합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그런데 운동을 그만두면서 그 욕심이 사라졌다. 아이돌을 시작했을 때는 자존심보다는 오기가 발동했다. 누구와 경쟁해서 이기고자 하는 욕심은 없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을 거다. 어디를 보고 있나?
지금 내 포지션은 아이돌이다. 아이돌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예능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팬들을 만나겠다. 그리고 몇 년 뒤에 무엇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연기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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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셔츠는 살바토레 페라가모, 팬츠는 메종 키츠네 by 비이커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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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사이즈 흰색 셔츠는 발렌티노, 데님 쇼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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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이 화려한 반소매 셔츠와 검은색 쇼츠 수트는 모두 우영미, 검은색 가죽 샌들은 프라다 제품.

패턴이 화려한 반소매 셔츠와 검은색 쇼츠 수트는 모두 우영미, 검은색 가죽 샌들은 프라다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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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브라운색 가죽 셔츠와 쇼츠는 모두 나누시가 by 매치스패션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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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 재킷과 와이드 팬츠는 모두 던힐, 검은색 가죽 플립플롭은 살바토레 페라가모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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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이대희
STYLIST 정윤경·김미현
HAIR 채연아
MAKE-UP 박지원
COOPERATION 서피비치

2020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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