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P ROCKY
옷 잘 입는 래퍼들이야 늘 많았지만 에이셉 로키의 스타일은 독보적이다. 하이 패션과 스트리트를 분방하게 소화하는 것도 그의 장점이지만 무엇보다 빤하지 않은 스타일링 감각은 놀라운 수준이다. 진주 목걸이와 굵직한 체인 목걸이를 연출하거나, 머리에 스카프나 반다나를 휙휙 두르는 것, 브랜드 로고로 점철된 럭셔리 브랜드의 가방을 아무렇게나 드는 등 패션에 어떤 경계를 두지 않아 예전 사진을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JADEN SMITH
불과 몇 년 사이 제이든 스미스의 스타일은 엄청나게 달라졌다. 물론 예전에도 어딜 가나 그의 패션이 화제에 오르고, 루이 비통의 여성 캠페인 모델로 발탁되는 등 패션계가 주목하는 밀레니얼 세대임은 분명했다. 독특하고 트렌디하긴 하지만 패션 아이콘으로 보기엔 힘만 잔뜩 들어갔던 모습. 드레드 헤어를 잘라내 어린 티를 확 벗더니 최근에는 풍선껌 같은 분홍색으로 염색해 스타일에 아주 물이 올랐다. 일상과 무대에서는 제 나이다운 스케이트 보이의 모습이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블랙 수트를 소화해낼 만큼 성숙해졌다. 게다가 수트에 평소에 하던 타이다이 반다나를 더하는 ‘제이든 스미스’ 식 스타일로 흥미를 유발한다. 패션에서도 또렷하게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의 스타일이 앞으로 더 많은 기대를 모을 것.
SHIA LABEOUF
샤이아 러버프는 ‘고프코어’라는 단어가 생겨나기 전부터 콤배트 부츠와 야전 가방, 아웃도어 재킷을 즐겨 입었다. 사실 파파라치 패션이 유행하던 2000년대 초쯤의 샤이아 러버프를 기억한다면 아주 댄디하고 멀끔한 스타일을 추구했다는 데 동의할 거다. 하지만 어느 순간 편하고 무신경하고 이상한 현재의 스타일에 정착했고, 그만의 범상치 않은 패션이 인기를 얻게 된 이례적인 경우다. 카니예 웨스트가 노래 가사에 샤이아 러버프처럼 기발하게 입고 싶다고 할 정도니 말 다 했다. 지극히 평범한 아이템들로 시그너처를 창조한 샤이아 러버프가 빈티지 스타일의 새 지점을 이뤘다.
RAMI MALEK
라미 말렉의 스타일에는 확실한 일관성이 있다. 그래서인지 평소의 차림과 공식 석상의 스타일에서 큰 차이가 없다. 그의 옷장을 안 봐도 훤히 알 것 같은 기분이다. 라미 말렉이 옷 입는 공식에서 검은색과 시가렛 팬츠처럼 날씬하고 딱 떨어지는 길이의 바지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여기에 재킷이나 블루종처럼 길이가 짧은 아우터, 다양한 패턴의 셔츠와 부츠, 더비 슈즈 중 두 가지는 빼놓지 않고 등장한다. 생 로랑의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가 캠페인 모델로 점찍을 만하다. 색이나 디자인에서 모험적이진 않아도 디테일엔 과감한 편이라 스타일 보는 재미가 있다.
JARED LETO
재러드 레토가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구찌에 보내는 사랑과 지지는 대단히 근사하다. 여러 공식 석상에서 구찌의 난해한 의상을 입고 등장할 뿐 아니라 일상적인 파파라치 사진에서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구찌와 함께하기로 유명하다. 재러드 레토가 구찌를 만나고, 브랜드의 뮤즈가 되면서부터 패션계에서 그의 입지가 완전히 새로워진 것도 사실이다. 화려한 패턴과 빈티지한 구찌 패션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해내는 데 그를 대체할 인물은 아직까진 없다.
