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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일기

취재할 수 없는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다뤄야 할까. 대대적인 봉쇄령에도 사람들은 일상을 지속한다. 베란다에서 글을 쓰고,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고, 저항과 논쟁을 이어가고, TV 쇼에 문자 투표를 한다. 팬데믹 시대에도 라이프스타일은 지속된다. 세계 12개 도시의 기자들이 팬데믹 시대의 삶을 전해왔다. <모노클> <뉴욕타임스> <아이콘> <TAZ> <내셔널 지오그래픽> <매그넘> 기자들이 전해온 21세기 가장 암울한 순간의 민낯과 희망의 기록이다. 지금 세계는 이렇다.

UpdatedOn June 05, 2020

 Nottinghamshire
유령일기
영국은 봉쇄 조치가 길어지자 극도의 우울이 도시를 덮쳤다. 유령 마을로 변모한 영국 교외 소도시도 다르지 않다. 유령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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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어울려 노는 사람들의 모습. 팬데믹 사태 이후 영국에선 사회적 교류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이야기를 하고, 공원에서 축구를 하는 사람들,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되었다. 그럼에도 영국인은 다시 평범한 일상을 누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올리버 앨런 슈터는 한 달 넘게 사람들과 교류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상이 완전히 차단된 상태다. 그가 교감할 수 있는 상대는 백야드의 반려견뿐이다. 봉쇄령이 내려진 영국에선 하루 단 한 번만 외출이 허용된다. 올리버는 단 한 번뿐인 산책 기회에 자신이 봉쇄령 이전 활동하던 지역 커뮤니티들을 찾았다. 축구장, 공원, 놀이터, 카페테리아와 식당 등 지역 사회는 노란색 테이프로 봉쇄된 상태다. 오가는 사람도 보기 드물다. 유일한 커뮤니티는 마트. 하지만 그마저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사람들은 선뜻 대화하기 어려운 2m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모던타임즈>의 컨베이어 벨트 속 부품처럼 사람들은 마트 안에서도 일정 간격을 유지한 채 한 방향으로만 이동한다. 사람들이 모이는 유일한 장소인 마트를 채우는 것은 적막과 카트의 바퀴 소리뿐. 주민은 고요를 깨뜨리기 위해 매주 한 번 거리를 가득 메우는 박수를 친다.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주민들은 거리에 나와 다 함께 박수를 친다. 박수는 단어도, 문장도 표현하지 못하지만 영국인의 심정을 가장 잘 대변하는 소리다. 올리버는 일주일에 단 한 번 주어지는 이 시간을 가뭄 속 단비와 같다고 말한다.
WORDS & VIDEO 올리버 앨런 슈터
*올리버 앨런 슈터의 팬데믹 브이로그는 <아레나>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Oliver Alan Shooter 올리버 앨런 슈터
영국의 비디오그래퍼 올리버 앨런 슈터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영상 콘텐츠를 만든다. 한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전파되던 시기엔 서울에 머물렀고,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지난 3월 영국으로 복귀했다. 답답한 격리 생활을 예상하고 런던의 아파트 대신 고향 노팅엄셔의 부모님 주택을 선택했다. 현재는 침착하게 영국 소도시 격리 생활을 브이로그로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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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이예지, 김성지
GUEST EDITOR 정소진
ASSISTANT 김인혜

2020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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