POST MALONE
포스트 멀론의 마초적인 목소리와 팔부터 얼굴까지 침범한 대담한 타투만 본다면 전형적인 마초라고 판단하기 쉽다. 사실 이와 정반대인 그의 취향은 매우 키치한 데다가 화려하다. 무대 위에서도 그의 취향이 최대한 반영된, 예상 밖의 카우보이를 볼 수 있다. 베이비 핑크 컬러에 별무늬를 스터드로 장식한다거나, 과감한 자수 패치로 재킷과 바지 전체를 컬러풀하게 뒤덮는 식. 평소 스타일에서도 웨스턴 부츠나 카우보이모자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유니콘 티셔츠나 크록스와 함께 연출한다. 이상야릇하지만 남다른 그의 패션 센스를 인정받아 선글라스 브랜드 아네트와 크록스와의 협업 등 다양한 패션 브랜드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FRANK OCEAN
프랭크 오션이 옷 입는 방식은 대체로 아주 간결하다. 하지만 그의 음악처럼 연일 화제다. 마모트의 귤색 패딩 재킷에 아크테릭스 비니를 쓰고, 피비 필로의 올드 셀린느 백을 들고 참석했던 루이 비통 쇼와 수트에 프라다 아노락을 입고 등장했던 지난해 멧 갈라 레드 카펫만 봐도 알 수 있다. 행사의 취지와 주제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프라다의 새 캠페인에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처럼 무심해 보이지만 치밀하게 계산된 의외의 장면들에 패션 브랜드와 매거진은 열광할 수밖에. 프랭크 오션은 덮어놓고 베스트 드레서는 아니지만 확실하게 뇌리에 박히는 스타일을 보여준다.
HARRY STYLES
해리 스타일스를 훈훈한 보이 밴드의 일원으로 기억하던 시절은 진작 지났다. 대중은 최근의 그를 동시대적인 젠더리스 스타일 아이콘으로 평가한다. 젊은 시절 데이비드 보위가 그랬던 것처럼. 해리 스타일스가 구찌에 심취해 1970년대 패션에서 지대한 영향을 받은 까닭도 있을 거다. 방향 없이 구긴 머리, 허리까지 올려 입은 나팔바지, 모조 진주 목걸이, 유치하고 기분 좋은 색감 등이 지금의 해리 스타일스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이다. 레드 카펫이나 무대에서는 좀 더 페미닌한 소재와 과감한 아이템을 소화하는가 하면, 랑방의 귀여운 양 그림이 그려진 조끼를 입은 룩처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유연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게 그의 매력이다.
JONAH HILL
조나 힐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모던하고 담백한 옷에 귀여운 운동화를 신는 남자도, 강렬한 핑크색 머리에 타이다이 티셔츠, 되는 대로 반바지를 입은 남자도 모두 조나 힐의 스타일이다. 1990년대에 유년 시절을 보낸 스케이터인 그는 아디다스와 팔라스 스케이트보드를 사랑하고, 확 튀는 컬러나 프린트 아이템도 꽂히면 일단 시도하는 식이지만 어쩐지 늘 균형이 좋다. 추울 때 얇게 입는 멋쟁이답게 코트에 반바지를 입는 룩도 자주 목격된다. 옷 한 벌도 살뜰하게 입는 편이라 현실적이고 영민한 조합의 스타일링 팁을 얻기에도 유익하다.
TIMOTHEE CHALAMET
그를 처음 주목한 건 벨루티의 보라색 스웨이드 재킷을 입고 레드 카펫에 등장했을 때였다. 하이더 아커만의 첫 번째 벨루티 컬렉션을 입은 이 호리호리하고 소년을 보자 새로운 벨루티가 어떤 방향을 잡았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각별한 둘 사이는 하이더 아커만이 벨루티를 떠난 이후에도 여전했다. 티모시 샬라메는 하이더 아커만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를 자유롭게 소화한다. 작년 부산 국제영화제로 내한했을 때는 S.R.스튜디오의 페인트 스플래터 오버올 룩으로 신선한 인상을 남겼고,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 카펫에서는 프라다의 나일론 블루종 셋업에 까르띠에 빈티지 브로치를 착용해 인상적인 룩을 선보였다. 드레스업한 스타일은 나날이 성숙해지는데 일상적인 패션을 보면 여전히 천진한 남자애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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